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반산(647m, 진안)
구량천이 산을 휘감아... 강도 산도 흘러간다.
2016. 4. 23.
또다시 사상최악의 황사...,
천반산휴양림-천반산-성터-송판서굴-죽도-장전마을-휴양림
(원점회귀산행, 4시간20분소요)
일반적인 천반산 산행 들머리인 섬계교 부근의 등로
섬계교에서 올라도 되지만, 천반산 정상까지는 그다지 조망도 볼거리도 많지 않고 황사가 심해 코스를 일부분 줄였다.
그래서 천반산자연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휴양림 우측에 휴양림 조성 공사현장 앞으로 등로가 열려 있다.
능선은 자못 가파르다.
오르다 보면 숨이 목젖에 차오르고 그렇게 정상에 닿는다.
정상직전 섬계산장에서 이어진 산길과 만나고
곧 깃대봉이다.
산 위가 소반과 같이 납작하다 하여 이름 붙은 산이름이 천반산이다.,
산 아래에서 남쪽 장수에서 흘러내려온 금강과 동쪽 무주 덕유산에서 시작되는 구량천이
몸집을 불려 금강으로 태어나는 곳이다.
깃대봉에서 성터 쪽으로 진행한다.
마이산이 흐릿한게 황사가 엄청 심하다.
성터 가기전 안부처럼 움푹패인곳에 전체가 말안장 모양의 바위로 돼 있는 말바위가 있다.
이곳을 지나 사면길을 올라가면 옛성터가 나온다.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 위에 제법 넓은 평지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소반같이 생겼다는 천반산의 특징을 드러낸다.
곳곳에 축대를 쌓은 흔적이 있다.
성터부근은 마을을 이루고도 남을 정도의 소반을 닮은 널따란 평지가 나타난다.
평지 둘레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둘러쳐져 있고, 그 아래에는 맑고 푸른 강이 굽이쳐 흐른다.
온갖 형상의 기암괴봉, 울창한 송림, 유장한 강줄기가 어우러진 풍광을 가진 천혜의 요새같은 곳이다.
산길은 죽도로 이어진다.
죽도가는 도중 좌측으로 300m산아래쯤
조선 세종대 예조판서를 지낸 송보산이 단종 폐위 후 낙향해 도를 닦았다는 송판서굴이 있다,.
제법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면 10여명이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은 큰 굴이 나온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 있고......그래도 마실 수 있는지는 알수 없으니 구경만......
다시 된비알을 올라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면
정여립이 말을 타고 두 바위봉우리를 건너 뛰었다는 뜀바위를 만난다.
뜀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장전마을과 구량천의 휘돌아치는 풍경이 좋다.
뜀바위 사이는 길이 가파르다.
등로 좌측으로 금강이 흐르고, 마이산이 여렴풋하기만하다.
섬같은 산...죽도가 내려다 보인다.
금강과 구량천 맞물려 절묘한 풍광을 가지고 있다.
산대나무가 많고 그 앞에 천반산[647m]이 죽순처럼 솟았다 해서 죽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금강과 구량천이 맞물리면서 절묘하게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섬이 돼 버린 죽도.
조선 선조대 이곳을 배경으로 대동계를 조직,
천반산에서 군사훈련을 하다 기축옥사의 희생자가 된 정여립의 애절함이 있는 곳이다.
이어져 있던 암릉 능선이 뚝 끊어지며 물이 합수해 죽도를 섬으로 만든 지점.....이곳이 보고싶어 천반산을 찾았다.
1589년(선조 22),정여립이 대동계를 조직해 모반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고변이 들어온다.
정여립은 체포령이 내려지자 죽도로 피했다가 자결한다.
이발 형제 등 정여립과 가까이 지내던 인사들은 심문 도중 죽임을 당하고, 영의정 노수신 등 동인의 핵심 인사들은 파직된다.
조식의 제자 최영경은 역모의 또 다른 수괴인 길삼봉으로 몰려 옥사한다.
3년 가까이 지속된 치죄 기간 1000여 명이 화를 입는다.
이른바 '정여립 모반사건'으로 알려진 '기축옥사(己丑獄事)'다.
하지만 실제로 모반했다는 물증은 없다.
그 때문에 동인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으려는 서인이 조작한 사건이라는 주장이 당시부터 제기됐다.
동인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송익필과 정철이 날조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정여립이 조직한 대동계가 비밀조직이 아니라 관의 요청으로 왜구 토벌에도 나섰던 공개 조직이며,
당시 정권을 주도하고 있던 동인이 모반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주요 근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구량천에 비춰지는 산그림자에 마음이 더욱 취하게 되는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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