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산(878m, 화천)
추위의 추억.
http://blog.daum.net/bong-eun/339
강원도의 겨울바람으로
추위에 떨고 있을 용화산은 아름다울까?
북극한파라고도 하고
최강 추위라고도 한다.
이번주 내내 강원도는 -20도에 머무르다 기세가 조금 꺽였다지만
여전히 -10도 정도가 찍힌다.
혹한에 사람도 떨고, 나목도 떨고 있는 이 추위에
지네와 뱀이 싸워 이긴 쪽이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산도 떨고 있을꺼다.
2018. 1. 28. 일요일
사여교-(알바)-용화산자연휴양림-사여령-고탄령-용화산-큰고개
배후령은 빙판으로 변해 버스가 오를수가 없어
사여교에서 시작한다.
휴양림으로 향하다가 어느 순간 숲길로 들어섰더니
길을 찾지 못한다.
이리저리 산 능선을 몇 개 넘고
꽝꽝 얼어버린 개울을 몇 개 오르니 폭포도 있고 ...
이것도 좋다.
다시 돌아나와 길을 찾아 휴양림을 지나
완만한 경사로 사여령을 오른다.
사여령
골짜기에는 네명의 여자가 살았다고 사여령이라고 불리었다고 하며
반대편 바위 근처엔 남자 세명이 살아 세남바위라 불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여령을 지나자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 친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바위를 잡는다.
어느순간 고탄령을 지나고
길은 암릉으로 바뀌었다.
앞서 걸어간 이는 아무도 없다.
짐승 발자국만이 남아 길을 이끌어 준다.
용화산
지네와 뱀의 싸움은 지나던 선비의 도움을 받은
지네가 승자가 되어
용이 되었다고 한다.
용화산 정상은 춘천과 화천의 경계를 가른다.
남쪽 춘천방면을 바라보면 발 아래로 수십m의 아찔한 바위 절벽을 이루며
천혜의 요새를 이룬다.
새남바위
바위를 넘기 위해 날아오르던 새가 힘이 부쳐 내려앉아 바위가 되었다는 얘기가 전하며,
바위의 거대함이 멀리서도 눈에 띄어 새남바위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용화장성처럼 펼쳐진 바위능선에 촛대바위가 솟았다.
산을 내려간다.
큰고개까지 길은 급히 쏟아져 내린다.
그래도 쉴 수 있는 바위들이 나타나 숨고르기를 도와준다.
쉬면서 올려다보면 바위 사이에 자리잡은 소나무와
멀리 보이는 산들이 절경을 연출 한다.
6.25 때 인민군의 탱크가 넘어왔다는 큰고개로 내려섰다.
큰고개까지는 눈이 쌓여 빙판길로 변해
버스가 올라올수가 없어 임도를 걸어 삼화리로 다시 내려간다.
삶속에서의 고뇌와 육체의 힘듬을 한방에 날려주는
멋진 모습으로 용화산은 겨울바람 속에 버티고 있다.
한 순간 멍해진다.
내 눈의 호화스러움에 움직이질 않고 있으니
겨울 바람 한줄기가 뺨과 땀에 젖은 등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그래 이 맛에 먼길 달려 또 다시 이 산을 찾았구나!
'산이야기 > 강원도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산기계곡 ; 정선가는 길. (0) | 2018.08.31 |
---|---|
오봉산, 소양호에 발을 담그고. (0) | 2018.05.02 |
감악산...노송과 어우러진 암릉길. (0) | 2017.02.07 |
한파 몰아친 백덕산 눈꽃정원에 이르러... (0) | 2017.01.24 |
금대봉-매봉산 (0) | 201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