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919m, 남원)
철쭉 피어난 봄은 이렇게 스쳐 지나간다.
봄이 간다.
4월 중순부터는 갑자기 뜨거워진 날씨가 이어지더니 완전 여름이다.
'봄날은 간다'는 노래처럼 스쳐가는 봄이 아쉽고 야속하기만 하다.
멀어져 가는 봄을 고이 보낼수 없어 철쭉은 더 붉어지고서,
이런 유혹이다.
2015. 5. 10. 일요일
복성이재-치재-봉화산-무명봉-944봉-양지재-대안리
9.5km 5시간15분
어제 일림산-사자산 철쭉보러 전남보성까지 갔다왔으니
가까운 곳에서 느긋하게 철쭉의 향연을 다시 즐기려,
백두대간을 관통하는 산행의 쾌감도 느끼려,
전북 남원의 봉화산(烽火山·919.3m)은 찾았다.
앗!!!
잘못 생각했다.
전남 보성에서 대구까지 고속도로로 돌아올때 4시간 안걸렸는데,
전북 남원에서 대구까지인데도 5시간이상 걸렸으니,
그리고 산에서의 정체도 있었고.......
복성이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벌써 복성이재도 만원이고
복성이재에서 매봉으로 올라가는 등로도 꼬리를 문 사람들의 줄로 이어져 가득하다.
철쭉군락지 있는 매봉 올라서기전부터 정체다.
매봉아래 치재로 가기 위해 한줄로 쭉~늘어서 있지만,
치재에서는 4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니 앞으로 전진이 안된다.
치재부근 철쭉은 시기를 지나 꽃들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또는 누렇게 말라가고 있지만,
저 멀리 보이는 봉화산 정상 부근 철쭉 밭은 진홍빛으로 생기 가득하다.
요 아래 치재에 있는 정자까지 내려서는데
정확히 1시간 걸렸다.
치재는 병목현상 정체 중^^;;
치재와는 달리 높은 지대인 봉화산 정상부근은 시기를 딱 맞춘것 같다.
정체구간에 대한 보상이랄까...
봉화산 정상에서 남쪽 헬기장,
그리고 진행할 북쪽 무명봉 방향으로 흘러가는 능선이 온통 흐드러진 철쭉 물결이다.
촘촘하게 짠 진분홍 융단이 산을 뒤덮었다.
화려하고 고혹적이다.
꽃의 밀도나 선연한 빛깔이 곱다.
일림산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좋다.
정상석 접근이 어려워....,
봉화산 정상, 철쭉이 한창이다.
철쭉사이를 지나면 뚝뚝 떨어지는 붉은 물에 몸과 마음도 이내 빠알갛게 물든다.
봉화산을 에워싸고 있는 산들은 높이는 야트막한 편이지만,
산세는 매서워 우리 땅의 등뼈인 백두대간 위에 서 있음을 실감케 한다.
봉화산은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의 함양군에 이르는 산으로 능선의 절반이 철쭉으로 채워져 있다.
무명봉을 지나면 숲길 능선이지만,
여전히 산객들은 넘쳐나고
정체된 산길 빨리 벗어나고 싶어 양지재에서 물레방앗골 함양땅 대안리로 하산한다.
넘실넘실 꽃물결에 취하면 발걸음은 더디어지고,
어느 쉼터에 앉아 철쭉의 바다를 바라보면
사람도 넘쳐나고, 철쭉도 넘쳐난다.
철쭉에 묻히고 향기에 취한
더운 봄날은 이렇게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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