십자봉(984.8m, 원주)
십자봉이라는 산 이름은 일제가 붙인 것이라 한다.
산 아래 덕동리 주민들은 옛날부터 ‘촉새봉’이라 불렀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지도를 만들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십자매로 산 이름을 바꾼 것으로 추측된다고
촉새와 십자매는 크기와 생김새가 비슷한 참새과 조류다.
그러나 촉새는 우리나라와 만주, 시베리아에 분포하는 순수한 토종이지만,
십자매는 인도, 말레이반도 등 동남아시아가 원종인 새를 일본에서 개량한 것이라고 한다.
2019. 7. 14. 일요일
주말마다 비, 덥고 습.
양안치-692봉-능선삼거리-가짜십자봉(촉새봉)-정상-천은사계곡-천은사(12km 5시간)
한참을 가물었던 날씨에 제법 많은 비 예보가 있어
마음이 급한 산길이다.
가뭄에 비를 만나니 기쁘긴 한데, 산에 올라갈 생각을 하니 갑갑해
점심 먹기전까지만이라도 비가 안오길 기대하며...
그래도 일기예보는 너무 자주 틀리니 배낭을 둘러멨다.
양안치고개에서는 바로 가파른 산자락을 치고 올라야 한다.
덥고 습한 날씨에 여기서 진을 다 빼서 그런지
걷는 내내 몸이 무겁다.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삼거리 주능선 안부에 오르다 보니 구름이 주변을 감싸며 안개비를 뿌린다.
이왕 내리는 비, 비가 짙어지기 전에 식사를 하고나니
금방 비 그쳐 더 후텁지근하다.
천등지맥 갈림길 돌탑이 쌓인 봉우리.
누군가는 이곳이 촉새봉이라고도 하고
가짜 십자봉이라고도 하는데
십자봉 정상은 여기서 제법 거리가 있다.
십자봉
정상에는 제천과 원주에서 각각 세운 2개의 정상석이 나란하고
이정표에는 누군가가 양안치 고개를 양아치로 바꿔 놓았다.
기대했던 조망도 없다.
하산길로 접어든다.
천은사계곡으로 가려면 돌탑봉까지 되 돌아 간 후
산촌마을 방향으로 진행하여 천은사계곡으로 하산한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튼 산줄기를 따라 곧게 뻗은 내리막길을 20분쯤 걸어가면 작은 안부가 나오고
지능선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천은사계곡은 제법 원시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다.
울창한 숲 바닥에 두텁게 쌓여 있는 초록색 이끼가 분위기를 신비롭게 만들지만
가뭄이 워낙 심해 수량은 적다.
천은사앞까지 내려와도 물줄기를 제대로 볼 수 없다.
능선에서 흘린 땀을 식히기에는 부족하고 산행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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