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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전남의산

개머리산(견두산)



견두산(犬頭山,774m 구례)


봄 날.




봄. 


성큼성큼 다가오는 봄.


항상 오는 봄이지만 마음이 설렌다.


아직 산위에는 찬 바람이 휘;몰아치기도 하고 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모두들 봄이라고 느끼는 건 꽃이 피기 때문이다.




2019.    3.    23.     토요일


고산터널-천마산-견두산-계척산-계척마을-현천마을


16km, 4시간 10분




봄은 색이다.


겨울을 막 벗어난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은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봄에


구례 산동으로 달린다.


산동은 산수유마을로 유명하다.


산동(山洞)이라는 명칭도 천 년 전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처녀가


구례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고 해서


산동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산동면 계척마을에는 천 년 전 심었다는 산수유나무가 있다.


산동에는 산수유 마을이 여러 곳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이 상위마을이고 또 한 곳이 현천마을,


 산수유나무 시목(始木)이 있는 계척마을이 있다.


산수유 꽃이 피었다는데,


산수유 꽃만 보고 오기에는 너무 밋밋해


현천마을과 계척마을을 품고 있는 산이 있다.


견두산이다. 


개대가리를 닮았다고 해서 견두산이라고.




곡성과 구례 경계인 고산터널에서 천마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천마산으로 올라 지리산 서북능선을 보며 견두산으로 이어가는 산길이다.




천마산 정상에는 통신탑이 있어 임도로 연결되어 있다.




천마산


너른 공터에 지리산 쪽으로 데크 조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천마산 정상은 일출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리산이 보인다.


반야봉, 노고단, 성삼재, 고리봉, 만복대가 마루금을 형성하고


지리산 능선과 조붓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소실점을 그리면서 만났다.







일기예보에 날씨는 차갑다고 했는데, 따뜻하다.


땀이 맺히지만


솔숲 아래로 걸어서 상쾌하고 왼쪽으로 곡성과 남원의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면


상무봉(624m)는 순식간에 다가온다.










이제부터는 천마산을 지나 견두산의 영역으로 이어지고


여전히 산길은 너붓하다.













거칠게 걸어와 숨을 돌리기 위해 직전 봉우리에 올랐더니


견두산이 이렇게나 유명한 산이었나 싶게


정상엔 많은 산객이 빼곡하다.


견두산 봉우리를 전체적으로 볼 수 없어


산 이름처럼 개의 머리를 닮았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다.




견두산은 전북 남원시 수지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경계 에 솟은 산이다.


남원의 금지평야와 전남 곡성 방면에서도 잘 보이는 이 산의 이름은


호두산 또는 범머리산이었다고 한다.


 이름이 바뀐 연유는 역시나 개와 관련돼 있다.


 조선 영조 때 일시에 짖어대면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성질 사나운 들개 수백 마리가


이 일대에 머물며 사람을 해치기도 하는 등


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전라관찰사인 이서구가 호석을 세우고


호두산을 견두산으로 개명했는데 이후 재난이 없어졌다고 한다.






정상을 지나면 능선 왼쪽에 마애여래입상(전북 유형문화재 제199호)을 만난다.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차가워 졌다.


중부지방엔 눈이 내린다고,













능선 철쭉 군락지를 지나면 삼각점이 놓인 계척봉이다.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에 매직으로 계척봉이라고 누군가가 써 놓았다.


삼각점을 지나도 산길은 여전히 부드러워


gps를 확인하고 오른쪽 산길을 째고 계척마을로 바로 내려간다.


그냥,










한참을 쏟아져 내려와 대숲을 지나고


산길에 핀 야생화를 만나다보면 계척마을에 이른다.




이른 봄 군락으로 피어 봄을 전해주는


현호색




제비꽃




노란 얼굴이 반가운 양지꽃







계척마을 


산수유...노란색. 


반짝이는 햇살에 꿈꾸는 것 같은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산골 작은 마을은 노란 산수유 꽃과 어울리고


산수유와 매화 속에 파묻혔다.


 정겨운 돌담길도 좋다.




마을을 가로질러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싱그럽고


머위도 자란다.













 지리산 둘레길 산동-주천구간의 한자락을 걷는다.


도란거리는 마을을 넘다보면 산자고도 피었고



자주괴불주머니도 있다.







개불알꽃을 아시나?


봄까치꽃이라고도 불리는 푸른빛에서 봄을 느끼고







산수유 꽃으로 즐거운 현천마을에 이르면


복수초도 반기고


할미꽃도 피었다.










산수유 풍경이 어여쁜 구례의 봄은


형형의 색으로


꽃으로 온다.



봄날 ..황영숙


무밭에 아기별꽃


 개불알꽃 부추꽃


채소밭의 풀이거나 풀밭에 채소거나


옆자리 서로 내어주며


 가야 할 길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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