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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강원도의산

겨울...태백산,

 

태백산(1567m, 태백)

겨울산의

 

  

 

 

 

 

 

눈이 하얗게 내린 설경은 설레게 한다.

푸른하늘아래 검푸른 능선과 하얀 눈꽃.

 

 

겨울산이다.

 토요일 두륜산이 조금 부족했나보다.

 

12월 13일 일요일.

11km, 5시간소요.

 

날씨는 전국적으로 오늘도 포근하지만...

혹시나 해서...

금요일에 눈 내렸다니,

제발 눈이 남아 있어 주길 바라며..

태백으로 간다.

 

 

 

 

 

영주, 봉화를 거쳐 태백에 이르고,

다시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까지 오는 동안 눈은 없다.

그래도 산위에는 있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로 올랐다.

 

 

 

 

 

산은 100m 올라갈 때마다 약 0.5도씩 기온이 내려간다.

해발고도 1,300미터 부근... 상고대가 나타나고 눈꽃이 피어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도 천 년을 썩지 않고 버틴다는 주목

주목은 역시 이처럼 높은 산 위에서 모진 풍상을 겪으며 의연하게 서 있는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인 것 같다.

좋은 계절에 멋있는 나무를 만난다.

 

 

 

 

 

 

 

 

산아래엔 눈이 없고 포근하지만 산 능선을 따라 걸을 때 땀이 식으면 저체온증에 노출되니

 겨울산에서는 여벌 옷이 필수다.

산에서 멈추면 반드시 방풍 재킷 겹쳐 입고,

움직이면 벗어야한다.

체온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돌로 쌓은 성벽 같은 천제단이다.

 

태백산에는 총 3기의 천제단이 있다.

태백산 정상석 옆에 놓인 천제단은 천왕단(중단)으로,

이를 중심으로  북쪽 300m 떨어진 장군봉에 있는 천제단을 장군단(또는 상단),

다시 천왕단 아래쪽으로 200m가량 내려간 곳에 있는 천제단을 구을단(또는 하단)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북쪽 상단이다.

오늘도 누군가 치성을 드리고 있다. 

 

 

 능선에 바람이 분다.

겨울바람은 역시 차다.

눈이 바람 부는 쪽으로 절묘하게 쌓여 눈길을 잡는다.

직선 아닌 곡선이라서 좋다.

살면서 아무리 반듯하게 걸으려 해도 반듯하지 않은 길이 났다.

적당히 구부러진 길이 걷는 길이다.

돌아서면 보이는 길이 없어서 좋다.

한참을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이 길이 산길이다.

 

 

 

 

 

 

 

 

 

 

 

 태백산 정상석과 천왕단(중단),

 

 

  그리고 천왕단에서 부쇠봉방향 아래쪽 200m,

구을단(또는 하단).

 

 

 

 

 

 부쇠봉으로 가는 길은 펑퍼짐 하고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조금 멀리 문수봉까지도 역시 부드럽게 놓여있다.

 

 

 

 

 

 

 

 

능선을 걷는동안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이 덮쳐온다.

이 길을 따라 걷는다.

  

 

 

 

 

 

 

 

 

 

 

 

 

 

눈꽃에 취한 걸음에도 문수봉에 이르고

돌탑 쌓인 문수봉에서 당골로 하산한다.

 

 

 

 

 

 

 

 

어떤 시에선가..

"겨울산은 가을산보다 두 배는 넓다

하늘도 그만큼 넓어진다

꽃을 버리고

잎을 버리고

물을 버리고

호젓한 나무만 데리고 있으니"
......

그랬는데...아닌게다.

흰눈 내려 채워버렸다.

더 없이 좁아져 버렸다.

푸른하늘이 채우고

눈꽃이 채우고

상고대의 반짝이는 빛으로 채우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