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섬(艾島;애도)
그 섬, 그 길.
고흥에서도 한참 끄트머리에 보석같은 쑥섬(애도)이 있어
다다르는데 공을 들여야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은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2019. 6. 6.
외나루도 봉래산을 내려와서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쑥섬으로 간다.
6월의 시작인데 날씨는 삼복이다.
이른 더위가 닥쳐오면서 짧은 봄을 일찍이 떠나보냈지만
더우면 더운대로 산과 들, 꽃과 나무, 바다와 섬들이 펼쳐진
남도의 초여름은 여전히 아름답다.
쑥 애자를 쓰는 애도(艾島ㆍ쑥섬)는
고흥반도에서도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어
가는데 제법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항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애도는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33’에 선정되기도 했고,
전남 1호 민간정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애도는 나로도에서 배로 다시 5분 동안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섬으로
'힐링파크 쑥섬쑥섬'이 40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밀정원으로 불리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난대림 원시림이 울창한 곳.
별 모양의 정원이 다도해와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
수 백년된 돌담길이 아직도 오롯이 보존된 곳.
숱한 세월동안 해식작용에 의해 이뤄진 기암괴석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무덤이 전혀 없는 곳.
개와 닭은 없고 고양이만 있는 곳이다.
쑥섬은 나로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로 5분 거리 남짓
한눈에 잡힐 듯 보이는 쑥섬은 보기에도 앙증맞다.
원래 쑥섬만 있었지만 왼쪽 손죽도와 방파제로 연결돼 있어
지금은 2개의 섬으로 구성된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섬으로 건너간다.
애도는 1665년 조선 현종 때 장흥 관산에서 박종립이 처음 들어왔다고 한다.
원래는 돌산군에 속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고흥군 봉래면에 속해있다.
이 곳은 1970년대만 해도겨울 삼치가 많이 잡혀 파시가 형성될 정도로 부촌이었다.
하지만 70가구에 달하던 마을은 젊은이가 하나, 둘씩 떠나면서
초라한 섬으로 쇄락을 거듭하다가
2000년대 접어들면서 김상현 중학교 교사와 고채윤 약사가 이사를 오면서 부터
이 곳에 야생화를 심고, 길을 만들고, 탐방로 곳곳에 스토리텔링이 가해졌다.
무려 16년간
섬 주민들과 함께 가꾸어낸 섬이다.
애도 가는 배는 12인승이소, 승선기록부가 필요치 않다.
배에 승선 후 긴 호흡 몇 번, 배는 벌써 애도에 도착함을 알린다.
선착장 입구 안내판이 눈에 들어오고
그 옆에 탐방 이용료 5천원을 담은 무인 돈통이 있는데
단체 관광객의 비양심으로 인해 배삯과 함게 미리 지불하게 된다.
이제는 이 돈은 세금과 꽃정원, 탐방로, 원시림 가꾸기사업으로 전액 투입된다고 한다.
우선 오리처럼 생긴 갈매기카페를 지나
쑥섬이 고양이섬 임을 알리는 조형물이 있다.
다시 갈매기카페
이 곳 섬에는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미리 여기에 들러야 한다.
간단한 음료수나 생수를 파는 무인판매대도 마련돼 있다.
갈매기카페 옆으로 탐방로 놓여있고
이정표에는 직접 쓴 글씨가 정감을 더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탐방로는 잘 다듬어져 있고
난대원시림이 무성하다.
육박나무와 후박나무, 푸조나무
처음 맞이하게 되는 원시림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동백나무와 잣밤나무 터널을 지나면 환희의 언덕에 이른다.
나로도 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지척에 손죽도를 배경삼는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숱한 세월동안 해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기암괴석과 파도가
아름다운 포말을 이뤄 흘린 땀을 식혀주고
손죽도를 따라 펼쳐진 남해안 비경이 섬을 이야기한다.
이 섬에는 무덤이 없다.
설령 무덤을 만들더라도 곧바로 육지로 이장한다고 했다.
원시림 속으로 다도해 풍경이 들어온다.
숲을 통해 본 다도해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원시림 탐방로에는 사계절 바뀌어 가면서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다시 짙은 숲을 지나면 별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별 모양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별 정원.
멀리 다도해 풍경이 보인다.
애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로도 우주센터가 있다.
그래서 착안한 정원 이름이 ‘별 정원’이다.
1천평 규모에다 300여종의 야생화가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다.
사양도를 이어주는 연륙교를 배경으로
섬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꾸민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버베나, 양귀비, 트리토마
직접 씨뿌리고 가꾸지 않으면 제대로 자라지 않을 꽃들이
오가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꽃들이 만발해서 해안 정원의 정수를 느끼게 해 준다
별 정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수평선과 야생화가 조화를 이룬
그야말로 별 정원은 별천지다.
나루도연안여객터미널과 쑥섬을 잇는 쑥섬호는 여전히
잔잔한 물살을 헤치고 있다.
남자산포바위가 이 섬의 정상으로
쑥섬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산포는 경치가 좋으면 놀거나 잠시 쉬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상표기 아래
에베레스트(8848m), 백두산(2750m), 한라산(1950m) 정상과 별 차이가 없다고 적혀있다.
정상은 정상끼리 통한다는....
신선대바위 닿기전 갈림길이 나온다.
높은 정상에 올랐으니 그래도 거친길이 맘을 땡긴다.
무인등대 방향이다.
해안가에 무인등대가 있다.
멀리 거문도는 물론 초도까지 보이고
등대를 따라 해안가에 내려가보면 해안절경이 멋지게 수 놓여 있다.
무인등대를 돌아나와 마을을 향해 내려가다보니,
우끄터리 쌍우물이 나온다.
우물은 복원 예정이고 앞에 사양도가 펼쳐진다.
오랜세월을 견딘 마을 돌담길
돌담길만 있고 가옥은 이미 사라졌다.
사람은 살지 않더라도 돌담길을 그대로 살려
마을의 역사와 자연을 고히 간직한 살아있는 전설로 만들었다.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선정된 쑥섬(애도).
가고 싶은 섬은
섬 전문가, 관광 전문가, 기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33개 섬을
여행자의 취향을 고려한 5가지 테마
(놀-섬, 쉴-섬, 맛-섬, 미지의-섬, 가기 힘든-섬)로 나눠 선정했다고 한다.
애도는 경기도 풍도, 경상남도 실리도, 전라남도 우이도,
제주도 추자도 등과 더불어 ‘미지의-섬’에 분류되었다.
애도는 현재 힐링과 즐거움이란 비전으로 만들어진
“힐링파크 쑥섬쑥섬”이 조성되어 관리·운영되고 있다.
방문 요금은 5,000원이고, 배삯은 2,000원
3km의 몬당둘레길에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섬보호 차원에서 섬 내에서 취식이나 야영은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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