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 no. 2020-1
2020. 2. 1. 토요일
일기예보에 날이 맑다고 해서,
또, 눈이 내렸다 해서....
영각사-남덕유-장수덕유(서봉)-삼자봉-덕유학생교육원
눈에 익숙한 사람들과 달리, 대구 생활 5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눈은 '만나러가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
눈은 오는 것이라지만
더 이상 이 곳엔 오지 않으니,
유년 시절 겨울 새벽녘 특유의 포근함이 창호지로 통해 느껴질 때....... 아! 눈이다!
정신이 번쩍 드는 각성은 잘 맞았다.
문을 열면 마당에 소복한 눈이 파랗게 가득했다.
마당 한 켠에 있던 작은 화단의 푸른 눈은 어찌 그리 아름답던지......
내복바람에다 양말도 없이 마당으로 나가 눈을 만져보고는 시린 손을 사타구니에 찔러 넣고
대문을 열면 푸른 새벽은 눈으로 서서히 하얗게 밝아지는 듯 했다.
‘추운데 뭐하냐’ 기척을 느끼셨는지 안방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소리가 다정했던
아! 그 때의 아버지....... 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어 주시며
눈사람의 눈은 언제나 숯으로 꾸미시던 당신은 언제나 눈과 함께 추억됩니다......
맑은 날의 설경을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깊은 수면 아래의 모습을 한 설경이 있다.
차분히 가라앉은 고요.
산기슭을 타고 올라오는 세찬 바람은 으르릉거리고,
이 산길에서는 내가 무슨 수행정진을 하는 것이 아니니
그저 구름 한 겹 얇아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을 안고 걷게 되는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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