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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대구의산

팔공산 떡바위, 높은곳에서...





팔공산(1192m, 대구)

 매서운 바람 뚫고서...




여러 계절 중 산은 언제가 제일 좋을까?

각각의 계절에 따라 그 맛과 멋이 다르니....

겨울은 어떨까?


공기는 차갑다 못해 시리고, 바람이 훅 지나갈 때면 고드름에 비친 아침햇살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심호흡을 하니 가슴자락으로 투명한 바람이 와락 안긴다.




해발 1192m의 팔공산.

팔공산은 신라 때 오악(五岳`동쪽 토함산, 서쪽 계룡산, 남쪽 지리산, 북쪽 태백산) 중 중악(中岳)이라고 불렸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천제단이 있던 곳이다.


중악을 걷는다.

팔공산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6개 자치단체에 걸쳐 기암 영봉과 깊은 계곡으로 형성된 산이다.

자연생태가 살아있고,

동화사와 은혜사를 비롯해 수많은 말사와 암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산의 동쪽엔 일명 갓바위(보물 제431호)라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속설 덕분에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기도를 하는 불교의 성지이며,

한밤마을과 옻골마을 등 유서 깊은 전통마을과

서원, 정자, 비석 등 유교 유적도 곳곳에 산재해 있고

또 천주교의 순교성지이기도하다.

'큰 재'를 뜻하는 한티는 대구·칠곡·군위 경계의 산간벽지로, 팔공산의 서쪽에 위치한 가톨릭 신자들의 피난처로

신해사옥(1791), 신유사옥(1801), 을해박해(1815), 정해박해(1827), 기해사옥(1839)을 거치는 와중에

천주교 교도는 한티로 모여들어 화전을 일구고 옹기와 숯을 구우며 살았던 터전이었다.




2017.   1.   15. 일요일

전날 만어산을 걸어서 굳어진 근육도 풀어줄 겸,

추운날씨에 집에 있으면 자꾸 움추려 들기에 늘 반가운 팔공산으로...남들 다니지 않는 길을 따라...

9시출발~17시 도착 했으니 딱 8시간을 팔공산에서 놀았다.




팔공산자연공원에 도착하니 차 외부온도가 -7도가 찍힌다.

바람은 무지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테고....

확실히 더운 남쪽지방에 살다보니 추위에는 약하다.

차문을 열었다가 일렁이는 추위에 얼른 차문 다시 닫고는 고민도 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좋은 점이 하나

산이 조용하다.



















염불암과 동봉, 그리고 스카이라인이 갈라지는 철탑사거리에서

거북바위를 찾아 들어선다.




며칠전에 눈이 내린듯한데....

거북바위..일명 초심릿지로 향하는 길엔 사람 발자국 하나 없다.



















거북바위 구간에 까다로운 구간은 이곳 직벽과

거북이를 만난 후 개구멍 통과할때만 까탈스럽다.

바위를 잡아야 하니 장갑을 낄수는 없고,

팔공산 마실 나오면서 하필 무거운 배낭을 메고 왔으니...





























첫번째 직벽을 오른후부터 조망이 터진다.

심해같은 푸른 하늘, 그 아래 꿈틀대는 힘줄같은 산줄기....
























큰 암릉을 좌로 우회하니 거북이를 만났다.









거북바위 맞은편엔 미타릿지 상단부 사자바위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산은 미타릿지의 사자바위능선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언제쯤 내려올런지....




헐벗은 팔공산 서봉(삼성봉)이 가깝고

그 중간에 미타릿지가 툭 불거졌다.










거북바위 한번 더 쳐다보고...통천문 통과

에휴.....살을 빼야지!!!

오른발 아래 희미하게 불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으로 겨우 통과했다.

그래도 처음 왔을때는 작은 통천문을 통과할수가 없어 벌떡 솟은 바위를 혼자서 넘었었는데...






















































팔공산 남쪽.

희미한 미세먼지 너머로 대구시 앞산과 비슬산이 겹쳐있다.




낙타봉 지나 스카이라인이 위치한 신림봉은 저 아래 위치하고,

거북바위 지난 높은 곳에서 푸른 하늘을 맞이한다.









팔공산 주 능선은 동쪽으로 팔공cc넘어 갓바위가 위치한 관봉으로 달려간다.















공군 레이다 기지가 위치한 공산성봉 너머까지 갔다 올 계획이다.

그 너머에 떡바위가 있으니...














팔공산 동봉.

일명 미타봉이라고도 불리는 팔공산의 대표 봉우리다.

대구 사람들은 팔공산 간다고 하면 다들 이곳 동봉을 생각한다.














동봉에서 비로봉으로 건너가기전 장군메기의 석조약사여래불입상이다.









예전엔 아무것도 적히지 않았던 바위였는데...

언젠가부터 자연석에 누군가 비로봉 1천193m를 적어 놓았다.

비로봉의 비로는 불교에서 ‘높다’는 뜻으로

비로자나는 모든 곳에 두루 비추는 부처님 몸의 빛을 뜻하고, 비로자나불은 법신불을 뜻한다.

비로봉이란 이름에는 이 산에서 최고 높은 봉우리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비로봉 북쪽 통신시설을 돌아 군부대가 위치한 공산성봉으로 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군부대 후문 가기전 군사시설 철책을 따라 북동쪽으로 떡바위를 찾아간다.









팔공산은 6·25전쟁 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저지선이자 격전지였다.

영천·군위· 칠곡으로 연결돼 동서로 가로질러 몸으로 막아선 팔공산.

전쟁이 끝나고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군사시설과 통신시설로 인해 쇠말뚝을 박고 3중 4중으로 철망을 둘렀다.

그러던 2009년 통신시설이 있던 비로봉 정상이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산성이 있던 북쪽 봉우리에 군사시설로 폐쇄됐던 탐방로가

하늘정원이 열리며 2014년 11월에 개방되었다.

그래도 아직 동쪽 떡바위와 돗대바위쪽은.....



















공산성봉을 지나면

바위가 삼층으로 포개져 있는 떡바위가 군부대 철책 동쪽에 위치해 있다.

누군가는 햄버거바위라고 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맷돌바위라고도 하던데....

그냥 떡바위다.....시루떡.



























































하산을 위해 다시 비로봉으로...동봉을 오른다.

동봉에 미타릿지(일명 사자바위 능선)이 있으니,





























동봉에서 돌아다 본 비로봉 통신시설과 공산성봉 군 시설. 





사자바위 능선으로 내려선다.

오후가되어 기온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자바위 능선에 서면 골짜기를 타고 올라온 강풍이 분다.





























오전에 올랐던 거북바위 능선과 관봉...그리고 환성산이 선명하다.

































































사자바위 능선을 내려오면 오전에 지나갔던 철탑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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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으로 들어오는 얼어붙은 대기가 가슴속까지 헹궈버릴 듯 청량한 날이다.

며칠전에 내린 눈이 덮혀 지워진 아무도 다니지 않았던 오솔길에 발자국을 찍으며 새 길을 내며 걸었다.

귓전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적막한 산길에 메아리를 만들었다.

몰아친 한파에 고드러진 손가락에 힘을 주며 바위 잡아 당기는 가뿐 숨소리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발디딤에 집중하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호젓한 겨울산에는 이런 몰입의 즐거움이 크다.

걷다 문득 고개를 들면 눈앞에는 심해보다 더 푸른 하늘,

저 멀리 차고 투명한 대기 속으로 파도처럼 넘실대는 산줄기의 물결.

일상의 저잣거리에서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도 남는,

높고 추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들.

그래서 산은 겨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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