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베틀봉 (동해)
산줄기따라...바람따라...암릉으로 걷다가 문득,
그대가 꽃이려니....
올해 두타산으로의 산행은 벌써 3번째다.
신선봉은 몇해전에 ...
올해는 쉰움산과 두타산을 다녀왔으니
이 가을엔....베틀봉이다.
베틀봉은 짧지만 굵다.
2015. 10. 4. 일요일
무릉계곡주차장-베틀봉-미륵봉-두타산성-백곰바위-무릉계곡
원점회귀산행, 7.66km 5시간 40분 소요.
두타산과 청옥산은 폭포와 소의 연속인 계곡과 대간을 이룬 능선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깊이 파인 골 양옆에 병풍처럼 솟구친 암벽들,
그리고 암벽의 등줄기를 이루는 암릉이 너무 좋다.
골골마다 들어앉아 두타와 청옥의 큰 산줄기와 겹쳐 신비감 넘치는 골짜기를 탐닉한다.
올해만도 두타산은 3번째다.
http://blog.daum.net/bong-eun/407
두타산에 오를때면 늘 비가 왓는데... 오늘은 감사한 날이다.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과 기암괴석들로 인해 예로부터 그 절경이 뛰어나서 무릉도원으로도 불려 왔다.
그 무릉도원을 초입에서부터 감싸는 봉우리가 베틀봉이다.
산행은 무릉계곡에서 바로 시작이다.
바로 치받아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다가 조망이 트인곳에서 돌아보면
무릉계곡주차장이다.
힘써서 올라선 능선에는 마가목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일찍 단풍이 드는 나무들은 벌써 노랗게 물들며 제법 가을 분위기다.
베틀봉으로 가기위해 작은 봉우리 하나 넘으며
짧고 굵은 힘줄이 솟아오른 베틀봉을 한참 바라본다.
베틀봉을 지나간다.
암릉길로 이루어진 바위를 돌아나가 벼랑위 바위에 올라서면 정면의 봉우리와 기묘한 바위 첨탑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베틀봉 2전망대랄까....
진행방향 우측 사면으로 돌아 내려섰다가
촛대바위 전망대 전에 좌측 베틀봉 중간쯤인 전망대로 산사면을 급히 치고 오른다.
바위 사이에 난 크랙을 붙잡고 오르면
어느순간 첨봉의 중간...그 어디쯤 서있게 된다.
이곳에서는 베틀봉 정상으로 올라갈수는 없어
돌아서 내려간 다음 촛대바위 전망대로 진행해야 한다.
산이 아름다운 이유는 능선과 골짜기, 그리고 정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기에 더하여 두타산은 짜릿함까지도
베틀봉 정상.
바위를 잡고 오르며 헉헉거린 숨을 고르면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게된다.
발 아래는 피너클 연봉들이 도열했고,
저 멀리 동해바다를 향해 실금을 그리듯 가라앉는 산들이 발아래 놓여 있다.
베틀봉에서 점심먹고...
경사가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미륵봉으로 향한다.
베틀봉에서 미륵봉까지는 육산이고 조망이 없다.
두타산행은 어느코스로 오르던지 오로지 산의 관계에 집중하게 되는 산이다.
두타산은 비경이 있지만 산행은 까다롭다.
그래서 이름도 고행과 수행을 뜻하는 ‘두타’라고,
산을 오르면서 기암절벽 붙잡고 능선을 넘다보면 잡생각이 없어진다.
미륵봉 정상.
누군가 매직 글씨로 미륵봉 고도를 적어 놓았다.
밋밋한 봉우리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미륵봉에서 무너진 두타산성을 타고 무릉계곡으로 내려선다.
두타산은 어느 곳을 걷더라도 쉬운 길은 없다.
그래도 옛산성터를 따라 무릉계곡으로 가는길이 그나마 편안하다.
아직 산아래 나무잎사귀는 푸르지만 쑥부쟁이 곱게 피어난 가을이다.
두타산성에 내려서기 직전의 길이 경사가 험하고, 많이 미끄럽다.
두타산성이다.
신라 102년에 축조되었다는 산성은 지금은 터로 그 길이를 짐작할 뿐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의병과 피란민들이 모여 왜군 5천여 명을 물리친곳이기도 하고,
6.25전쟁으로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지하 시인은 무릉계곡에서 귀신의 울음소리를 들어 도망치듯 골짜기를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을 ‘검은산’으로 표현하기도....
백곰바위를 찾는다.....
두타산성에는 3번째 왔건만 백곰바위가 어떤 바위인지 몰라 한참을 찾았더니..
ㅎㅎ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진듯, 있는듯 없는듯한 바위가 백곰바위다.
골짜기, 능선, 비탈길 등이 있어야 산의 구조가 갖춰진다.
흙, 물, 돌, 각종 동식물이 있기에 비로소 산다운 산이 된다.
산행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도 한다.
인생에 희로애락이 있듯 산 굽이굽이마다 풍경이 각각 다르고,
비탈길을 오를 때는 힘들지만 멋진 풍경을 보면
이전의 힘듦이 다 보상받은 기분이 든다.
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고개를 치켜세운 첨봉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댄다.
맞은편 암벽 상단의 수직벽 사이의 크랙을 붙잡고서
저 너머로 갈수 있을것 같기만 하다가
......
이렇게 좋은곳에 너무 오랜 시간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진다.
'산이야기 > 강원도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거친 피너클 연봉속에 피어난 하늘꽃. (0) | 2015.10.27 |
---|---|
설악산-안산, 수묵화에 물감 뿌린 날. (0) | 2015.10.12 |
구봉대산, 길은 돌고 돌아 다시 열린다. (0) | 2015.08.31 |
방태산.....산과산 첩첩이 쌓이고 쌓여 파도처럼 흐르고, (0) | 2015.08.11 |
두타산....가뿐숨 삭이는 행복한 시간. (0) | 2015.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