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산(1004m,울진)
뜨거운 여름에 더 뜨거워진 흰바위산.
땀으로 흠뻑 적신 날이었다.
2017. 8. 6. 일요일
폭염속으로....
백암산 산길은 단순명료하다.
온정리에서 출발해 백암폭포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능선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거리는 약 10㎞, 5시간 20분쯤 걸렸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 산길 조금 걷고는 숨고르며 물을 마셔대니 시간은 늘어진다.
불감시초소에서 산길이 시작된다.
초소에 계시던 어르신이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백암산 갔다가 선시골로 내려 갈수도 있고...다시 돌아올수도 있어요.'
'요즘 여가 마이 가물어 산에 물이 없을끼라요..'
계곡에 물이 없으면 헛방인디...선시골의 흐르는 계류가 보고 싶어 걸어가는 길인데,
고민이 된다.
걷기 좋은 길은 백암산의 깊숙한 품으로 파고든다.
산행 시작부터 땀이 흐른다.
보통은 머리에서 흫허내려 코로 턱으로 뚝뚝 떨어지는데,
손증, 팔등의 모든 피부에서 비 맞은 것 처럼 땀이 솟ㅅ아오른다.
널찍한 길이 오솔길로 바뀌면서 미끈하게 뻗은 금강소나무들이 스쳐지나간다.
백암폭포 갈림길.
왼쪽 백암폭포 길로 오른 뒤, 오른쪽 정상 방향으로 내려오게 된다.
결국 선시골로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폭포까지 2.4km는 길은 더운 날씨만 아니라면 제법 편안하다.
금강송 우거진 산비탈을 타고 두어 번 돌면 올라서면 바짝 마른 계곡을 만난다.
폭포에서 흘러내린 계곡이 이만큼이나 말랐다면 폭포의 수량도 부족할꺼고...
백암폭포.
2단 폭포로, 높이는 40m 정도...
아래 계곡은 말라있는데도
다행히 폭포수는 수량이 많진 않아도 흐른다.
폭포를 떠나면 곧바로 급경사가 시작된다.
긴 계단을 올라 로프가 설치된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마음은 아직 폭포수에 담가두고 몸만 오른다.
쌓아둔 듯한 돌무더기까지 오르면 무덤이 있는 제법 너른 평지에 이르고
여기서 점심을 해결한다.
여름철엔 흐른 땀으로 식욕은 없지만 먹어야 걸을 수 있다.
산길에서 배고프기전에 미리 식사하는 것도 좋다.
식사 후 다시 한차례 된비알을 올라 허물어진 백암산성을 지난다.
안부를 지나 마지막 급경사를 쳐 올리면 바위 지대를 만난다.
이곳이 흰바위다.
멀리서 보면 햇빛을 퉁겨내는 모습이 눈부시고 아름다워 백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백암산 정상(1004m)
헬기장이 들어선 정상에서도 시야가 뚫린다.
동쪽으로는 반짝이는 동해가 발아래 있고,
그 나머지 방향은 굵고 명확한 산줄기가 겹겹이 쌓인 가운데
영양 일월산이 존재감을 뿜어낸다.
정상을 떠난 후 북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른다.
선시골 갈림길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선시골 갈림길.
선시골은 울진군 남쪽, 백암산(1004m) 자락 북동쪽 사면의 바위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좁고 긴 계곡으로 요즘은 신선계곡으로 불리는 6km의 깊은 골짜기다.
물이 많고 길며, 기기묘묘한 바위와 계곡수의 조화가 이뤄낸 맑고 깨끗한 계곡으로,
이 계곡을 가고자 오른 백암산이지만 오랜 가뭄으로 수량도 부족하고 시간도 충분치 않아
다음엔 계곡탐방만을 하기로 하고 온천골로 하산한다.
갈림길을 헤어진 산길은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지그재그로 한참을 쏟아져 내려야 한다.
산비탈을 타고 돈다.
산길 중에서 가장 만만한 길이 이런 산비탈을 타고 도는 길이지만
더운 날씨엔 이것도 쉽지 않다.
김녕 김씨묘 2기가 있는 천냥묘를 만난다.
옛날 김씨 집안에 천씨 성을 가진 머슴이 있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실 자리가 마땅찮아 별 수 없이 산속에 묘를 썼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하게도 천씨 머슴이 하는 일마다 잘되었다.
주인 김씨가 지관을 불러 묘의 형세를 보니 명당이어서
천씨를 설득해 천냥을 주고 묘 자리를 샀다고 한다.
김씨집안 묘 2기의 무덤은 아직 있다.
올라올때 계곡이 없음을 확인했으니 백암온천 물에 몸을 담글 생각으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울진군 온정면(溫井面) 온정리의 백암온천
전설에 사냥꾼 창에 맞은 사슴이 몸을 회복하던 자리에서 온천이 솟았다고 한다.
'한 줌으로 오랜 병이 낫고, 두 겨드랑이로 풍기면 뼈도 신선이 된다'는 온천으로
48~50도 정도의 수온으로 나트륨, 황산, 염소, 불소등을 주성분으로 한 알칼리성
온천으로 부부가 함께 온천욕을 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다.
폭염의 시기, 온천지대는 한적하다.
가뭄에 폭염까지 더해 더욱 뜨거워진 산길에서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경험한 후 풍덩!!!
온천물로 땀을 식히면서
다음엔 신서골 계곡치기를 그리고
다시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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