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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전북의산

지리산 반야봉......그리고 이끼폭포.

 

 

지리산 반야봉(1732m, 남원)

 묘향대에서 머리가 씻기고, 이끼폭포따라 마음이 흐른다.

 

 

 

 

  

 

 

 

 

 

 

 힘들때....질식할것같은 가슴 답답할때가 있다.

그럴때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난다.

그중에서도 한결같이 어머니의 품으로 맞이하는 지리산 뱀사골 계곡...

 

일상의 피로와 고민을 잠시 내려놓기에 좋은 곳이다.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옥색 물빛 가득한 곳으로...,

 

 

 

 

2014.  10.  12. 

지리산 반야봉으로 간다.

성삼재출발(03:25)-반야봉(06:22)-중봉(07:10)-묘향대(08:30)-이끼폭포(10:48)-반선(13:35)
산행거리 19km, 산행시간 10시간 10분소요.

 

(이끼폭포에서 뱀사골 접속지점까지 산길을 놓쳐 개척산행으로 진행...)

 

 

 

 

오전 3시, 새벽의 지리산 성삼재

산객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지리능선 당일 종주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종주꾼들 사이에 섞여.....,나도 따라나선다.

 

하지만 내맘은 느긋하다.

종주꾼들은 머리에 랜턴을 하나씩 달고, 발아래를 밝히면서 산길로 들어서고,

키 큰 나무들이 에워싼 숲길은 온통 깜깜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초강력 태풍이라는 19호태풍 '봉퐁'의 영향으로 구름이 모여들고 있다...

 

이래서 반야봉에서 일출을 볼수 있으려나..

 

 

 

성삼재를 들머리로 노고단을 오르는 길은 지리산 등산 코스 가운데 가장 쉽다.

성삼재 해발고도가 1102m이기 때문에 절반 이상을 거저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래서일까...벌써 노고단할매대피소다.

 

 

 

 

 

 

 

노고단에서 삼도봉과 반야봉 갈림길이 있는 노루목까지 어둡다..

하지만 뒤 돌아보면 종주꾼들의 헤드랜턴 불빛이 산 굽이 돌아 이 앞까지 와 있다.

 

 

 

반야봉 일출시간 6:26분이라했는데, 마음이 바쁘다.

 

 

 

구례에도 신새벽이 찾아들고,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노래-안치환)에서는 지리산 십경을 표현하며,

반야봉을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라는 표현 했다.

 시인들의 눈과 표현력은 참으로.....

지리산 전체는 어머니 품으로 비유를 한다.

하지만 굳이 부산과 모산을 가리자면은 천왕봉은 아버지의 혹독함을, 반야봉은 어머니의 포근함을 이야기 한다.

 재미있는 건 반야봉의 모습이다.

지리산이 보이는 어느 곳에서든 엉덩이 모양을 한 반야봉을 알아 볼 수 있다.

반야봉의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하여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

 

 

 

 

 

 

 

 

 

 

 

반야봉에서 저쪽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일출보기가 힘들모양이다.

구름이 짙다.

 

 

 

거대한 산국 지리산의 능선이 S자로 놓여있다.

지리산 대표 코스로 산행의 꽃이라 꼽는 주 능선 종주코스다.

노고단~천왕봉까지 25.5km에 펼쳐진 지리산 주 능선은 단일 산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높은 등산로다.

오르내리는 것까지 계산하면 총 거리는 40km가 넘는 대장정이다.

 

 

 

역시 반야봉에서는 일몰을 봐야하는데,

서쪽으로는 조망이 트여있다,

아스라한 서북능선을 내려보고...

 

산너울이 끝이 없다.

 

 

 

 

 

 

 

 

 

 

 

 

 

 

 

 

 

 

 

 

 

 

  

 오늘은 서부지역을 본다.

주 능선의 장쾌함과 계곡의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길이 성삼재~반야봉~뱀사골 코스다.

 

 반야봉에서 하늘이 감추어 두었다는 하늘아래 첫 암자라는 묘향대를 찾아 중봉으로 향한다. 

묘향대를 거쳐 반선으로 내려설려면 19km에 9시간쯤 걸린다.

 

 

 

 

 

 

 

중봉 헬기장엔 봉긋한 무덤이 있고 나무 사이로 선명한 길로 가면 묘향대로 갈수 있다. 

 

 

 

 

 

 

 

 

 

 

 

 

 

 

 

 

 

 

 

 

 

 

 

 

 

 

 

 

 

 

 

 

 

 

 

묘향대다.

 

지리산 서쪽 어드메쯤 반야봉이 있고, 그 반야봉 아래에 묘향대가 있다.

묘향대는 그저 촌로들의 집처럼 초라한 토굴이다.

어느 토굴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묘향대 가는 길은 길이 없고, 길 없는 길을 돌아 찾아 들어가서 산허리를 감아돌면 갑자기 탁트인 산기슭에 그림처럼 얹혀있다.

반야봉 주변에는 물이 없어 사람이 거쳐할수 없는데, 유독 이곳에만 바위 틈새로 조금씩 석간수 흘러내리고,

그 석간수는 1년 내내 마르지 않는다 한다.

 

 

 

 

 

 

 

 

 

 

 

 

 

 

 

 

 

 

 

 

 

 

 

 

 

 

 

 

 

 

 

 

 

 

 

 

 

 

 

 

 

 

 

투구꽃 (Aconitum jaluense, 뜻: 밤의 열림, 산까치) 피어있다.

식물중 가장 독성이 강해,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투구꽃이다.

 

 

 

 

 

 

 

 

 

 

 

지리산 젖은 길 바람에 말랐다.

 

이른 아침 순한 햇빛을 얼굴에 받으며 산길을 걷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일이지만,

아침햇살이 비추지 않아도 이렇듯  서늘한 아침 공기 속에 향긋한 낙엽 냄새가 가득하면 이 또한 행복한 일이다.

 

 

 

 

 

 

 

 

 

 

 

급경사의 너덜길 내려와 계곡에 닿았다.

 

 

 

 

 

 

 

 

 

 

 

 

 

 

 

여러개의 굽이치는 폭포를 지나면

이끼폭포가 나타난다.

 

 

 

 

 

 

 

 

 

 

 

 

 

 

 

 

 

 

 

이끼폭포에서

천천히 다가가......멈추고...., 올려보다가,  돌아서

아쉽고, 그래서 그리웁다.

 

 

 

 

 

 

 

 

 

 

 

 

 

 

 

 

 

 

 

 

 

 

 

 

 

 

 

 

 

 

 

뱀사골계곡엔 가을이 바쁘다.

뱀사골을 따라 반선으로 향한다.

 

 

약 1,300여년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송림사에서는 스님 한분을 뽑아 칠월칠석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는 행사가 있었다.

신선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면 스님이 신선이되어 승천한다고 하여 해마다 계속되던 행사를 기이하게 여긴 한 고승이

한번은 독약 묻힌 옷을 스님에게 입히고 올려 보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 들려오는 괴성과 함께 찾아가보니 스님을 잡아먹은 이무기 한마리만 죽어 있었다.

그때부터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반의 신선이라는 뜻의 반선(伴仙)이라는 이름이 붙은 뱀사골은

화개재에서 산의 북사면을 따라

반선으로 12km를 흐르는 장장 39여리의 물줄기이다.

긴 길이만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곡과 폭포, 깊은 소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커다란 산이다. 명산의 조건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한다.

 

지리산은 보이는 것도 아름답지만

내려다보는 풍경이 더 장관이고,

그 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이 더 큰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