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837m, 고양)
산을 오른다; 속도는 늦추고..발길 닿는대로,
빨리가면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고 하니,
천천히 간다.
하긴 빨리 가지도 못한다.
그래서 오르다 힘들면 한참을 쉬어 간다.
2015. 8. 23. 일요일
북한산국립공원이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북한동-북한산성 북문-염초봉-춘향이바위-호랑이굴-백운대-여우굴-시발클럽-서벽밴드-노적봉-북한동
약 9KM........8시간10분 소요.
북한산은 1983년에 우리나라의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광주 무등산과 함께 도심에 자리한 국립공원이다.
조선시대에는 백운대(837m), 만경대(799m), 인수봉(769m)의 세봉을 인용해 삼각산(三角山)이라 했고,
북쪽의 백두산, 남쪽의 지리산,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묘향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오악(五岳)으로 꼽히던 명산이다.
북한산성매표소를 들머리로 해서 원점회귀 산행한다.
북한산성 북문이다.
북한산성매표소를 출발해서 호젓한 길을 따라 북문까지 쉼 없이 밟아 올랐다.
북문에서 원효봉으로 가지 않고 우측으로 접어들어 옛 산성길을 따라 염초봉으로 간다.
암릉길을 한참을 오르면 뒤로 원효봉과 건너편으로 의상봉과 의상능선이 있다.
의상봉은 신라시대의 고승 의상대사가 참선수도를 하였다고 해서 의상봉이라 이름붙여졌고,
의상능선은 의상봉 오른쪽 대서문에서 의상봉-용혈봉-문수봉 까지 약 3.5km의 성곽구간을 말한다.
의상능선은 원효능선과 마주서 있다.
원효와 의상은 동 시대를 살며 불교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큰 인물들로
전국 각지의 산을 다니다 보면
이분들은 참 많이 여러 곳을 다니신 걸 알게 된다.
원효......혹은 의상이라는 명칭이 얼마나 먾은지...
암튼
당나라로 유학을 가는 중에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라는 깨달음을 얻은 고승들이니....
원효봉, 역시 원효대사가 수도했던 원효암에서 이름이 지어진 봉우리라고 한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도 좋지만 미끈하게 잘 빠진 화강암 봉우리가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곳이 북한산이다.
정상인 백운대에서 시작해 암벽등반의 메카인 인수봉,
무속인들의 성지한 보현봉 등 크고 작은 바위 봉우리들이 불쑥불쑥 치솟아 올라 장관을 이룬다.
봉우리의 바위 빛은 백설처럼 하얗고 끝이 뾰족해 붓이나 불꽃처럼 생겼다.
원효봉에서 염초봉에 이르는 암릉길은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이 좋다.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원효봉, 염초봉, 장군봉, 의상봉 등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와 능선들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바윗길 중간에는 오래 전 바위에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바위에 홈을 판 계단이 최근것인지...아니면 옛 산성을 쌓던 시대 것인지 모르겠다.
염초봉 오르는 릿지길은 장비가 없으니 우회하여 염초봉으로 오른다.
염초봉 정상에서.....
암릉길에선 다들 "삶에서 산이 주는 의미"를 이야기 하던데,
아직 그런 경지는 요원하고, 쉽게 갈수 없는 아름다운 길을 걷는게 좋다.
북한산 북편이 험악해서 더 아름답다.
게다가 이 능선에서 숨은벽과 악어등능선, 원효봉을 거친 영취봉(염초봉)능선은 가히 환상이다.
오금이 절리는 약수암 리지 아래,
여우가 튀 나올 것같은 협곡을 에워 싼 암벽들속을 거닐면
세상속에서 느끼는 온갖 고민들이 잊혀진다.
염초봉 정상에서면 장군봉-백운대-만경대가 차례로 보인다.
장군봉과 백운대 사이로 숨은벽 능선 중간쯤으로 내려갔다가 호랑이굴을 찾아 다시 한참을 올라올것이다.
백운대와 '춘향이바위'가 선명하다.
일명 '춘향이 바위'라고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바위다.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닮은 바위로,
대낮에 촉촉한 바위 아래에 쉬어 가자니 민망스럽다.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한참을 오른다.
목계단이 놓인 곳이 2009년 개방될때만 하더라도 밧줄 2개 정도 놓인 협곡이었는데,
목계단에서 우측 바위를 타고 오른다.
바위가 쌓이고 쌓인 공간 속에 60도 각도의 틈이 있고 그 틈은 길게...이리 저리 굽이쳐 이어진다.
'호랑이굴'이다
호랑이굴 입구는 좁다
배낭을 앞으로 놓고 등과 다리로 바위를 밀면서 전진한다.
호랑이굴을 빠져나오면 눈앞에
인수봉과
홀드를 붙잡고 바위질하는 클라이머들이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암벽등반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북한산 인수봉에는 정규루트만 약 80여개가 있다고 한다.
북한산은 삼각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이 커다란 삼각형 모양으로 놓여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세 봉우리 중에 가장 높은 것은 백운대로 해발 836미터이고 인수봉은 810미터로 백운대보다도 26미터나 낮다.
그럼에도 인수봉 등정을 더 높이 펴주는 이유는 등반이라는 형태를 하지 않으면 워킹으로 오르기는 불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인수봉을 마주보고 백운대를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2번의 슬랩지대를 올라야 한다.
인수봉은 역시 늠름하고 멋있다.
오늘도 대단한 열정들로 가득채운 인수봉 바윗길엔 클라이머들이 넘쳐나고,
바윗길은 그러한 열정들이 모여 함께 오름짓을 하는 곳이기에 항상 뜨겁고 새로운 기운이 넘쳐난다.
북한산이 문헌상 최초로 등장하는 시기는 삼국 시대 초기다. 삼국사기 본기 온조왕에 관한 기록이다. 한산은 지금의 서울 지역을 지칭하는 말로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정복한 이후 한강 이북을 ‘북한산주’라 명하였고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이후 한강 이남, 당시 경기도 광주 지역을 ‘남한산주’로 표기했었다. 아울러 지금의 북한산은 ‘부아악’으로 등장한다. 부아악은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업고 있는 형상을 의미하는데 흡사 바위의 모습이 그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
북한산의 명칭이 부아악으로 시작하여 삼각산, 삼봉, 화산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이후 삼각산이란 명칭으로 조선조 말까지 지속되는데 북한산으로 바뀌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토지정리를 하던 중에 삼각산이란 이름을 무시하고
지명인 '북 한산'을 산 이름 ‘북한산’으로 정했다는 설명도 있다.
고구려의 북한산군(北漢山郡), 신라 때의 지리적 명칭 '한산주(漢山州)' 에서 따 와,
한강 이북의 북-한산(北 漢山), 한강 이남의 남-한산(南 漢山) 이 산이름으로 정착되었다는.......
북한산 정상은 상습 정체 구간이어서 그냥 통과.
백운대에서 여우굴가는 길
예전엔 철제 난간이 놓여 있었다는데, 현재는 흉물스러워 철거하고 출입이 통제 되고 있는 슬랩구간이다.
여우굴....
한번에 들어가기도 힘들다.
살을 빼던지....
나무 뒷편 바위에 틈이 있어 내려서면 나선형으로 아래 틈으로 통과할수 있다.
굴속 내부 중간쯤에는 그래도 공간이 넉넉하다...
여우굴 아래에 위치한 시발클럽에 도착후 바라본 백운대 아래 서벽밴드..
와이어가 놓인 서벽밴드길을 지나
저뒷편 노적봉으로 간다.
노적봉에서 건너다 본 북한산 백운대.
벼랑 중간....약간의 크랙이 진 부분이 지나온 '서벽밴드'고
1000m도 안되는 산으로 누구나 웬만하면 다 갈 수 있으나 그렇다고 위험하지 않는 곳도 없다.
더하여 통바위가 정상을 이루며 봉우리마다 테마가 확실하고,
전체가 하나의 세트로 이뤄져 완전한 조화미를 갖춘 산.... '북한산'이다.
노적봉 나폴레옹 모자 바위를 스쳐 약수암과 대동사 중간쯤으로 하산한다.
세상에 좋은 것은 많다.
그러나 내가 땀흘리며 걷고 있는 이 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 지금은 북한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나는 오늘도 내일을 꿈꾼다.
이렇게 다시 산을 내려서도
이 산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늘 이곳에 있었고
앞으로 그럴테니
그래서 다시 찾을 수 있을꺼고
다시 찾을 땐 잊고 있던 땀내나는 바윗길의 향취를 다시 느낄 수 있을테니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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