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1432m, 성주)
억센암릉길따라, 저 만디까지
바람은 따뜻해졌지만...
산마루엔 아직 봄이 도착하지 않았다.
산은 회색빛 정적이 깃들어 있어
빈가지에 色을 입히기 보다는
아직 바위로 산을 그리고 있다.
기암의 연속이고,
괴석의 파노라마다.
자연이 수만년간 비바람으로 갈고 다듬어 빚어놓은 화강암의 세상이다.
2015. 3. 29. 일요일
가야산
백운동-백운대-동장대-하늘바위-동성봉-상왕봉-칠불봉-서성재-용기골-백운동
10.4km 9시간15분 소요
伽倻山으로 다시 왔다.
지난주 그리움에서 본 동장대가 다시 보고파서....
백운동에서 곧장 치고 오른다.
30분가량 사면을 치고 오르면 어느순간 시원스레 조망이 터지는 바위지대가 나온다.
땀 흘린 만큼이나 시원한 풍광이다.
용기골이 눈아래에 펼쳐지고,
눈을 들면 만물상 능선이 파도치며.
그뒷편 그리움이 다소곳이 솟아있다.
속세의 때를 씻는 백운대다.
나무덱은 물론 없고, 흔한 밧줄도 없다.
길이 있을것 같지 않은 천길 낭떠러지의 바위 사이로 맨몸으로 스스로 디딤자리를 확보하고 오른다.
이 능선길은 한번 딛고 나면 되돌아 나올 방도가 없다.
아슬아슬 건너온 길의 가슴 철렁한 기억때문에 되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하지만,
가야할 길....
앞에 놓인 길에 우뚝 솟은 암봉의 기기묘묘한 풍경에 대한 기대감때문에라도 다시 디딤발을 구르고 올라선다.
물러서지 않고,
아찔한 바위를 타고 넘으며 가야의 석화성에 다시금 감탄을 토해내게 된다.
955봉을 내려서면 자연성릉인 동장대가 나온다.
동장대를 넘어서..하늘바위전 삼거리에서
'성주백운리 마애여래입상'을 보러 배낭을 벗어두고 내려간다.
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것으로 추정되는 '성주백운리 마애여래입상'이다.
동장대를 지나 동성봉 방향으로 오르면
높이 10m가 넘는 우람한 바위가 세로로 위태롭게 세워져 있다.
'하늘바위'라고 하는,
아래는 가늘고...위로 갈수록 굵어지는 거대한 바위가
힘을 조금만 줘 밀어버리면 아래로 굴러 떨어질것처럼 위태롭게 하늘을 받치고 서있다.
하늘바위를 지나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는 만물상 능선을 놓고 조릿대사이를 지나 동성봉까지 오른다.
동성봉에서 이어진 능선 저곳에 1천433m의 불꽃같은 칠불봉이 타오르고 있다.
불꽃같은 능선들을 따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자리잡고,
그 바위들 사이로 흐릿한 암릉길이, 그래서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지나온 동성봉과
저기 저곳에 칠불봉이 있다.
칠불봉 암릉길을 우회하면 북사면으로 아직 눈과 얼음이 놓여 위험하다.
칠불봉 암릉길을 우회하여 상왕봉과 칠불봉 중간으로 올라섰다.
가야산은 가야산 외에도 우두산(牛頭山)·설산(雪山)·상왕산(象王山)·중향산(衆香山)·기달산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현재의 가야산으로 이름이 붙은 데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옛 가야국이라는 지명에서 왔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산의 정상이 소의 머리처럼 생겨 우두라 하였는데 범어(梵語)에서 소를 가야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도의 성지 중 가야산이 있어 그것을 따라 지었다는 것이다.
모두 근거가 있다. 그러나 불교와 관련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다.
가야산이 품고 있는 세계적인 사찰인 해인사 역시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상왕(象王)은 불교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고,
가야는 범어에서 소를 말하니 가야산은 지명에서부터 불교 성지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우두봉이다.
예전에 만물상방향...그러니 백운동에서 접근할수 없을때, 해인사부터 이곳까지만 늘 산행했었고, 이게 다인줄만 알았던 적이 있었다.
일명 상왕봉(象王峰)이라 부르기도 하는 우두봉(牛頭峰1430m)은 이름 그대로 소의 머리를 뜻한다.
가야산 정상 주변 풍광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이곳이 가야산 19경중에 제1경이다.
칠불봉(七佛峰1433m).
옛 가야 땅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칠불봉은
가야산신 정견모주(正見母主)는 천신 이비하(夷毗訶)에 감응하여 두 아들을 낳았는데
뇌질주일(惱窒朱日)은 대가야의 시조 이진아시왕이 되고
뇌질청예(惱窒靑裔)는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이 되었다 전한다.
김수로왕은 인도 아유타국공주 허황옥(許黃玉)을 왕비로 맞아 10명의 왕자를 낳았는데
큰아들 거등(居登)은 왕위를 계승하여 아버지 김수로왕의 성을 따르고
둘째와 셋째는 어머니 허황옥의 성을 따라 김해허씨(金海許氏)의 시조가 되었다 한다.
나머지 일곱 아들은 가야산에 입산수도하여 생불했다고 전하니 이래서 칠불봉이라 한다.
칠불봉은 실제 가야산의 상봉이다.
멀리 덕유산이나 팔공산에서 바라보면 칠불봉에 눈길이 더 가게 되는 칠불봉은,
경북성주 땅이고
가야산 정상으로 등재된 경남 합천의 우두봉(牛頭峰1430m) 보다 실측결과 3m 가 더 높다.
산에는 자유가 있다. 그래서 간다.
발상의 자유, 행동의 자유… 그 세계는 무한하다.
무한한 산에서 만나는 사람을 보면 친밀감이 든다.
산을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위안때문일런지...
가뿐 숨을 연신 내쉬며 묵묵히 산길을 오르는 고통을 공유해서 일런지는 모르지만,
산행은
산과의 만남이면서 산사람과의 만남이기도 하고,
하루의 나들이고, 며칠의 외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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