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북부능선(장군봉734m)
구름 품은 바윗길 지나 억새 살랑거리면...
금정산이다.
하늘릿지로 능선에 올라
북쪽으로 일렬로 늘어선 송전탑 너머의 고원.
장군평전으로 간다.
2016. 10. 3. 월요일
연휴내내 비예보가 있지만.....기상청 예보를 믿을수 없어
혹시나 하고 기차 타고 부산 금정산으로...간다.
동대구역 (06:05 무궁화호)-부산 화명역-호포 새마을-하늘릿지-금정산주능선-
갑오봉-장군평전-장군봉-727봉-은동굴-금륜사-구,동면초등학교-부산역 (17:20 새마을호)-동대구역
기차타고 삼랑진을 거쳐 화명역에 닿기전 창밖으로
비는 오지 않고 비구름만 금정산을 뒤덮고 있다.
금정산에 올때면 기차가 편하다.
이 산기슭에서 올라 저쪽으로 넘어가도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쉬우니....
비 예보를 무시하고 이왕 나선 걸음.
푸른 억새가 피어났을 장군봉(734.5m)에
암릉을 더했다.
금정산 고당봉을 향한 지능선중 서쪽으로 불쑥불쑥 솟은 바위를 타고 오르고
장군봉지나서는 북쪽으로 바위봉들을 지날것이다.
날등으로 이어진 그 바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넓게펼쳐진 억새가 좀더 그리울테지...
호포새마을 위 하늘은 맑지만...
고개를 금정산으로 돌리면 짙은 운무에 쌓여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 같다.
안내표지를 보고...
호포에서 (구)동면초등학교까지 이어진 길이다.
호포 희망공원에서 산행채비를 갖춘다.
공원안에 독사바위가 있고
독사바위 아래엔 샘물이 흘러나온다.
산길은 희망공원을 가로질러 열려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여기서부터....
임도까지 길은 외길이다.
습도가 92%나 되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이 흐른다.
천천히.....걷는다.
8:10.... 돌아갈 기차시간은 부산역에서 17:20분 열차니 9시간의 여유도 있고...
임도에 이르면 정면에 있는 이정표를 따르지 않고
우측으로 10m지점에 있는 이정표를 따라 암릉지대로 들어가야
하늘릿지에 타고 금정산을 오르게 된다.
이젠 운무속으로 들어간다.
잠시 한숨을 돌리다가 가풀막이 땀을 솟게 한다.
조릿대 밭을 지나 안부에 닿으면 암릉이 시작이다.
어제 내린비로 바위가 젖어있어 많이 미끄럽다.
운무로 시야가 짧아진다.
바람이 쏴~하고 불어오면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이 후두둑 쏟아진다.
하늘릿지 조망바위
분재같은 소나무 한그루의 너럭바위.
바람이 구름을 산능선으로 올린다.
산아래 호포와 낙동강이 살며시 나타났다가 덮힌다.
통천문에 이르자 운무는 더욱 짙어져 가시거리가 5m밖에 되지 않는다.
몇개의 바위틈을 지나,
밧줄을 잡고, 바위를 부둥켜안고....오른다.
천지연봉(?)
붉은글씨로 바위에 호작질을 해놓았네....ㅉㅉ
걸어가야할 바윗길
구름에 갖혔다.
바위를 지날때 다시 세찬 바람이 분다.
지나온 바윗길이 조금씩 보인다.
개뼉다구바위
제3의 금샘에서 짙은 구름을 바람이 날려버렸다.
고당봉도 보이고.....
절벽아래로 가산리 마애여래입상도 보인다.
주능선에 닿으며 암릉지대를 지났다.
금정산3-3지점
고당봉은 자주 올랐으니 장군평전이 있는 갑오봉으로 간다.
옹달샘 약수터의 물은 말랐다.
약수터에서 된비알을 오르면......갑오봉이다.
갑오봉
갑오봉과 장군봉 사이의 장군평전.....억새밭이다.
짙은 운무가 흐르니 고지대 평원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갓 피어난 억새를 만끽할수 있다.
운무로 촉촉한 억새의 바다가 싱그럽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물결치며 내지르는 녹색의 합창이 풋풋하다.
가르마처럼 난 길을 따라 장군평전을 가로지른다.
장군봉.
짙은 구름이 장군봉 부근에서 다시 사라지면
남쪽으로는 광안리의 광안대교와 고층빌딩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영남알프스의 신불평전처럼 광활하진 않지만
초록 풀밭의 감동이 흐르는 구름속에서 싱그러운 곳이다.
풀이 적당하게 자란데다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 주니
풋풋한 냄새가 초록으로 푹 젖게 만드는 곳이다.
암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칼날이다.
대부분 동쪽에 직벽으로 솟아 있고
곳곳이 기암과 어울려 멋진 풍광이다.
바위가 젖어 미끄러운 바위봉우리 몇개를 넘는다.
727 철계단봉
철계단을 지나 대정그린3.3km를 표시하는 이정목을 지나며
만남이들에게 은동굴 가는 길을 묻지만 아는이가 없다.
그래서 지형을 살피고.....갈림길이 있어 산에서 만난 이들의 말을 무시하고(죄송?)
우측 능선으로 내린다.
은동굴
제대로 찾아왔다.ㅎㅎ
은동굴에서 길은 다시 외길로 금륜사로 이어진다.
경부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나 옛 동면초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이 멈춘다.
14:33......기차시간까지 여유도 있고 마음도 느긋하다.
양산11번 버스를 타고 부산역으로....그리고 동대구로...,
......
짙은구름이 덮혔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가야할 길을 바라보았다.
흐르는 구름 탓에 길은 희미하지만
그러나 길은 거기 있다.
한 걸음만 내디뎌보면 길이 거기 있음을 알 수 있다.
길이란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내딛는 발걸음만큼 열리는 것
그래서 한 걸음 내딛으면 한 걸음만큼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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