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암가는길,,,
북대암, 운문사거쳐 마음가는대로....
한달간 지속되던 폭염이 끝나니 기분은 여름이 끝난 것 같지만,
여전히 덥다.
태풍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은 폭우가 쏟아졌는데,
태풍의 끝자락인지 보슬비가 내려 여전히 습도 높고, 후덥지근하다.
2016. 9. 4. 일요일
동강 백운산..습도 높은날 힘들었나보다.
모처럼 늦잠 자고 일어나니 하늘은 무겁고 비가 쏟아질듯한 날씨다.
습도 높은날은 산행을 하고싶지 않아...
드라이브삼아 청도로 나선길이다.
청도는 가로수도 감나무가 많다.
이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청도 운문사 가는 길에는 온통 주홍색의 감 세상이 펼쳐질테지만,
아직은 그저 한숨돌린 여름이다.
운문사 매표소를 지나면 솔숲이 펼쳐지고 솔바람길이 시작된다.
운문사 입장료 2,000원씩, 주차비 2,000원.
매표소 옆 주차장으로 안내하던 주차요원이 사리암 간다니 통과시켜준다.
힘 있게 뻗은 소나무 숲 사이로
걷기 좋게 조성하여 놓은 솔바람길을 지나간다.
100년 된 소나무부터 200~300년은 됨직한 노송들이 깊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잔가지마저 세파에 기울어진 소나무들은 방향을 잃고 몸을 비틀어 뒤섞는다.
매표소에서 4km정도.....
사리암주차장에 도착해서 사리암이 위치한 능선을 올려보면
지룡산 능선은 운무에 쌓여있다.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사리암(邪離庵)으로 가는 길이다.
사리암 입구 표지석은 있는 듯 없는 듯 있다.
사리암(邪離庵).
간사할 사(邪)와 떠날 리(離)가 서로 기댄 암자로 조금이라도 간사한 마음이 있으면 바로 없애주는 암자다.
보통 사리암(邪離庵)을 풀이하면 간사한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마음을 정화를 시켜주는 곳이랄까.
돌계단을 3,40분 올라야 하지만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불구불...돌계단을 걸어 오르면 짝달막해진 싸릿비가 반긴다.
호거산 양 계곡에 안긴 사리암은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리암 입구와 계곡을 이어주는 해탈교를 지나 올라서면
관음전, 사리굴, 천태각(天台閣)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1845년 신파대사가 건립한 뒤 나반존자상을 모셨다고 한다.
느적느적 찾았더니 시장하다.
사리암은 24시간 공양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밥을 나르고, 식기를 씻고.....그 덕분에 주린배를 채울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기도처인 사리굴.
기도시간까지 30여분이 남아 신도는 많지만 아직 조용하다.
사리암은 나반존자상을 모셨다 한다.
나반존자란 부처님 열반 뒤 미륵불이 출현하기 전까지 중생을 제도하고자 원력을 세운 분이다.
천태산 위에서 홀로 선정을 닦으며
열반에 들지 않고 미륵불을 기다리는 존재라고 해서‘독성(獨聖)’이라 불리기도 한다.
나반존자란 명칭은 석가모니 10대 제자나 500 나한 이름 속엔 보이지 않는다.
허나 한국불교에서 나반존자는 말세 복 밭이다.
복 주는 아라한의 한 사람으로 믿고 있으며,
18나한 중 빈두로존자(賓頭盧尊者)로도 보고 있다.
우리나라 사찰 나반존자 모습은 하얀 눈썹을 길게 드리우고 미소를 띠고 있다고 한다.
사리암으로
쉽지 않게 찾은 모든 사람들의 소원이 무엇이든 다 성취되어 지기를 희망하며,
해탈교를 넘어 내려온다.
묵언수행자 처럼 묵묵히 돌계단을 내려올때...
공기가 밝아진다.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아이들이 계단을 다람쥐처럼 내려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배꼽인사하면..
힘겹게 올라오시는 분들도 빙긋이 한마디씩....
묵직하던 대기가 상쾌해진다.
운문사.
운문산 운문사가 아니고, 호거산 운문사다.
우리나라 대표 비구니 사찰로 학승들이 공부하는 대가람이며
또 일반인들에게는 처진 소나무로 유명한곳이다.
운문사(雲門寺)는 구름도 잠시 쉬어가는 산사이다.
구름과 같이 마음이 들떠 조용히 정신을 깨우려 할 때는 이곳을 찾아야 한다.
온전한 마음을 세우고자 할 때도 좋다.
운문사는 산기슭에 자리한 것이 아니라
나지막한 평지에 자리한 안온한 곳으로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은 곳이라고 한다.
비구니 스님들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의 청규를 엄격하게 실천하고 있다.
여승들이 수도하는 도량답게 절집의 품은 가지런하고 정갈하다.
운문사에 들어서면 처진 소나무가 있고,
그 옆으로 만세루와 새로 지어진 거대한 대웅보전이 있다.
결국 운문사에는 대웅보전이 두 개인 사찰로 평지에 건물들이 짜임새 있고 자리 잡고 있다.
수령 400년이 넘는 처진소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스님들이 해마다 봄·가을로 막걸리 열두 말을 보시해 아직도 싱싱하고 푸르다.
여승의 승가대학까지 품은 운문사는 닫힌 사찰이다.
솔향만 은은할 뿐 깊고 닫혀서 더 마음이 가는 곳이다
운문사에서 입구 매표소까지 소나무 숲길이 1.2㎞남짓
청도 운문사의 솔숲은 깊다.
더디게 사색한다.
300년된 노송들은 몸만 비틀 뿐 들썩임이 없다.
수줍은 산사의 솔숲에 한점 바람이 얹힌다.
솔바람길이 따라 걷다 우측으로 급히 올라가는 된비알이 있다.
북대암으로 간다.
경외로움이 아니더라도 솔숲을 쏜살같이 달려가지 못한다.
늘어선 솔숲에 마음 열면
숲은 고요하고 풍성하다.
산사와 암자를 잇는 숲길은 사색의 오솔길이다.
.....꽤 가파르다.
북대암으로 향하는 숲길에는 운문사 들머리의 솔숲과 함께
참나무·전나무·소나무 자연림이 우거져 있다.
북대암 위 복호산 암릉을 묻어버린 운무가 북대암 마당까지 뻗쳐있다.
사찰의 비그친 오후는 솔향기가 묻어나는 낮은 담장에서 시작된다.
돌이끼가 남은 담벽에는 목을 길게 뺀 꽃들이 늘어서있고
밀짚모자를 쓴 나지막한 어깨의 스님들이 허리를 굽히고 무언가를 심느라고 열심이다.
암벽 기슭에 자리했다.
북대암 마당에서 운문사 전경이 내려다 보이고
이곳에서 보는 운문사는 그리 크지 않다.
북대암을 둘러본다.
"늘~~평안하시라"는 문구,,,,,
참 감사하다.
작은 암자에서도 여름이 밀려간 듯하다.
북대암에서 복호산 지룡산 오르는 길은 있다.
복호산-지룡산 : http://blog.daum.net/bong-eun/249
비는 그쳤고,
솔향 묻은 바람이 머문다
시원한 바람이 불더라도 어디에서 오는지 묻을 필요가 없다.
마음도,
생각도 조금 내려놓고
명상을 할 수 있다면
어느새 이 곳을 떠나 솔바람따라 간다.
'여행이야기 >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0) | 2016.12.23 |
---|---|
억불산, 힐링이 필요해 (0) | 2016.10.31 |
장태산 자연휴양림 (0) | 2016.08.22 |
진안여행....원연장에 꽃필때면, (0) | 2016.04.26 |
걷는 길, 낙동강 비경길... (0) | 2015.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