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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산 이야기

소백산 철쭉산행.





소백산(1439m, 단양)


  마지막 봄의 여운을 남기며,






봄꽃의 대미는 철쭉이 장식한다.

이젠 오월의 마지막 꽃 잔치만을 남겨두고 있다.

봄의 끝자락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철쭉이다.

바람이 남겨둔 철쭉 찾아 소백으로 든다.






2018.    5.    27.   일요일

율전-늦은맥이재-상월봉-국망봉-비로봉-어의곡리

15.2km, 






소백산 철쭉은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다.

주능선에 밀집해 있다.

특히 연화봉(1,383m)에서 정상인 비로봉으로 이어진 능선과

국망봉(1,420.8m) 주변에 많고

장쾌한 능선 또한 압권이다.

국망봉으로 간다.





















늦은맥이재로 오르는 길은 부드럽고 유순해 오르기에 힘들진 않는데,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비처럼 쏟아진다.

등로 옆 계곡에 넘쳐나는 맑은 물이 위안이 된다.






길섶에 핀 꽃이 예뻐 사진 찍으니

지나가는 분이 광대수염이라고 알려주신다.










웅장하고 부드러운 소백산 줄기에 연분홍 철쭉이 핀 모습은 실로 장관이지만

이보다 먼저 결코 친절하지 않아 철쭉처럼 한눈에 들지 않는 야생화가 먼저다

미나리냉이.






에휴, 꽃은 지천으로 피었는데,

이름도 모르고

그냥 즐기기로












소백산에서 철쭉 다음으로 자주 만나게 되는 벌깨덩굴









주의 깊게 살펴야 밤하늘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지상의 별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능선 길섶에 감자난초 피었다.









애기나리









설악 공룡에서 자주 봤던 큰앵초도 만나고,









소백산은 편안한 육산이지만,

상월봉은 바위 정상이다. 덕분에 갇힌 숲에서 벗어나 조망이 좋다.






봉우리들이 이어지면서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를 보여준다.

상월봉에서 국망봉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정상부 능선은

철쭉으로 뒤덮이면 전국의 산꾼들을 유혹하기도 하는데

지난 봄 냉해의 영향인지 꽃이 부족하다.






상월대사가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상월봉.









편평한 고원지대를 통과하면 국망봉이다.












평원에서 상월봉을 돌아보면

장화를 뒤집어 놓은 듯한 상월바위가 인상적이다.












비로봉까지는 비교적 부드러운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등산로 훼손을 막기 위해 목재 계단과 데크가 놓인 구간도 많아

쉽게 갈 수 있다.






오름길에서 만난이가 철쭉이 없다고 하더니 이정도면 괜찬다.

산길 오른 보상이 된다.

군락지 속으로 들어가니 사람 머리 위를 훌쩍 넘는 철쭉들이 피어났다.

여기에 기암괴석들이 한번씩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남쪽 산야를 휩쓸고 간 철쭉의 파도가

소백산 봉오리의 정상을 향해 치닫고 있다.

소백산 철쭉은 연분홍빛을 띤다.















철쭉과 소백산 비로봉을 향한 행렬.

철쭉은 산철쭉과 꽃 색깔부터 다르다.

산철쭉은 강렬한 원색의 꽃이 피지만

철쭉은 연하고 부드러운 색의 꽃이 핀다.

잎도 다르다.

산철쭉 잎은 뾰족하지만,

철쭉은 잎끝이 둥글거나 오목하다.

황매산이나 일림산에서 보는 산철쭉이 선명하고 화려한 느낌이라면,

옅은 분홍색을 띠는 철쭉에서는 은은하고 깊은 맛이 난다.

산에 피는 철쭉은 화려함이 덜하니 모여 피어도 과하다는 느낌이 없다.






5월에 피는 백합이라는 은방울꽃은 사랑스럽게 피었다.












비로봉 직전 삼거리봉(민백이재)에서

사람으로 넘쳐나는 비로봉은 생략하고

어의곡으로 내린다.





















비로봉에서 어의곡으로 하산 도중

119 구조헬기가 떴다.

뇌출혈인지, 심폐소생술이 진행되고.....

무사하시길 기원합니다.




    



소백은 깊다.

도란도란 재잘재잘 대며 흐르던 물줄기는 어느새 저 아래로 작별하고,

나는 구름을 타고 오른 듯 저 아래 깊은 계곡을 바라보고 있다.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드나들던 바람이,

산자락을 훑으며 지나가며 연분홍 꽃잎을 요란스럽게 흔들어댄다.

꽃잎이 춤을 추자 나무들이 춤을 추고,

나무들이 춤을 추니 산 전체가 춤을 춘다.

어느새 산자락은 한바탕 일렁임이 인다.

덕분에 흐르던 땀방울도 멎었다.

햇살이 멎었고, 봄도 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