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마천봉 (1426m,정선)
運炭高道 하늘길,
ㅇ ㅕ름휴ㄱ ㅏ 중
높고 푸른 하늘길.
걷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강원도 정선군 소재 하이원리조트 주변은 옛 운탄길로
석탄산업의 활황기 석탄 운반길로 사용되었던 것이 이제는 휴양 길로 거듭나게 된 길이다.
하이원C.C 에서 출발해 태백산 자락 고지대의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완만한 산길로
해발 1000m 고원지대는 지금 서늘한 기운 속에 맑은 공기와 지저귀는 새소리,
풀벌레 울음소리를 벗 삼아 한적한 산길을 걷는 것은 쾌적함 그 자체이다.
2019. 8. 25.
하이원C.C 는 “2019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골프대회”가 한창이다.
하이원C.C에 위치한 하이원팰리스호텔주차장에서 하늘길이 시작되면
완만한 오솔길을 걷다가,
해발 1426m 마천봉을 경유하면서 웅장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야생화와 푸른 잔디, 푸른 하늘에 걸린 조각구름이 어우러져 수채화를 그려낸다.
위로는 쉼 없이 곤돌라가 맑은 하늘 길을 가른다.
숲으로 들어간다.
여름을 지나는 숲에는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자작나무 등 활엽수가
따가운 햇살을 가리고 싱싱한 건강미를 뽐낸다.
매봉산과 장산을 조망하고 운탄길과 헤어져
마천봉ㅇ으로 오름 길은
길은 조붓하지만 노면은 순하다.
그 위에 부엽토 쌓여 있고 짙은 숲그늘이 햇살을 가린다.
백운산 정상 마천봉에 도착한다.
대자연의 평온함속에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져 보라는 비석 곁에서 쉬어 간다.
명상의 대가 4인의 핸드프린팅이 설치되어 있고
하늘 길에서, 그들의 명성은 얼마나 대단한지는 잘 모르지만
그들은 누구이며, 왜 하필이면 그들의 명상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여기는 누구라도 명상가가 되고, 하늘의 아들이 되는 자리로
백두대간의 파노라마가 하늘로 흐르다가
어느순간에 흰 구름 사이로 사라지는데
한낮의 태양을 잊을 만큼 짙은 숲을 빠져 나오면 마운틴탑 직전 명상의 쉼터다.
숲내음을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다.
막장에서 나온 광부들이 보았을 풍경, 그들이 느낀 바람과 공기,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을까.
이 풍경이 얼마나 감사한지
초록색 양탄자를 울퉁불퉁한 곳에 펼쳐 놓은 것만 같은 첩첩산중
민둥산과 노목산이 드러나고, 금대봉으로 이어진 대간 줄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스키 슬로프 앞에 서면 감탄이 튀어 나온다.
색색의 야생화가 아름답게 펼쳐지고 강원도의 힘 있는 고산줄기가 멋진 선을 그어 놓았다.
겨우내 눈으로 덮였던 슬로프에 야생화가 가득 피었다.
곳곳에 금계국, 마타리, 개망초, 벌노랑이, 개미취 등 야생화가 뒤덮여
겨울철 스키를 탔던 곳이라는 게 상상이 잘 안 될 정도다.
해발 1340m에 위치한 마운틴 탑 주변에는
국내 최고도 식물원인 고산정원(Alpine Garden)이 있고
고산식물이 심어져 있다.
마운틴 탑에서 곤돌라는 두갈래로 흐른다.
하나는 출발지인 하이원cc로
또 다른 하나는 마운틴콘도로 이어진다.
하이원리조트나 하이원팰리스호텔 투숙객은 곤돌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운틴 탑 뒤편으로 부엽토 위로 쌓인 푹신한 낙엽 길은 도롱이 연못으로 향한다.
발끝에 기분 좋은 촉감을 전한다.
숲속의 맑은 기운을 따라 산길을 한참 내려오면 함몰습지 도롱이 연못이다.
도롱이 연못을 찾아 산길로 들자 익숙한 고요가 친구처럼 반겨준다.
이끼와 양치식물이 많은 원시림을 지나
하이원 갈림길을 지나면
임도가 나타난다.
곧장 진행하면 화절령이고 풍경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 운탄고도다.
운탄(運炭)길은 과거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다.
운탄길의 전체 길이는 100㎞가 조금 못 된다.
평균 고도 1000m 내외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길의 이름은 ‘운탄고도’다.
중국에서 티베트를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차마고도’(茶馬古道)에 빗댄 표현으로
화절령에서 시작해 백운산과 두위봉, 질운산의 어깨를 짚고 새비재로 넘어간다.
도롱이 연못.
이 연못은 1970년대 탄광 갱도의 지반침하로 인해 생긴 생태연못으로
배고픈 시절 진달래를 비롯한 야생화를 꺾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는 화절령(꽃꺾이재).
그 일대에 살았던 광부의 아내들은 연못에 도롱뇽이 살고 있으면
광산에서 일하는 남편이 무사하다고 믿어,
도롱이 연못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야생동물들의 샘터로, 도롱뇽의 서식지로, 수서식물의 보고로,
주변의 야생화와 함께 아름답고 신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마운틴 탑으로 돌아간다.
하늘길에서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 보라고 누군가 적어 놓았으니...
17세기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정원에 대하여'에서
'신은 에덴의 동쪽 끝에 최초로 정원을 만들었다.
인간은 거기서 기쁨을 얻고 영혼을 회복했다.'고 했고,
19세기 영국의 지성이라는 존 러벅은 그의 책 '인생의 즐거움'에서
"식물학자, 아니 식물학자라 말하지 않겠다.
이 기분 좋은 과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숲이나 들판에 가면 환영받는다.
모든 나무와 풀에는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산길을 걷다가 문득 이름 모를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있다면
이 즐거움을 반드시 느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