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동릉(상주)
속세를 떠나 숨은 숨결
밧줄을 잡고...
바위를 기어오르고,
그러다가
산과 친화되어 간다.
2015. 2. 22. 일요일
화북면사무소-사모봉-입석대-비로봉-상고암-세심정-법주사
약 11km ..... 눈 덮힌 산...개척산행 9시간 소요
속리산은 대한민국 국립공원 중 1970년 3월 24일 여섯 번째로 지정되었다 .
톱날능선으로 불릴 만큼 바위지대가 많은 백두대간을 품은 산이다.
또한 충북알프스라 불릴 만큼 계절마다 각각의 특색을 뽐내며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산이기도 하다.
속리산의 주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남동쪽으로 형제봉과
북쪽으로는 비로봉, 입석대, 신선대, 문수봉, 문장대를 잇는 톱날능선을 빚어내고
다시 북동쪽으로 길을 꺽으며 밤티릉, 늘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수많은 사람들이 산에 대한 로망을 품고서 발품을 팔았던 산꾼들의 땅이다.
속리산의 천황봉은 서남쪽 방향으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해 나가고,
문장대에서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는 매력만점인 곳이다.
그 속리산에
숨은 듯 말없이 동쪽으로 길게 드리워진 산줄기가 하나 있다.
"속리산 동릉"이다.
속리산 동릉이라는 이름은 산경표상에 나와있는 이름은 아니고,
주봉인 천황봉에서 지근 거리에 있는 입석대에서
953봉, 833봉, 사모봉으로 이어진 동쪽 산줄기이기에 산꾼들은 이곳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구간은 입산통제구역이다.
동.식물보호 등 환경보전 차원이겠고 또....험진 암릉지대라.....
속리산 동릉의 산행은 경북 상주군 화북면사무소가 소재한 어항리의 보호수가 있는 데서 출발기점으로 하여
사모봉(736m)과 833봉, 878봉, 953봉을 거쳐 속리산의 주능선인 입석대까지 오르는 것을 동릉의 산행구간으로 잡고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산을 향해 마을을 벗어나
오미자 밭을 지나 비탈진 산길을 오르다보면 능선길과 마주치게 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은 시작부터 된비알이고, 바짝 얼어있다.
그러다 만나는 돗대바위 전망터에 서면 시원하다.
첫 암벽.
자일을 묶어 오르면 전망이 트이는 능선을 만난다는데,
전날부터 내리던 비로 아직 산은 구름에 갖혀있다.
하지만 어느순간 난 사모봉 앞에 서있다.
사모봉정상이다.
사모봉은 구름에 가려있지만 구름이 걷히면 암봉으로 사면은 천애의 벼랑이다.
조망터이기도 할터인데
산봉의 표지석이나 표지판이 없다.
암봉을 내려서는길 또한 오름길처럼 사납다.
구름속에서 벗어난
사모봉에서 급히 내려오던 산길은 다시 된비알의 오름길로 이어지며
몇번의 너럭바위 쉼터를 지나게 된다.
바위 위로 나있는 외길을 내려올때면 엉덩이를 붙여야만 할 때도 있다.
산행은 뭐니뭐니 해도 조망이다.
너럭바위 쉼터에서 드디어 속리산 주능선의 종쪽 방향이 민낯처럼 다 드러난다.
동릉의 산길은 뚜렷한편이지만 제멋대로 자란 나뭇가지가 할퀴고
눈덮힌 겨울산은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숨겨진 길을 찾는 재미가 가득하다.
입석대가 가까워 졌다.
- 입석대
입석대(立石臺)는 신선대와 비로봉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법주사에서 동북 방향으로 약 5.5k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 이 곳에서 조선 후기의 임경업 장군이 수도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청법대와 마찬가지로 매우 험준하여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조선왕조 제16대 왕인 인조때의 임경업장군이 이 곳에 이르러 6년 동안 몸과 마음을 단련할 때
그가 어느 정도의 단련이 그의 체력한계가 되는지를 알길이 없었다.
그는 그것을 시험하려 했으나 기준조차 알 길이 없어 매우 당혹하게 여겨오고 있었는데,
하루는 석굴에 않아 정신을 통일하고 있는데 그 뇌리에 홀연히 형체는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임경업이 정신을 차리고 그 말을 들으니
"마주 바라다보이는 석벽에 올라가 그 옆에 누워있는 돌을 비석처럼 세워놓으면 그 힘을 측정할 수 있으리라"하는 말이었다.
임경업은 곧 경업대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올라가 커다란 돌을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
이에 임경업이 그 힘이 모자람을 깨닫고 다시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여 마침내 수도 7년째 되던 해에 반석(盤石)위에 돌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그 후부터 "돌을 세웠다"고해서 입석대(立石臺)라 불리게 되었다.
(위키백과에서...)
입석대를 얼마남지 않은 953봉을 오르는 도중에
안돌이바위라는 거대한 바위가 대형 둥근바위를 이고서 누워있는 묘한 등로가 놓여 있다.
바위에 걸쳐져 있는 나무 하나, 바위를 두르고 있는 가는 로프하나 잡고 건너간다.
그 길을 지나면 다시 납작 엎드려야하는 바위도 통과하여,
조릿대 지대를 지나면 속리산 주능선에 합류한다.
산죽군락을 뚫고 오르면 동릉의 마지막 봉인 953봉이 있어 조망이 가득하지만
허벅지까지 차오른 눈길을 뚫고 지나와서인지 마지막 봉우리는 그냥 지나간다.
백두대간 길이자 속리산의 주능선에 들어선다.
원 계획은 북진해서 산수유릿지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눈밭에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비로봉을 거쳐 법주사로 하산한다.
고릴라바위.....두껍등....도룡뇽바위를 지나
천왕봉 900m 지점에서 상고암으로 간다.
법주사로 내려가던중
다시 산길로 상고암으로 찾아든다.
상고암(上庫庵)은 720년(성덕왕 19)에 창건되었다는데,
처음은 법주사를 짓기 위한 목재를 저장해 두던 창고로 이용되다가 뒤에 암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일설에는 비로봉을 중심으로 해서 모자성을 구축하고 군량미를 비축했다고 해서, 뒷날 상고암이라 부르게 됐다고도 한다.
비로봉 아래쪽의 상고암(해발 930m)은 문장대 직전의 중사자암, 경업대 아래쪽의 관음암과 함께
속리산의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로 유명하다.
또한 물맛이 좋다고 소문났지만, 며칠전 한파에 샘이 얼었다고 한다.
스님이 떠다놓은 물 한잔 얻어 마시고.....
헬기장을 겸한 전망대로 올라간다.
상고암전망대는 속리산에서 조망이 제일 좋은 곳으로 문장대에서 천왕봉까지
문수봉, 경업대, 신선대, 입석대 등 속리산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상고암 위쪽 전망대에 섰다
속리산 동릉을 거쳐오면서 동쪽 사면을 찬찬히 흝으면서 왔으니,
이곳에서는 속리산 주능선 서쪽면을 한번에 조망한다.
2월의 황사가 내습했다지만 유장한 서릉의 눈부신 자태를 눈시리도록 볼 수 있다.
굴곡진 서릉의 산봉들이 숨바꼭질하듯 머리를 내밀고 있다.
상고암을 내려오면서 오른쪽으로 가면 천년송으로 불리는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채 멋진 모습으로 서있다.
바위에 올라서면 굵은 뿌리가 바위를 감고 있는 모습에서 천년송의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상고암 천년송을 지나 세심정으로 길을 내려선다.
봄같은 계곡의 물소리는 커지고 골의 기온도 따뜻하다.
세심정부터 법주사시설지구까지의 지루한 포장길을 계곡 물소리에 젖으며 그렇게 내려서면,
긴 하루의 여정이 끝이난다.
힘이 든 만큼 속세의 티끌을 내려 놓고 자연의 숨결을 담아간다.
없는 듯 이어지는 길을 찾고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눈을 헤치고
얼어붙은 바위를 오르고
밧줄잡고 수차례 오르면
축축한 눈에 빠져서 신발도 묵직하고
깊은 눈을 헤치느라 다리는 무겁지만
숨어있는 비경들은 구름에 가려도
안개에 숨어있어도 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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