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볼까...〕
모산재(767m: 합천)
깊은 산속 바위길에서 休,
황매산 기적길
합천팔경 가운데 제8경인 황매산 모산재를 오른다.
황매산 자락에 바위로 이뤄져 있는 모산재(767m)는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힘줄을 뻗어낸 봉우리다.
2016. 11. 13. 일요일
지난주 황매산 억새보며 내려오다가
황매산 초입의 모산재에 마음을 빼앗겼나보다.
조금 늦게 가벼운 아침을 먹고 차몰고 모산재로 간다.
오늘도 기사로...가이드로...사진사로...짐꾼으로.
주차장-돛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순결바위-국사당-영암사지-주차장
원점회귀산행으로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모산재는 경남 합천군 소재 황매산 끝자락에 솟은 바위봉우리다.
일반적인 산 이름과는 다르게 산이름에 재..자가 붙어 있다.
합천 영암사지라는 입간판을 따라
포장길을 걸어 200m 지나면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 초입....
영암사지 직전에 숲길로 들어선다.
숲에 들어 시원한 바람을 맞다보면
숲은 서서히 바윗길로 변하고
저위 거대한 바윗덩이가 위태롭게 하늘에 걸려 있다.... 황포돛대바위일꺼다.
밧줄을 잡고 바위 지대를 지나
수직으로 선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수직의 계단을 가뿐 숨을 몰아쉬다 올라서면 거대한 암릉....
그 끝자락에 돛대같은 바위 하나가 얹혀 있다.
돛대바위는 암릉의 끝자락에 삼각형으로 맺히면서 솟구쳐 올랐다
돛대바위를 만난다.
순풍에 떠가는 배의 돛대와 흡사해 이름 붙여졌을테고
돛은 시원하게 펼쳐져 바람을 이고 있다.
한국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무지개터.
모산재라는 이름도 정상 바로 밑에 있는 이곳 무지개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가뭄이 들면 지역민이 디딜방아를 지고 와서 기우제를 지내던 자리로,
이곳에 무덤을 쓰면 자손대대로 영화를 누리지만 반대로 마을은 가뭄이 든다고 해서
이곳에 묘를 쓰지 못하도록 웅덩이를 만들어 물이 고이게 했다.
웅덩이는 못으로, 못이 있는 못산, 모산 등으로 불렸다고....하는 설이 있고
또 바위가 묘하게 생겨서 모산재라고 불리어 진다는 설도 있다.
모산재는 해발 767m의 암봉으로, 합천8경 가운데 제8경에 속한다.
잣골듬, 또는 신령스런 바위산이라는 뜻의 영암산(靈岩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산재 정상,
넓은 암반 위 정상에 말라죽은 소나무에 누군가 익살스러운 장승을 조각후 솟대도 걸어두었고
물결치듯 흐르는 산 너울과 발아래에는 작아진 마을들이 옹기종기하고,
조금전 올랐던 돛대바위가 위풍당당하게 절벽에 걸쳐있다.
모산재 정상을 내려와 만나는 이 길의 또 다른 얼굴,
순결바위로 이어진 바위능선은 마치 천혜의 요새라도 된 듯,
뒤로 돌아보면 돛대바위가 바람에 날리고
발아래 가을걷이가 끝난 누런 들녘과 낮게 엎드린 주변의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놓았다.
영암사지 이정표를 따라 내려간다.
오른쪽은 단애를 이룬 천 길 낭떠러지지만 왼쪽은 평평하고 넓은 바윗길이다.
바위길 한굽이 내려서면 벼랑 끝에 갈라진 바위가 있다.
몸을 이리저리 비집고 나가보면 바람이 세찬 서늘한 절벽 끝이다.
바윗덩이가 묘하게 갈라져
그 갈라진 틈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좁아지는 형태로
사생활이 문란한 사람이 바위틈에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바위지만
제법 체격이 있는 나도 쉽게 쓱.....
순결바위를 통과해 돌아보면 황매산정상이 정면이다.
능선에서 영암사지로 내려서는 길에도 크고 작은 바윗길과 시원한 조망까지 더해진다.
쇠줄이 설치된 커다란 암릉을 돌아 내려서기도 하고
저마다의 모습으로 솟은 기암괴석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지금 걷는 이길을 합천에서는 황매산 기적길이라 이름 붙였다.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거침없이 뻗어 그 기백이 모인 곳으로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차오른다고 한다.
국사당이라는 제단 같은 돌무더기가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이성계를 왕위에 올리기 위해 기도했다는 곳으로
지방관찰사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도록 했고,
이후 고을 현감 등이 지내다가 이제는 인근 주민이 매년 음력 3월3일에 제를 올린다고 한다.
암릉길 한바퀴 돌아 내려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엔 단풍이 한창이다.
가을은 이렇게 소리없이 지나가고 있다.
대구로 돌아오기전 황계폭포까지.....
힘들지 않은 길이다.
감탄사를 쏟아내게 하는 멋진 풍광이 있고
돛대바위로 시작해, 천하제일의 명당자리라는 무지개터,
기운이 넘치는 모산재, 순결한 사람을 가려낸다는 순결바위,
그리고 국사당을 거쳐 다시 영암사지로 내려오는 길은 산길치고는 짧다.
......
걷기의 매력은 한번씩 멈춤에 있다.
경치가 아름다워서,
볼거리가 있어서,
숨이 차서,
사진을 찍으려고….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한 호흡을 끊어 감으로써
잠깐의 휴식에 큰 기쁨을 얻는다.
잠깐 멈춰.....쉬어간다.
기적과 같은 풍경을 내려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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