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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경남의산

영남알프스 실크로드(만어산)






만어산(670m, )

 가다 멈추면, 이곳이다.

영남알프스 실크로드.....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으로 사라지고

다시 그 강 너머로 산줄기는 시작된다.

낙동강 유역, 밀양 산외면 남기리에서 시작되는 영남알프스 운문지맥

비학산을 거쳐 중산에서 오치령으로 떨어지고 다시 구만산을 돌아

억산, 운문산, 그리고 최고봉인 가지산에 오른다.

가지산에서 낙동정맥길을 따라 능동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영축지맥을 따라

오룡산, 염수봉,뒷삐알산, 능걸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구간인 매봉과 금오산을 거쳐 구천산, 만어산, 그리고 마지막 봉인 산성산까지

도상거리 93km, 실거리 110km, 체감거리 130km를 무박으로 40시간에 주파하였다는 블로그글을 가끔 보았다.

접속도로 포함해서 130km 이상의 물을 거치지 않는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 실크로드 트레킹길이다.

이길을 한번에...아님 두어번에 걸쳐 나누어 걷는다는건 이 내몸으로는 생각도 안한다.

산길 옆도 뒤도 안돌아보고 내달리는 건 즐기지 않으니...

그저

여러 조각으로 쪼개고 쪼개서

천천히 환한 낮에 머리에 불 밝히는 일 없이 그렇게 걸을수도 있겠거니,

전체10구간으로 나눠 첫 번째구간 산성산-만어산구간이다.




2017.  1.  14. 토요일

(춥고, 바람 몹시 심하게 부는 겨울날)

활성동 강변 살내마을-산성산-만어사-만어산-감물고개

알바포함 16km.....5시간50분.



       

(드래곤님의 기록....펌)


직접 두드려 본다.

정말 바위서 종소리가 나는지!

작심하고 이 산을 올랐을 게다.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은 예불을 올린 후 너덜지대로 내려가

돌 하나하나 쳐보며 그곳에 산적한 바위 3분의 2가 종소리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리고서는 재미있는 만어사 이야기 보따리를 ‘삼국유사’에 풀어 놓았다.


만어산 인근 지역(지금의 삼랑진)에 흉년이 들었다.

그것도 4년 연속으로,

이유는, 독룡(毒龍) 한 마리와 나찰녀의 애정행각 때문이다.

한 명의 나찰도 아닌 다섯 나찰녀와 통했는데 정분 나눌 때마다 번개가 내리치고 비가 쏟아져 내렸다.

오곡백과인들 제대로 영글까. 어느 날 김해 가야의 왕 김수로가 행차했다.

삼랑진 기관장과 유지들이 직언했을 것이다.

경제파탄의 주범인 독룡과 나찰녀를 물리치지 않는 한 지역경제는 살릴 수 없다고.

김수로왕, 주술을 부려보았지만 독룡을 물리치는 데 실패했다.

결국 김수로왕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법을 청했다.

부처님 설법에 감명한 나찰녀가 오계를 받으니 폐해가 없게 되었다.

불법의 위력에 동해 용왕도 감탄해 이곳 만어산을 찾은 듯싶다.

동해의 어룡(魚龍)이 바위로 변하여 골짜기에 가득 찼는데 각기 종경(鐘磬)소리가 났다.


또 하나의 기록.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가 전하는 만어사 이야기도 있다.

동해 용왕의 아들이 탄식하고 있었다.

자신의 수명이 다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김해 땅 무척산에 머무는 신승(神僧)을 찾아가 사연을 전하고는 여생을 보낼 만한 곳을 일러 달라 간청했다.

신승의 한마디가 단순명쾌 하면서도 일품이다.

“가다 멈추는 곳이 그곳이다.”

용왕의 아들이 길을 떠나자 수많은 물고기떼가 그의 뒤를 따랐더랬다.

용왕의 아들이 멈춘 곳이 지금의 만어사.

절에 이른 직후 용왕의 아들은 미륵불로 변했고, 그를 따르던 수많은 물고기들은 크고 작은 바윗돌로 변했다고 한다.




따뜻한 날들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몰아친 한파에 움추려든 몸을 일으켜....

밀양ic인근 활성동을 들머리로 산성산부터 오른다.




산성산으로 향한 다소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능선을 오르니 한파가 몰아친 날씨에도 땀이 난다.












등산이 좋은 것은 어찌 됐든 걸을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계절마다 얼굴을 달리하는 낯선 세계와의 대면으로 걷는것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간단한 먹을거리와 물을 준비한 배낭을 메고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가빠진 숨쉬기가 한바탕 휘몰아친 후엔 

그동안 밀쳐놓았던 상념들을 하나둘 정리되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따뜻한 길동무와 조우할 수도 있으니....








산길을 걷다보면 바짝 마른 나뭇가지에서 철도 모르고 피어나기 시작한 파릇한 작은 잎사귀를 발견할 수도 있다.

작은 기쁨이다.

 그래서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가는 단조로운 행위를 하는 것일테다.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걸으면 행복해진다.








55분을 걸어 산성산에 이른다.
















솔잎가득한 산길을 걷다가 임도를 만난다.

산성산-만어산 구간은 임도를 자주 만나게 되지만 임도 건너편으로 산길이 잘 나있다.
















저 멀리 있던 만어산 직전 통신시설이 이젠 제법 가까워졌다.
















































임도를 걷다가 잠시 방심했다.

산불조심 간판 아래...희미하게 지워진 이정표를 보다가,

만어사로 향한 길을 놓쳐 임도를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와 만어사로 간다.




흙길 중간에 만어사로 향한 이정표가 놓여있었는데.....

놓쳐버렸던것 같다.

만어산 구간은 만어사를 보기 위해 온길이니 만어사는 반드시 가야만 한다.

(산행은 알바가 있어 즐겁다...)
























수많은 물고기가 크고 작은 바윗돌로 변했다.


너덜지대에 가득하다.

눈길 머무는 곳 마다 펄떡펄떡 뛰고 있다.

작은 돌 집어 바위 한 번 쳐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만어사 돌물고기들 전부 천연기념물이다.












여느 암석의 질감과는 확연하게 다른 질감을 보여준다.

붉은 빛도 감돌고....












용왕의 아들이 변해서 된 미륵바위가 있는 미륵전 뒤로 산길이 열려있고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치달아 오르며...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만어사 주변 외에는 암릉이 없다.

그럼 저 만어사 돌들은 정녕....?








가파르게 능선을 오른다.

넓은 공터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이동통신기지국이다.

이 일대를 아우르는 높은 지대이기 때문에 중계탑이 세워졌다.




















정상에서 낙동강이 보인다.

물길은 낙동강에서 이어진다.

용왕 아들을 따라 동해 물고기들이 예까지 온 물길이 오롯하다.

정상석 뒤로는 멀리 재약산과 가지산, 운문산이...그 뒷편엔 신불산 영취산이 흐르고 있다.




















진달래와 소나무가 길을 문득 막고 있는 좁은 산길을 걸어 점골고개에 이른 후 

임도를 따라 날머리인 감물고개로 간다.













돌 바다를 이룬 너덜지대가 경이롭고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의 전망도...뒤로 펼쳐져 앞으로 걸어갈 영남알프스도 좋다.

실크로드 첫번째 구간,

만어석을 두드리면 만어산 골짝 곳곳에서 메아리가 울려퍼질듯 하다.

그 울림이 커진다면 수많은 고기떼가 다시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