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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강원도의산

금대봉-매봉산




금대봉-매봉산(태백)

 무거운 구름은 푸른 비를 만든다. 










철마다 산도 옷을 갈아입는다지만

매일 옷도 다르게 입는다.

9월을 지나가는 산은 초록의 물결로 치장한 아직 여름 복장이건만 한여름과는 뭔가 다르다.

금대봉~매봉산을 잇는 곳엔 뜨거운 열기를 간직한 여름 태양과 습기 머금은 후덥지근함 대신에

상쾌함과 아련함이 있다.



2016.  9. 11. 일요일

두문동재-금대봉-수아밭령-비단봉-바람의언덕-매봉산-삼수령

백두대간길의 어디쯤이다.

10km, 4시간30분 소요.



두문동재

2달하고 20여일전에 왔던 고개다.

금대봉-대덕산-검룡소 : http://blog.daum.net/bong-eun/490
 강원 태백시 화전동으로 국도 제38호선이 통과하며 태백시 삼수동에서 정선군 고한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정선 쪽에서는 두문동재라 하고 태백에서는 싸리재라고 부른다.

 
고개너머 정선땅에 두문동이라는 자연부락이 있는데

그리로 넘어가는 고개라서 두문동재(杜門洞嶺)라 한다.

두문동재는 여말선초에 고려가 망한 뒤 충신이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하여

흘러 들어와 두문불출 하던 곳이라

이 고개를 두문동재라 하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태백산이 국내에서 22번째 국립공원이 됐다.

태백산은 남쪽으로 향하던 백두대간이 지리산 방향으로 기우는 분기점에 위치해 있으며

국립공원 공식 지정일인 2016년 8월 22일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가 태백시 소도동에 문을 열었다.

강원 태백시와 영월군, 정선군, 경북 봉화군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면적이 70.1㎢에 이른다.


두문동재-금대봉-비단봉구간도 국립공원법에 의거 관리를 받는 지역이 되었다.









두메고들빼기, 벌개미취.....

수수한 들꽃은 초입부터 풍성하다.

이슬을 머금은 벌개미취, 보라색 투구꽃이 반긴다.

습기가 촉촉한 풀섶의 제법 가파른 숲길을 오르면 금대봉이다.


















2달만에 다시 금대봉.

오늘은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짙고 흐리다.


강원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金臺峰)은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및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418m이다.

동쪽은 매봉산(1,303m), 남쪽은 함백산(1,573m), 북쪽은 대덕산(1,307m)으로 둘러 쌓여

면적 약 38만 950㎡(126만 평)의 지역을 1993년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금대봉은 "검대"에서 유래되었는데 "신들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특히 이곳의 금대봉과 은대봉의 이름은 신라 선덕왕 때 자장율사가

함백산 북서쪽 사면에 정암사를 창건하면서 세운 금탑, 은탑에서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 온다.

또한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까지 이어지는 1.2㎞의 능선을 싸리재 또는 '불바래기 능선'이라 부르는데

예전 화전민들이 산 아래에서 놓은 불을 이 능선에서 맞불을 놓아 진화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금대봉에서 발원하는 골지천은 세 가지 원류부로 나뉜다.

그 중의 하나는 두타산 남쪽 댓재(竹峙)에서 발원한 번천이고,

다른 하나는 삼척시의 대덕산(大德山:1,307m)과 중봉산이다.

바로 검룡소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한강의 발원지가 되는 것이다.


정선군 북동쪽 임계면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린 임계천(臨溪川)은 북부 여량(餘糧)에서 골지천에 합류하고,

이 물줄기는 정선읍 남쪽에서 조양강(朝陽江)과 합류한다.

『정선군지』에 의하면 골지천(骨只川)은 이 골지리(骨只里)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구한말까지는 문래리 또는 고계리(高溪里)로 칭하였는데,

일제강점기에 번역이 잘못되어 골지리가 되었다는 얘기다.

골지는 골짜기라는 이곳의 방언이다.


골짜기 물이 골지리 앞을 지난다고 해서 골지내(骨只川)라 불렀다는데

골지리와 골지천이 지도에 처음 표기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조선지형도』라고 알려져 있다.

금대봉에는 1995년 8월 7일 한국청소년연맹 한강탐사대에서 세운 표지목에는 '양강발원봉'이라고 쓰여 있다.

양강이란 한강과 낙동강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여기서 두 강이 발원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강들이 모두 이곳에서 발원하는 것으로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펌)

 


비단봉 직전까지 내리막과 오르막이 너울처럼 이어진다.

숲으로 파고들수록 가을꽃이 고개를 내민다.


사람의 손을 덜 탄 숲은 건강하다.

안개와 구름은 산바람에 밀려 골짜기를 떠돌고,

길섶은 멧돼지 흔적으로 어지럽다.






완만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슴을 파고드는 공기가 청량하다.

숲길은 이곳까지 발을 뻗친 조릿대와 거목 사이를 비집고 간다.

초록 이끼를 두른 아름드리 참나무와 자작나무의 생긴 모양새가 재미있다.









수아밭령에서 점심을 먹은후

 비단봉을 오른다.















조망없던 숲길에서 만난 비단봉이다.

정산에 서자 바람이 거세지고 비가 날린다.






금대봉을 지난길 비단봉을 지났다.

숲속으로 이어진 외길따라 걸어온 길이다.

가야 할 길을 가늠해본다.

산이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를 품었다는 것도, 매봉산 풍력단지가 지척이라는 것도 표지판이 일러준다. 

 


숲이 끝났다.

2만㎡가 넘을 정도로 광활한 고랭지 채소밭을 지난다.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를 매일같이 들어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자연은 공존해야 할 벗이 아니라 개간의 대상이었다.

울울창창한 소나무 대신 배추가 심어졌고 산은 밭이 되었다.

30여 년 전의 일이다.









고냉지 배추의 수확이 일부는 끝난 모양이다.

휑~한 배추밭을 먹장구름이 덮는다.









광활한 배추밭도 풍경이 되었다.

구름이 수시로 넘나드는 산자락을 끼고 능선을 가득 메운 배추밭이 장관이다.


해발고도 1303m인 매봉산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분기점이자 전국 제일의 고랭지 배추밭이다.  
초록빛 배추밭과 바람을 가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다.

'바람의 언덕'이란 이름도 붙었다.  



바람의 언덕을 오르는 길 옆은 고랭지 채소단지지만

먹구름이 밭을 점령하고 있을 뿐이다.

구름이 흩어지면 언뜻 풍력발전소 바람개비가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걸 보면서

한걸음씩 바람의 언덕에 오른다.


조망은 없지만 속이 후련할 정도로 시원하고

풍력발전기는 단두대 칼날처럼 울고있다.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옆 바람의 언덕에 백두대간임을 알리는 바위표석.

백두대간은 우리 민족 고유의 지리인식 체계이며, 국토의 골격을 형성한다.

자연, 사람,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풍요로운 큰 산줄기이다.









지독한 비구름이다.

변변한 나무조차 없는 광활한 밭조차도 가렸다.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정상 부근의 단두대 칼날같던 풍력발전기도 보이지 않는다.

비탈을 올랐다.

일렬로 심겨진 배추밭고랑에 발목을 잡히며 오른 정상에서 바람이 울고 있다.

여전히 구름은 짙어 풍력발전기의 바람개비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탓에 소리는 슬프기만 하다.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바람개비가 마치 단두대의 칼날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하나의 풍력발전기는 1천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한다고 한다.






천의봉 가는 길의 매봉산 풍력단지.

바람의 언덕엔 바람이 머문다.

먹구름도 머문다.









바람이 베이는 비명에 귀를 막으며 천의봉으로 오르기 직전

짙은 먹구름이 비가 되었다.

이 비는 천의봉에서 세 갈래로 갈라질테고....

서쪽으로 흐르면 한강이 되고,

동쪽으로 흐르면 오십천이,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된다.



매봉산(천의봉)

매봉산(鷹峰山)은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303m이다.

태백시 함백산 자락의 천의봉(天儀峯)으로 알려져 있지만 흔히 매봉산으로 부르고 있다.

영남의 낙동정맥을 따라 산을 거슬러 올라와 황지로 접어들면 북쪽에 가장 높이 솟은 산이 바로 매봉산으로 알려져 있고

삼척시 하장면 쪽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면 제일 높은 산도 매봉산으로 알려져 있다.

매봉산은 북쪽으로 금대봉·비단봉·천의봉,

동쪽으로 태백시와 백병산·면산·묘봉으로 이어진 낙동정맥이다.

옛날부터 삼척시 하장면 쪽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면 제일 높게 보이는 산이어서 흔히 낙동강의 발원지로 알려졌다.

남쪽으로 중함백산, 서쪽으로 백운산·두위봉 등이 보이고 백두대간 종주코스의 한 구간을 이룬다.


매봉산은 대한민국내에 수없이 많다.

강원도내에서도 여러개의 매봉산이 존재하고 있다.

다르게 부르던 봉우리들이 바라볼 수록 매같은 형상을 보여 붙여진 이름들이다.

이곳의 매봉산도 원래 '하늘 봉우리'라는 의미로 붙여진 함백산 자락의 천의봉였지만 낙동강의 발원지로도 흔히 알려져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황지연못을 비롯하여

태백시 함백산 자락의 이곳 천의봉 북동쪽 계곡의 너덜샘,

너덜샘 아래쪽의 용소(龍沼),

태백산 장군봉 아래의 용정(龍井)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태백시에서는 혼란을 막기위해 황지연못만을 발원지로 인정하고 있다.

 














초록빛 배추밭 구경도 때가 있다.

수확이 끝나 이젠 다시 흙빛으로 돌아간다. 


파도가 없는 바다가 있다.

제주 가파도의 ‘청보리’ 바다, 평창의 ‘메밀꽃’ 바다,

그리고 태백의 ‘배추’ 바다다.

매봉산 경사면을 따라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은 듣던 대로 초록바다다.

 

바람이 분다.

오래도록 머금었던 비구름이 살포시 배추밭에 내려앉았다.















백두는 지리산 천왕봉까지 달음질하면서

맏아들격인 1개의 정간(正幹)과 10대강의 정맥(正脈), 12개의 기맥(岐脈)을 낳았다.

태백산맥, 소백산맥이니 하는 ‘산맥’의 개념은 일본인들의 수탈을 위해 야스 쇼에이가 만든 대한민국 국토 단절의 기록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정간(正幹), 정맥, 기맥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고,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을 나누어 강을 만들었다.

매봉산을 지나 삼수령으로가는 길에 대간과 정맥이 나뉘는 분기점을 지난다.






풍력단지가 조성된 바람의 언덕에서 남동쪽으로 2km가량 

삼수령(三水嶺)은 세 개의 강물이 갈라진다는 뜻을 가진 고개이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남하하며 뻗어가던 백두대간이 살짝 우회전하면서 한강의 첫 물줄기를 만들었으며,

좌측으로 형성된 낙동정맥의 동쪽은 낙동강의 발원 연못인 황지(黃池)를 거쳐 낙동강으로 이어졌고,

서쪽은 삼척 일대를 휘감아 돌다 동해로 빠져나가는 오십천을 빚어냈다.

삼수령과 바람의 언덕 중간지점에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 강줄기가 갈라지는 ‘3대강 꼭지점’이 있다.



구름짙은 무거운 하늘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먹장구름을 분분이 흩날린다.

지난밤 산등성이에 모아 둔 바람이다.

바람에 흔들이리는 잎들이

흩날리는 빗줄기에 숨을 죽이고 있다.

숲도 구름처럼 무거워 졌다.

이젠 여름의 온기가 식어버린 비 바람의 결을 따라

바람의 언덕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