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센(大山1710m,鳥取県)
바다 곁 겨울산은 봄바람에 쉬어간다.
이번 겨울 마지막 겨울 산행 하러 바다건너 다이센으로 간다.
돗토리 현, 오카야마 현, 시네마 현에 걸쳐진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에 위치한 다이센 정상은
겐가미네(劍ヶ峰)로 해발 1,729m다.
(설악산 대청봉과 비슷한 높이의 산).
2018. 3. 17. 토요일
나츠야마등산입구(해발780m)-육합목 무인대피소-미센정상(1709m)
-교자타니와카레-모토타니고야-오가미야마신사-등산입구
여행계획에서 등반날을 변경했다.
여행의 목적이 다이센이다보니
산을 오르기로 한 날 16일엔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17일 여행일정과 산행일정을 바꾸었더니
멋진 날씨가 생겼다.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다이센은 일본인이 찾고 싶은 산 중
후지산, 북알프스 야리가다케에 이어 3위에 위치한 산.
다이센은 한자 '산(山)'의 발음이 '센'으로 불리는
기가 쎈 산으로 大山이다.
신이 머문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영산인 다이센은
이 지역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상징적인 존재로
'오가미다케(大神岳)' 또는 '히로가미다케(火神岳)'라고 불렀다는데,
큰 신이 머물고 있는 산이자
불의 신이 살고 있는 산으로 숭배했다고 한다.
메이지 시대 전까지 민간인의 입산이 금지되었던 산으로
너도밤나무 숲은 서일본 최고의 규모와 보존상태를 자랑하며
화산활동으로 인해 산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후지산 모양을 닮은 산입니다.
하나의 화구에서 나온 쇄설물이 용암과 겹겹이 층을 이루면서 이룬
성층화산으로,
그 위에 용암 원정구가 얹혀 있는 형태로 화산이지만
화구는 없는 산 형태입니다.
또한 이 산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어 붕산(崩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화산체 성장과 함께 붕괴와 침식이 일어나며
쇄설물이 산기슭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지질구조로
매년 수천 톤에 달하는 돌과 토사가 흘러내려
정상 겐가미네는 폐쇄되어 있고, 산행은 미센(1709m)까지만....
나쯔야마등산구(夏山登山口)에서 아미다도불당을 거친다.
숲은 너도밤나무숲이 채우고,
등로엔 눈이 쌓여 계단을 숨겼다.
일합목을 지난다.
일본산에는 등산로를 10개로 나눠 10합목을 설치해 두었다.
본인의 체력에 맞게 산행할 수 있도록
삼합목....사합목 고도를 천천히 높힌다.
표지목이 눈속에 깊숙이 박혀있다.
사합목을 지나니 숲엔 빙화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조금씩 조망이 열린다.
로꾸고메 히난고야(六合目避難小屋)
무인대피소로 실내는 서너명이 들어서면 꽉 들어찰 정도로 좁다.
그래도 늘 강한 바람이 불어대는 곳이어서
바람을 피할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어서 몸을 꾸겨 넣어본다.
일본산은 정말 위험한 곳
(산이 붕괴되거나 화산폭발이 있거나..)이 아니면
어디로 어떻게 가더라도 산행이 가능하다.
어떤 이는 스키를 메고 오르고,
정상에서 험한 급사면을 타고 내려오던 스노보드는
벼랑으로 40~50m를 구르기도 하고
저쪽 능선엔 구조헬기가 떠 한참을 구조하고 있고,
경사가 급하고 눈이 깊어 급사면으로 안자일렌으로 연결하여 등반하는 이들도 있고....
그래서 산은 행복하다.
다이센은 겨울산이다.
화산활동으로 바짝 솟은산 이어서 토사가 흘러내려
산길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봄, 여름엔 계단길을 걸어야만 하기에 겨울이 좋다.
하지만 겨울엔 바람이 엄청세고,
동해를 거쳐 쏟아지는 눈이 엄청나게 쌓여
7합목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8합목을 지난다.
정상 부근의 등산로엔 강한 바람으로 인한 키낮은 관목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정상부
능선을 따라 널빤지 깔린 산길
완만한 사면 한가운데 설치된 목조데크를 따라 걸으면
커다란 산장이 보입니다.
이 산장 바로 뒤에 미센(미야마) 정상이 자리하고
그 너머로는 산이 붕괴되어 위험하다는 표지가 서있습니다.
이 정상부의 넓은 평원은 1985년부터 민간주도하에 복원이 진행 중.
다이센 미센 정상 표지(大山 1,710m)
미센(彌山.1710m)에서 본 진짜 다이센 정상 겐가미네( 劍ケ峰.1729m)
건너가는 날등길이 급사면을 이루고 붕괴되고 있어 건널수 없다.
올라갈 수 있는 지점 1,710m.
정상까지는 400m 남짓, 눈으로만 보고
아쉽게 돌아선다.
한겨울에는 대피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이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친다는 정상이
이날은 고요하고 따뜻하다.
이젠 정말 봄이려니...
아쉬움을 두고 하산.
날씨가 좋아 산아래가 내려다 보이고
해안선이 둥글게 그려진다.
해안선 저 끝이 아마 동해로 배가 뜨는 사카이미나토일것 같다.
일정을 바꾼 덕에 다이센을 올랐지만
하산길은 조금 바쁘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배시간이 있으니
조금 서두른다.
교자다니와까레(行者谷別 れ)를 지나
모토다니(元谷)까지의 하산길은 미끄럼틀을 타듯 미끄러져 내려왔다.
비닐포대가 있었으면 순식간에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엉덩이를 그대로 바닥에 대고 미끄러졌다.
아니 좀 많이 굴렀다.
일본인들이 배낭 뒤에 간이 눈썰매를 달고다니는 이유도 이것 때문인듯,
모토다니(元谷)를 거쳐 오가미야마신사(大神山神社)로 내려왔다.
사카이미나토로 이동하던 도중 잠시 쉬며 돌아다본 다이센
후지산을 연상케 하는 모습 때문에 작은 후지산이라고도 불린다.
겨울에 많은 양의 눈이 쌓이면서 환상적인 설경을 보여
최고의 겨울 산행지 다이센은
여전히 맑은 모습으로....
다음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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