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1193m, 대구) 푹~익어가는 여름날, 땀 쏟으며 익숙한 산길을 걷노라면....
어릴적 초등학교 교가의 시작이다.
대구에 있는 학교 교가엔 ‘팔공산’이란 단어가 들어가던지,
아니면 '비슬산'이란 단어가 들어간다.
하지만 아마도 '팔공산'이 더 많을것 같다.
내가 다닌 초,중,고등학교 교가는 늘 '팔공산'이었으니....,
팔공산은 대구사람들에게는 삶의 엔진이며 영혼의 신전이다.
2015. 6. 14. 일요일
흐린날
동화사집단시설지구-깔닥고개-빵재-낙타봉-염불재-거북바위능선-동봉(미타봉)-비로봉-하늘정원-서당굴-좌선대-
하늘정원-비로봉-염불암-동화사집단시설지구
원점회귀산행 , 약 12km 8시간 소요(점심시간 1시간 포함)
가을 햇살좋았던 거북바위 능선 산행 : http://blog.daum.net/bong-eun/338
대구에는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산이 남쪽에 비슬산이 있고,
북쪽에 팔공산이 있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멀리가는 산행이 부담스러워
어제는 포항내연산,
이번엔 팔공산이다.
푹신한 흙길에 이어 암릉 타는 재미까지 더한길로 나선다
팔공산은 참 익숙한 산이다.
몇해전엔 1년동안 팔공산만 20번씩 헤메도 다녔었는데,
이젠 1년에 2~3번 정도만...
십수년전 산을 멀리하고 지낼땐
이 깔딱고개를 오르는게 숨이차...
계단위에서 한참을 헛구역질 했었는데, 이젠 편안하다.
낙타봉까지는 푹신한 흙길이다.
케이블카 능선으로 진행하지 않고 상상골로 해서 샘물 뒤로 난 빵재로 바로 향하는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낙타봉에서 본 동봉과 비로봉.
낙타봉 정상
낙타봉은 동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리는 지능선상에 낙타등처럼 볼록 솟은 봉우리다.
이곳에서 북으로는 팔공산 주능선이,
남으로는 케이블카와 대구시 동구 일원이 조망된다.
염불재에서 동봉 가는 길은 세갈래다.
일반 등산로인 좌측은 돌계단의 연속으로 전망이 좋지 못하지만,
우측의 2갈래길은 밧줄에 의지 하는 등 꽤 험하지만 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하나는 사자바위 능선이고, 다른 하나는 거북바위 능선이다.
둘다 밧줄을 잡고 날등을 올라야 하지만 사자바위 능선이 상대적으로 덜 험한 길이다.
거북바위 능선은 부피가 크진 내몸을 구겨 넣어야 겨우 통과할수 있는 개구멍이 있는 암릉길이다.
하지만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전망대고,
힘든 만큼 빼어난 절경을 시야에 담을 수 있는 암릉길이다.
등로를 약간 벗어나 거북바위 능선이 시작된다.
릿지길로서 초심릿지를 약간 우회하는 길이다.
거북바위 부근
동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톱날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다.
흐렷던 날씨가 점심식사후엔 맑아진다.
동봉(1167m).
우측으로 웅장한 서봉 및 파계봉과
신라 때 오악 중 하나인 중악(中岳)으로 나라의 태평성대를 비는 천신제가 열렸던 주봉인 비로봉이 손에 잡힌다.
동봉의 분잡함을 피해 서둘러 비로봉으로 향한다.
동봉을 내려서면 '마애약사여래좌상'있다.
8세기쯤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독특하게도 왼손에 약사발을 들고 있다.
왼쪽 앞머리가 깨어져 나가고 그 자리에 누군가가 시멘트로 발라 두었다.
같은 부처님이지만 팔공산 동쪽에 있는 갓바위(관봉)부처는
전 국민의 인기 속에 앉아 웃고 있는데 동봉 약사 부처님은 서서 우는 모양을 하고 있다.
비로봉이다.
해발 1,192m의 비로봉에는 그 흔한 정상석이 없다.
그저 예전부터 있어왔던 바위 하나에 누군가 페인트로 "팔공산 비로봉"이라고 적어 놓았네.
비로봉엔 방송 및 통신탑이 즐비하고 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철조망이 삼엄하다.
(예전 비로봉 정상바위 모습)
2012년 6월의 팔공산
통신탑도..철조망도, 삼각점도 예전 그대로인데...글씨만 새겨 놓았네...
하늘정원
작년에 개방하면서 아직 다듬어지진 않아 황량함이 있다.
서당굴...일명 원효굴 가는 길이다.
길은 가라고 있는 것일테니...
그렇게 길을 따라 가다보면
새로운 길이 나오고,
참 좋다.
서당굴(원효굴)에서 보는 팔공산 비로봉의 뒷태.
하늘정원과 비로봉을 연결하는 목책,
예전엔 목책아래에 있는 철조망을 붙잡고 절벽 위를 아슬아슬하게 옮겨 다녔었는데...
군위군과 군부대가 협의하여 군위에서 팔공산 비로봉으로 갈수있는 통로를 열었다.
아직도 군부대가 위치한 공산성봉.
군부대가 위치한 공산성봉과 통신기지탑이 있는 비로봉을 연결하는 군사도로를 뙤약볕 아래 걸었다.
그리고 비로봉을 거쳐 동화사집단시설지구로......
무더운 날씨에 식수가 부족해 걸음을 재촉해서 내려와 하루치 산행을 마무리 한다.
......
팔공산 산길에는
익숙한 즐거움과
익숙해지는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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