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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전북의산

지리산 수정봉....길은 편안한데, 왜이리 힘든지....,

 

 

수정봉(804m, 남원)

 땀에 젖고, 빗물에 쓸려간 산길.

 

 

 

 

 

산행하기 가장 힘든 날은.......?

햇볕이 쨍한 날도 아니고, 추운 날도 아닐께 분명하고,

습기를 가득 안고서 무거워진 공기가 가라앉은 날이 산길 걷기에 가장 힘든 날일테다.

 

금방 지쳐 버린다.

2015년도 9호 태풍 '참홈'의 북상으로 하늘은 무겁고,

온누리에 습기가 충만한 하루였다.

 

 

 

2015. 7. 11. 토요일

산행 계획은 여원재-700m봉-입망치-수정봉-구룡봉-구룡폭포-육모정이었다.

산길....그리고 계곡길 합쳐 12km 정도,

하지만 700m봉을 지나면서 길을 잃었다.

 

입망치로 진행하여야 하는데,

타원형을 그리며 준향리 엄계마을로 들어가 버렸다.

 

여기가 어디고?

수정봉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 길을 걸어

마을길을 돌아 입망치로 돌아오면서

체력 소모가 많았다.

 

 

 

 

 

 

여원치(女寃峙, 470m)에서 시작하여 입망치(笠望峙, 485m),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는

사실 푹신한 낙엽과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 대간길이다.

수정봉 정상에서의 조망도 뛰어나고, 구룡사까지 동화 속 같은 환상의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특히, 거대 암봉으로 이루어진 주지봉(住智峰, 630m)에서는

서쪽의 남원시가지, 동북쪽으로 고남산, 동쪽, 바리봉, 남쪽 수정봉, 만복대, 노고단 등 지리산 연봉들이 하늘금을 이루는 비경을 볼 수 있기에

잔뜩 기대한 산행길이다.

 

일요일엔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어, 

토요일 산행에 감사하며.....  

 

 

 

 

 

 

산길 우측으로 주지봉이 눈에 들어온다.

주지봉은 진행 산길에서 우측으로 200m정도 벗어나있다.

 

 

 

 

 

 

 

 

 

주지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서북능선과 걸어가야할 수정봉 방향

 

 

 

주지봉

 

 

 

 

 

주지봉을 내려와 700m봉까지 오르내림도 거의 없는 편한 오솔길을 걷는다,

근데, 습기가 많아서 인지 약간의 오르막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쁘다.

 

컨디션이 안좋아 그런가 싶어 둘러보니 대부분이 그런것 같다.

이런날은 빨리 지치게 되는데,

산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700m봉을 내려서면서 산길이 이상하다.

 

길도 좋아 의심없이 진행하다보니

길이 없어 진다.

비는 조금씩 내리고 조망은 없다.

 

무전기에서는 왼쪽으로...오른쪽으로 우왕좌왕하더니

저 만큼 앞선 이들의 모습이 희미한 산길로 접어들고 있어 급히 따라간다.

따라가면서 문뜩 고개를 드니 마을이 보이고 우측으로 여원재가 다시 보인다.

 

헐~~~~~~~~~

 

극한알바인가.....

땀을 많이 흘린것도 있지만 급 피로가 몰려온다.

운영진은 쪼개진 산행팀을 이리저리 무전으로 불러모으고,

한참을 대기하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리딩하던 산대장이 길을 잃고 헤메다 한참만에 복귀하고,

행정지부근에서 점심 식사후

산세를 판단하고 우측으로 보이는 산 능선을 따라 오른다...

감으로 능선을 잡아 산길 치고 오르니 능선상의 길을 만난다.

 

 

 

 

 

 

 

 

 

예정했던 길로 돌아왔다

입망치(笠望峙) (545m) - 행정리 갓바래 마을과 과립리 입촌 마을을 이어주는 고개로 갓바래재라고도 한다.

 

입망치를 지나며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배낭속으로....그래서 사진이 없다, 사실 찍을만한 것도 없었고...)

 

 

 

습기와 내리는 빗방울로 등산복은 흠뻑 젖어들고

경사가 심하지도 않는데, 수정봉 오르는 길이 왜이리도 힘든지,

서너발 딛고 올라서서는 멈춰서 숨고르기한다.

느낌이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것보다 더 디다.

 

 

 

수정봉(水晶峰)은 전북 남원시 운봉읍에 위치한 백두대간의 한 봉우리로서,

학이 날개를 펴고 날 듯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수려한 산(?)이라는데, 조망이 없어 확인 불가다.

 

산 중턱에 수정(水晶)이 생산되던 암벽이 있어 수정봉이라 이름이 붙여졌으며,

섬진강 유역과 낙동강 유역의 분수계가 되며,

두 개의 산봉우리를 표주박 형태로 감싸는 양지산성이 있다.

 

 

 

비가 점점 심해지고

길을 걷는이들은 다들 지쳐가고

덕운봉에서 더 가기을 포기하고 노치마을로 하산한다.

구룡계곡은 노치마을에서 차량으로 구룡폭포만 확인하는 걸로...

 

 

 

 

 

 

 

 

 

 

 

대간길 노치마을이다.

 

노치마을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은...

한눈에 담을수도 없고,

한번에 경험할수 없다.

 

넓고 그윽하다.

 

 

 

봉우리 하나만 5시간40분동안 다녀온셈이다.

 

낮은산에서 길 잃고 목표치를 다하지 못하고

비내리는 구룡폭포로 향한다.

 

 

 

 

 

 

계획한 산행 못한 걸음은 늘 아쉽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또 산길이 있으니,

다음주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