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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해외명산

대마도 시라다케 (白嶽山, Mt. Shiratake)




白嶽山

Mt. Shiratake, (519m,長崎県)

자연 그대로의 자연






대마도는 생각보다 더 가깝다.

대구에서 차로 100km, 다시 배를 갈아타고선 불과 50km정도의 거리다.

부산항에서 히타카츠항까지는 1시간 10분이면 닿는다.






2018.     8.     18.   

스모(洲藻)-시라다케-가미자카(上見坂)



섬의 89%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대마도에서는

한국의 산과 같은 느낌의 시라다케(白嶽山·519m)가 있다.









대마도 가는 날, 파고가 높다.

대한해협엔 파랑이 제법 세게 일었다.

뱃전을 때리는 파도의 충격은 멀미약으로 유발된 독한 졸음기가 흡수해 준다.









대마도는 일본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섬 전체가 쓰시마시(市)에 속한다.

시 아래 6개읍이 있고 그 중 이즈하라[嚴原町]에  쓰시마시청이 있다.

섬 전체가 해발고도 400m 내외의 산지이고,

농경지는 총면적의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시라다케 산행을 위하여 히타카츠항에 내려 들머리인 스모로 이동한다.













산행들머리는 스모(洲藻)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걷기 좋은 삼나무·편백나무 숲을 지난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2.6km 정도에 40여분 정도로

삼나무가 빼곡한 시멘트길을 차분히 걸기에 좋다.


















스모천을 끼고 도로를 따라 걷는다.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고갯길을 지나도 숲 그늘이 시원하다.


















소형주차장을 지나면 가뭄에 물이 말라버린 폭포가 있다.

시라다케가 기가 센 산이어서 한국의 무속인들이 이곳까지 와서

폭포 옆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숲은 하늘을 찌를 듯 키 큰 삼나무 숲이 이어진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다.

일본에서 쓰기(スギ)라고 부르는 삼나무는 건물을 짓는 주목재로

일본은 일찍부터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었고

대마도도 마찬가지 였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일본도 고충이 생겼다.

인구가 점점 고령화되고 인건비가 올라가는 탓에 벌목 인력이 부족해진 것이다.

자국의 나무를 벌목하는 것보다 동남아에서 목재를 수입하는 것이 더 싸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조림한 나무들은 예전처럼 관리가 잘 되지 않고 방치되는 곳이 많아졌다고
























여러 수종이 함께 자라는 우리 산과 달리

 유달리 삼나무만 많이 자라고 있다.


















 시라다케 정상 갈림길인 도리이(鳥居)에 닿는다.

일본 신사의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를 나타내는 돌신사문을 지나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정상을 보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도리이를 지나면 경사가 가팔르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40분이라고 적혀 있고 거리 표시는 없다.

나무뿌리가 땅 위로 드러나고

거친 돌들이 불쑥 솟아있다.

조심스럽게 오른다.















시라다케 정상에 닿기 전의 전망대에서

처음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아소만이 내려다 보이고












시라다케 정상의 주봉인 오다케(雄岳·일명 세이칸보 西岩峰)






정상은 거대한 바위다.

낙타의 쌍봉처럼 오다케와 메다케가 솟아 있다.

이 두 암봉이 백옥처럼 하얗다 하여 백악(白嶽),

즉 시라다케로 불린다.

바위를 오르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는데

다만 세차게 부는 바람이 공포심을 일으킨다.






암봉 주위로 몸을 기댈 난간도 없다.

모양 빠지더라도 네 발로 바위에 딱 붙어 올랐다 내려선다.

정상에 오르면 조망은 끝내 준다.

대마도 최고의 전망대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

바로 앞에 있는 메다케가 있고 발밑의 바다는 아소만(淺茅灣)이다.















다시 도리이로 내려온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가미자카(上見坂)까지는 120분이 적혔다.

누구의 걸음으로?

이제 또 숲길이 이어진다.

삼나무 숲과 밤나무 숲, 그리고 편백나무 숲이 번갈아 나타난다.

워낙 나무의 키가 커 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온전히 숲의 세계다.










주위는 거의 모두 연갈색의 곧은 줄기를 가진 삼나무들뿐이다.

저 깊은 속까지 남김없이 삼나무다.

단조로운 숲 풍경이 지겹다.

그런데, 좁은 등산로 바로 옆 급사면과의 경계선으로 가시철망이 계속 따라온다.

철조망은 팽팽히 당기지도 않고 마구 되는 대로 깔아서,

어떤 것은 불룩하게 길쪽으로 휘어져 나와 있다.

대마도 관광객의 90% 이상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일본인들의 사랑하는 산 중앙알프스에서는

가시철망을 본 기억이 없는데...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조림된 숲길.

시라다케를 걸으며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풍경으로

삼나무숲속을 걷고, 지난다.






등산로 곳곳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가미자카(上見坂)로 가는 길 이정표엔 거리 표시는 되지 않아 조금 불편하다.












임도를 만났다.

곳곳에 벌목의 흔적이 있다.

나무들이 자라면서 좁아지는 간격을 조절하기 위함인지

그래도 임도를 지나 다시 숲, 그리고 숲

숲은 지루하리만큼 길게 이어진다.

도중에 전망이 터지는 곳도 별로 없다

마음에 집중해 걷는다.





















임도 지나 다시 짙은숲길을 조금, 44번국도와 만나며 시라다케는 끝났다.









덕혜옹주결혼봉축비. 






팔번궁신사(하찌만구진자) 






한국전망대에서 북쪽 바다 너머엔 한국.

날씨가 좋으면 부산이 보인다고,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는 날이 오늘이다.

해운대 뒷산 장산이 아득하기만 하고









일본 100대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미우다(三宇田)해수욕장

바닷물 색깔이 맑고 곱다.

해안 절벽과 바위섬이 에워싸고 있어 물장구치기에도,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훌륭하다.

해변에서 취사도 가능한 곳이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게 부럽기도 하고,









시라다케 정상의 주봉인 오다케(雄岳)에 오르면

옷깃을 마구 잡아채는 거센 바람 속에

호수처럼 고요한 아소만(淺茅灣)의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눈에 와 박힌다.

시라다케에 잠시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