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이야기/전북의산

이른 봄날, 운장산 설봉에 서있었다

 

운장산(1126m, 진안)

진안고원의 조망 대신 눈꽃능선

 

 

 

 

 

전북 진안 운장산(雲長山·1,126m)은 지형적·기후적 특성 때문에 늘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봄여름에는 골짜기와 산허리를 휘어감는 운무가 상존하는 풍광이듯이

겨울철에는 운이 따르지 않는 한 기대하기 어려운 설화가 상존하는 산이다.

 

 

2015.  3.  1. 

봄날.... 눈이 왔다.

피암목재-활목재-서봉(칠성대)-운장산(운장대)-동봉(삼장대)-내처사동

 

조망있는 운장산이 보고싶가면 2012년  http://blog.daum.net/bong-eun/127

 

 

 

 

 

 

운장산의 옛이름은 구절산 또는 주줄산이었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구봉(龜峰) 송익필이 서봉아래 오성대에서 은거한 뒤로

그의 자(字)인 '운장'을 따서 운장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또 이웃한 구봉산(九峰山)도 송익필의 호를 따서 명명되었다고 하지만 한자는 다르다. (인용....)

 

또 운장산 이름의 유래가 구름이 오랬동안 이곳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도 있다.

 

 

 

 

 

 

 

2015년 새해부터 2월까지 가뭄이 심하여 눈다운 눈을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3월,

눈이 왔다.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그 봄눈....

 

 

 

 

 

 

 

 

 

 

 

 

 

 


 

 

 

 

 

 

 

 

 

 

 

 

 

 

 

 

 

 

 

 

 

 

구름속에 갖혀있는

빗장을 열고,

미지의 세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걸음, 한걸음 보폭을 줄여가며

얼어붙은 곳,

낯선시선 속으로 들어선다.

 

끝자락인 겨울의 알싸함을 따라 운장산 능선에 오른다.

 

 

 

 

 

 

 

운장산의 서봉인 칠성대다.

예전엔 독제봉이라 불렀는데,

이젠 칠성대가 되어 있다.

 

 

 

 

 

 

 

 

 

 

 

칠성대에서 동쪽으로 진행하면 운장산과 각우목재를 지나 구봉산으로...

서진하면 연석산으로 이어진다.

 

전북 진안의 운장산(雲長山 ·1,125.9m)에서 구봉산(九峰山·1,002m)을 잇는 능선은

골산의 암팡진 산세와 조망뿐만 아니라 육산의 장쾌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종주 코스다.

여기에 ‘무진장’이라 일컬어지는 무주, 진안, 장수 일원의 고산준령을 조망할 수 있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특히 산줄기 동쪽으로 하늘을 이등분한 듯 거대한 장벽을 이루며 솟구친 덕유산릉은 보는 이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운장산은 ‘진안고원의 조망대’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데

이럿게 구름속에 갖히면 일찌감치 포기해야한다,,,

대신 활짝 핀 눈꽃이 있으니.

 

 

 

 

 

 

 

 

 

 

 

 

 

 

 

 

 

 

 

 

 

 

 

 

 

 

 

 

 

 

 

 

 

 

 

 

주봉(운장대1,126m)과 동봉(삼장봉1,133m), 서봉(칠성봉1,120m)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운장산은 

정상인 운장대보다 동봉인 삼장봉이 더 높다.

 

운장산에 서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동쪽 덕유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거대한 장벽을 이루고

그 안쪽으로 진안과 장수, 완주 일원의 고봉준령이 가슴 벅차게 하고,

마이산 또한 당나귀 귀를 보는 듯 쫑긋거리며 반갑게 맞이 하는데, 오늘은 아니다.

 

 

 

 

 

 

 

 

 

 

 

 

 

 

 

 

 

 

운장산에서 동봉인 삼장봉으로 가는길....운무가 옅어지고 능선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숲 우거지고 눈꽃 활짝 핀 동봉 정상 삼거리에서 내처사동으로 하산한다.

 

 

 

 

 

 

 

 

 

 

 

 

 

 

 

 

 

 

 

 

 눈이 무겁게 내렸다.

겨우내 메말라있더니....봄의 길목에선 무겁게 내렸다.  

 

산과 사람의 거리가 멀다.

얼어붙은 산길....

발목까지 넘어오는 눈,

그러나 이 산은 무겁지 않다.

조망은 갇혔지만,

산 줄기를 따라 나있는 길을 걷는다.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산과 내가 서로 내통하며 걷는다.

 

걸을수록 나와 세상의 거리는 멀어지고,

눈 덮힌 산길에서 만나게 되는 서늘한 쓸쓸함이거나 기약 없는 막막함 또한 없다.

그저 아름답다고

그래서 아늑하다고......

 

생각 없이 걷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