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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경기의산

용문산에 들다...

 

 

 

 

 

용문산(1,157m, 양평)

 

 겨울빛이 운무와 함께 스민다.

 

100대명산 85번째

 

 

 

차가운 바람, 겨울비와 함께 낙엽을 쌓고

시린손끝이 아리하다. 

 

 

 

 

 

가을이 깊어져 버렸다.

산은 어느새 단풍도 사라지고, 발길에 차이는 낙엽이 쓸쓸하고,

호젓하게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지만 벌써 겨울이다.

 

 

2014.  11.  22. 토요일...날씨 비

사나사주차장-함왕혈-사나사-함왕성지-함왕봉-장군봉-용문산 가섭봉-용문사-용문사주차장

6시간30분 소요 약 12km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에 이어서 4번째로 높은산이며,

험난한 바위산으로 산행코스는 중급자 수준은 되는 산이다.

용문산의 옛이름은 미지산(彌智山)이다.

 

용문산 정상은 이전에는 출입금지 지역이었으나, 2007년 11월에 개방되었다.

정상은 시야가 확 트이고 용문들녁, 유명산, 중원산, 도일봉 등의 산자락이 펼쳐지는 산이다.

 

 

 

 

 

 

 

 

 

 

 

 

 

 

 

 

 

 

 

 

 

 

 

 

 

 

 

기암과 고산준령을 자랑하는 산으로,
계곡이 용의 몸통과 같다하여 용문산이라고 한다는데.
용문산 입구 주차장에서 용문산을 바라보면, 정상을 기점으로 좌측능선을 따라 군사시설이 설치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평지인 듯 펼쳐진 평정의 규모가 엄청나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군사시설이 점유하고 있다.
용문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가 가슴을 뛰게 한다.
막힘없이 트인 조망이 왜 군사시설이 자리잡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는 듯하다.

 

 

 

 

 

 

 

 

 

 

 

 

 

 

 

 

 

 

 

 

 

 

 

 

 

 

 

 

 

용문사에서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미끄럽고 가파르다.
로프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오늘처럼 비에 젖은 날은 로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험한 길은 아니지만, 한눈을 팔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용문산 계곡은 능선과 달리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계곡에는 이끼 덮인 실폭이 많고, 고라니 등 많은 야생동물이 사는 곳이다.
천천히 삼림욕을 즐기기에 행복한 산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용문사 입구에는 천연기념물 30호인, 높이 62m의 은행나무가 있다.
암나무인 은행나무로
나무 아랫부분에는 견디고 살아왔어야 할 세월을 이야기하듯 큰 혹이 나있다.
천년을 꿋꿋이 견디어 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는 소리를 내어 알렸다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수령이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40m, 둘레 11m이다.

동양의 유실수로는 가장 큰 나무로 기록에 올라있다는 용문사 은행나무는 숫자로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특별해 보였다.

 

이 나무의 유래는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敬順王(927~935)의 마의태자(신라 56대 경순왕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들어가던 길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625~702)가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리고 이처럼 성장했다고도 한다.

1,100여 년 동안 이곳 은행나무는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지켜봤고 임진왜란과 한국전을 겪어냈다.

그 사이 용문사는 불에 타고 폭탄에 훼손당했지만, 이 나무만큼은 꿋꿋이 생명력을 지켜왔다.

오랜 전란 속에서도 살아남았다고 하여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으며,

조선 세종때에는 정3품이상에 해당하는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하였다.

 

 

 

 

 

 

 

 

 

바라는 마음이 괴로움의 근원이라고 법정스님이 어느 강연에서 말씀하셨다는데, 

이 산에 들기전부터 바라는 마음이 많았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내내 짙은 운무가 시야를 잡았고,

내리는 겨울비가 기대를 앗아갔다.

 

그러다가,

 

어느듯

정상

 

난 또 여기 서있다.

 

 

 

용문산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