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산(878m, 화천)
전설 가득한 기암 타고서 하늘로 올라볼까.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학생때 교과서에서 읽었던 피천득 선생의 '인연' 마지막부분이다.
주말엔 춘천에 갔다오려 한다....
이 가을 끝자락이라도 잡으려고....
산에서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龍華山)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2014. 10. 25.
큰고개-용화산-고탄령-사여령-배후령
(8.5km 5시간 소요)
100대명산 84번째,
인근 주민의 정신적 영산(靈山)이자 명산으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화천군에서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지냈다.
지금도 해마다 열리는 용화축전 때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춘천에서 북쪽으로 28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파로호, 춘천호, 의암호, 소양호 등이 접해있어 호수의 풍광과 함께 기암과 바위가 연이어지는 바위산행으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동서로 내리 뻗은 아기자기한 능선과 암벽, 용암봉을 비롯한 암봉들이 볼만하고,
득남바위, 층계바위, 하늘벽, 만장봉, 주전자바위, 작은비선대 등 숱한 기암괴석을 따라 암릉 코스도 잘 발달돼 있다.
백두대간의 북녘 땅 매자봉에서 뻗어 내린 도솔지맥이 북한강과 소양강 사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서 우뚝 솟은 용화산(龍華山·878.4m).
용화산은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하남면의 경계를 이루며 꼭 절반씩 몸뚱이를 걸치고 있다.
산행은 큰고개에서 시작한다.
화천 방향에서 큰고개까지는 길이 포장되어 있어 대형버스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큰고개에서 춘천방향은 포장도로가 끊겨있다.
용화산 정상은 춘천과 화천의 경계다.
남쪽 춘천방면을 바라보면 발 아래로 수십m의 아찔한 바위 절벽을 이루며 천혜의 요새를 이룬다.
산세가 이렇다 보니 정상의 서쪽 사면에서 동쪽 팔부능선까지 북사면을 따라 돌을 이용한 용화산성의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띈다.
북사면 중간쯤에는 성문터로 짐작될 만한 돌들도 남아 있다.
삼국시대와 상고시대 이전 강원도의 전신으로 알려진 맥국 임금이 지금의 소양강댐 하류 춘천지역을 도읍으로 정하고,
피난처로 사용하기 위해 성을 쌓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성터 주변에는 주춧돌과 석불 등의 흔적이 남아 있어 한때 융성했던 성불사, 용화암자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게 한다.
출입금지-등산로 폐쇄라는 팻말이 붙은 능선....
우회 능선이 있는데, 그대로 직진한다.
근데...참 재미있는 암릉길이다.
( ↓ 퍼온사진 3매)
이 구간 통과하느라고 시간이 지체되어 이후엔 정신없이 걸었다.
돌아본 바위봉우리.... 2개 봉우리상단이 짜릿한 암릉길이다.
고탄령이다.
고탄령이나 이후 사여령에서는 춘천 용화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이 가능하다.
용화산은 고탄령에서 나뉜다.
큰고개에서 용화산을 거쳐 고탄령까지는 암릉산행.
고탄령부터 사여령을 거쳐 배후령까지는 육산이다.
등산로가 낙엽에 가려 있고,
'ㄷ'자형 발디딤판은 많이 미끄럽다.
사여령에서 배후령으로 올라가는 능선길......
근데 고탄령부터의 4.8km의 오솔길로 이어진 능선길
같은 느낌, 같은 풍경.....
꼭 미로속에 갇혀 같은 풍경을 돌려서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용화산 산행 날머리인 배후령이 보이고, 이젠 미로에서 벗어난 느낌이랄까...
배후령으로 내려서는 길....
그리고 길 건너엔 오봉산 들머리가 놓여 있고...,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 불어도, 아직 가을이다!!
큰고개에서 시작하여 배후령에서 끝난 용화산행은 고도차가 크진 않았지만,
초반 암릉구간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여
후반엔 밀려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오솔길을 부지런히 걸으며,
용화산 가을을 이렇게 잡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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