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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울산의산

영남알프스 ; 에베로릿지-아리랑릿지(영축산).





에베로릿지-아리랑릿지(영남알프스)

 암벽 부여잡은 소나무처럼 삶도 이러해야할까, 

하늘억새길 찾아 오르기










가을이다.

산과 들녘은 울긋불긋하졌고

오색단풍으로 유혹하고 있다.

들판도 황금색으로 물들어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이 좋은 계절
영남알프스의 매력에 흠뻑 취해 가을날의 추억쌓기위해 금강골로 간다.








2016.  11.  19. 토요일

영남알프스를 걷는다.

장제마을-금강폭포-에베로릿지-하늘억새길(억새바람길)-아리랑릿지-장제마을

원점회귀산행, 6시간40분 소요.




새벽까지 비가 많이 내렸다.

내린 비로 안개도 짙고, 구름도 짙다.




















금강골이 짙은구름속에 들어 앉았다.




영축산과 단조봉 사이의 금강골은 영남알프스 중에서 가장 가파르고 깊은 계곡의 하나다.

가천의 장재마을에서 걷기 시작해 사격장 철조망을 따라 산길을 올라간다.

길은 두 갈래 길이다.

하나는 이정표 없는 금강폭포 길이고 다른 하나는 아리랑릿지 아래로 난 산길이다.





























작은 폭포를 지나고

너덜길을 건넌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신상 낙엽들이 자꾸만 쌓여 오솔길을 더 미끄럽게 만든다.



 













에베로구간의 첫번째 암봉을 한번 올려다 본 후...

금강폭포먼저

금강폭포는 계곡 속에 숨어있다.











영남알프스에서는 단풍을 즐길 곳이 많지 않다.

듬성듬성 물든 단풍은 수채화 같다.

하지만 금강골은 가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금강폭포 우측 너덜지대는 에베로 암봉으로 바로 올라갈수 있는 길이지만

비온후의 너덜길은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 정상적인 에베로 구간으로 돌아서 간다.








물과 어울리는 가을 풍경이 금강골에는 있다.

폭포 주변으로 물과 노랗게 붉게 물들어 가는 나무 그리고 바람과 물소리가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바위에 앉아 그윽하게 바라보는 단풍이다.

낙엽이 떨어져 물 파문을 일으키고 물길 따라 흘러가는 잎에 가을이 물든다.


 



폭포에서 만난 부산 사투리를 쓰는 이들은 탈레이로 오른다.

탈레이는 다음에.....












금강골은 암벽을 타야 즐길 수 있다.

산보하듯 금강골을 지나면 이젠 암릉이다.


 







신불산에서 영축산까지는 암릉이 많다.

암릉은 능선의 동쪽 사면으로 나있는데

북쪽에서부터 간월공룡, 홍류폭포에서 신불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신불공룡,

신불공룡에 접속하는 신불릿지,

신불재로 오르는 삼봉능선이 있고


신불재에서 영축산으로 가는 완만한 능선길에는 4개의 릿지가 연결돼 있다.

아리랑 릿지, 쓰리랑 릿지, 에베로 릿지, 탈레이 릿지로

이 중 일반인들도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갈 수 있는 곳은 에베로 릿지다
































암벽을 오르면 칼바위 위에서 아리랑 쓰리랑릿지의 단풍과 좌측 금강골의 금강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밧줄을 잡거나 바위를 딛고 기어 올라가야 단풍과 바위들이 어울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암벽 올라 구름과 눈 높이를 맞춘다.







































영남알프스는 어디에서 출발하든지 결국은 산의 정상에 도달하고

억새를 보게 된다.

영남알프스는 단풍보다 억새로 더 유명한 곳이니

그러기 위해서는 올라야 한다.

 


억새는 10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하여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꽃이 부풀어 오르면서 하얗게 탈색이 돼 절정에 이르면

솜털같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 억새꽃이 바람에 일렁일 때 산은 거대한 은빛 물결을 칠텐데

11월중순...그것도 비온 다음날은 미리 포기하고 걷는다. 
































영축산 능선의 구름속에 잠긴 억새를 한참 보다가 아리랑 릿지로 하산한다.

올라온 길 못지않게 내려가는 길도 쉽지 않다.

암벽과 암벽 사이를 밧줄에 의지하기도 하고

나무 뿌리...바위의 틈새를 부여잡고 내려가야 한다.

아....잘못내려온듯하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문득... 왼편에 굵은암릉이 보인다.

아리랑릿지 좌측으로 내려야 하는데 우측 아리랑과 쓰리랑 사이로 내려서고 있다.

다시 돌아 올라 길을 찾고 아리랑 상단에 섰다.




우측으로 쓰리랑이 툭 불거져 나와 있다.
























정상부를 덮었던 구름 아래로 내려온것 같다.

암벽이 가을을 만나 아름다운 산길이다.

가을날에 걷고 싶은 산길이다.
































가을도 깊어가고 인생의 강물도 깊어가는 가을날이 간직된다.

아리랑 릿지의 험준한 산길을 내려오면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짙푸른 대숲 길이 기다리기도 하고 뒷동산 같은 평탄한 산길이 이어진다.

 신불평원의 억새로 이어지는 이 산길

 가을날이면 걷고 싶은 길이고

아스라한 가을의 추억을 한겹 더 얹어 놓은 길이다.













낮은 땅 위에 높이 솟아 올라 지붕이 되어버린 산

구름도 쉽게 넘지 못해 걸쳐 있는

그러한 곳 영남알프스다.

밧줄을 잡고 힘겹게 올라 능선에 서면

심연의 짙은 안개에 할 말이 없다.

다시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 마음 아득한데

차가운 바람이 능선을 타고 살결을 스치며 등을 떠 민다.

빨리 걷는 산길보다 천천히 뒤돌아볼수 있는 산길을 택한다.

걸어온 길 돌아보고

골짜기 너머 저쪽 오를길 관조하며 걷다보면 

시간이 흐르고,

가을이 흐르고

그래서 추억이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