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뻗어나가 허공에 신묘한 線을 그렸다.
설악산...하늘 꽃
장엄하고 기묘한 바위의 변주곡.
2015. 10. 25.
속초시 설악산매표소-비선대-잦은바위골-50폭-100폭-희야봉-왕관봉-염라폭포-설악골-
(설악골에서 하산하려던 계획 변경) 전람회길-형제폭포-세존봉하단-1026봉-비선대-설악산매표소
약 17km(?), 12시간 소요.
어둠 속에 출발한 산행은 서서히 여명이 터오면서 암릉 주변의 장쾌한 풍경과 맞닥뜨리며, 눈이 호사를 하게 된다. 시야가 넓어지고 사방으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계곡을 걷고 있다. 외설악 잦은바위골이다..
설악의 수많은 골짜기 중에서도 험난한곳으로 골 양옆으로 칠형제봉과 천화대가 도열해 있는 곳이다. 잦은바위골....어둠속으로 깊숙이 들어설수록 점점 좁아지면서 협곡을 이루는가 하면 어느순간 거대한 폭포가 나타난다.
잦은 바위골 깊숙한 곳으로 굽이굽이 돌아 들어간다.
절벽과 협곡으로 이어지는 골은 골짜기가 아닌 침봉 숲이다.
칠형제봉과 천화대 암릉 지릉 상의 암봉들이 삐죽삐죽 솟구쳐 올라 깊은 그늘을 만들어 놓고 있다.
50미폭포에 이르렀다.
가늘기는 하지만 폭포는 이어지고...
그물길을 따라 산길도 이어진다.
떠오른 태양이 저 멀리 바위 봉우리에 부딪히지만 아직 이골짜기까지 스며들지는 못했다.
비탈길을 굽이 돌아 100미폭포다.
여전히 잦은 바위골엔 태양이 비치지 않는다.
오전 8시.......중청너머로 해가 비쳐온다.
"해가 떠오른다...가자!!!...해가 떠오른다...가자!!!"
맑은 얼굴로 바위봉우리들이 솟아오른다.
칠형제봉...범봉, 천화대 능선이 말갛게 솟아나 신묘한 선을 그리고 있다.
잦은 바위골을 헤치고 올라 천화대 희야봉을 오른다.
희야봉 정상 오르기 직전 뜨악...
공룡능선 1275봉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설악산의 대표적인 리지길 중하나로, 빼어난 풍광이 있는 그곳
천화대 리지.
‘하늘의 꽃밭’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바위길이다.
천화대 리지는 설악산 뿐 아니라 전국의 리지길을 통 털어서도 가장 아름다운 바위길이라고 한다.
특히 가을 천화대의 경치는 설악 중에서도 발군에 속한다.
작은범봉...그리고 희야봉이다.
희야봉에서 왕관봉까지는 이른바 칼날능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월한 길이다.
천화대 봉우리중 하나인 왕관봉.
봉우리 끝에 왕관을 씌워 놓았다.
천화대에서 지나게 될 마지막 봉우리 왕관봉을
더 누려보려는 욕심에 홈통바위를 타고 왕관봉 꼭대기에 올라섰다.
천화대 능선과 칠형제봉에 이어 대청봉에서 화채봉을 거쳐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능선 등이 겹을 이룬 채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곳이다.
천화대에서 염라길을 따라 설악골로 하산한다.
하산길이 까칠하다.
잘못 건드리면 낙석이 굴러 떨어질수도 있으니 발 끝에 힘이 들어가는 하산길이다.
염라폭포엔 물이 말랐다.
설악골로 하산..^^;;
그리고....
잠시 쉬다가,
계획된 설악골로 하산하지 않고,
길없는 산사면을 개척으로 치고 오른다.
.....
전람회길로..
저만치 위쪽 늘어선 바위 능선이 전람회길이다.
전람회길로 오르는 길은 쉽지 않다.
길이 없는 산 비탈을 네발로 엉금엉금 바위틈을 기어서 올랐으니.....
전람회길까지 오르는 시간 1시간
설악골에서 12시에 출발, 길없는 경사길 헤치고 전람회길에 13시 도착^^
전람회길.....(?)
세존봉에서 뻗은 지능선으로 이곳에 서면 외설악 대부분의 암봉들을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답고 안온한 작은 능선길이어서
그 이름을 전람회길 이라 호칭한 듯....
따스한 햇볕이 쏟아지지만 바람이 불면...해서 혹여 그늘에라도 들어가면 땀으로 젖었던 몸이 이내 오한을 느낀다.
설악산은 가을볕을 받아 단풍이 절정을 넘어서고 있다.
아름다운 자태로 연신 감탄사를 연발케 하고
단풍 속에서 마음마저 붉게 물든다.
기괴한 암봉들이 삐죽삐죽 치솟은 외설악의 속살속을 걷는 길은 마치 구름 위 선경이다.
수려한 자태...
아니 그 이상의 암봉의 숲을 이룬 봉우리가 켜켜이 세워져 있고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는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단풍이 화려하다.
설악골에서 전람회길로 올라서버렸으니
여긴 탈출로는 없다.
된비알로 개척해온 급경사의 왔던길을 되돌아 내려서거나,
아님.......
저 위쪽에 불쑥 솟은 세존봉으로 치고 올라가는 일뿐이다.
설악산 공룡능선 연결 등산로인 마등령에서 비선대으로 향하는 구간에 위치한 세존봉이 일단은 목표지점이다.
전람회길에서 돌아보면 천화대 하늘꽃이 활짝 피어있다.
형제폭포 상단...
가뿐숨을 내쉬다가 땀에 젖은 몸이 금새 식어버린다.
형제폭포에서 세존봉 하단을 향해 급하게 치받아 오른다.
세존봉 못미친 지점.....
넓은 등로로 합류한다.
금강굴 갈림길.
금강굴은....패쓰하고
전람회길을 돌아 내려오느라 예정시간을 경과하여 바로 비선대로 향한다.
비선대를 거쳐 소공원으로 하산한다.
산행을 새벽4시에 시작해 16시에 소공원에 이르렀으니
정확히 12시간 소요.
잦은바위골-천화대-전람회길을 거친 여정이 끝났다.
하늘에 핀 꽃밭 천화대와 전람회길은 외설악의 강인함이 가득했고,
잦은 바위골에서 그 그윽한 속살을 파고드는 희열...그리고 꿈이 있는 환상의 산길이었던지,
그렇게
......
설악산의 치솟은 암릉이 가슴에 박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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