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731m 담양)
단풍에 젖어 안개속에서 취하면.. 가을은 깍아지른 절벽, 제비집에 머문다.
100대 명산 94번째
가을............이다.
지난여름의 끈질긴 열기는 이젠 잊혀져 더 이상 느껴지지 않고,
따뜻한 커피를 감싸쥐고 옷깃을 여미다가,
푹익어.....점점이 날리는 가을의 조각들이
가을향에 젖은 모자창에 툭.. 부딪혔다 떨어진다.
2015. 11. 8. 비
오랜가뭄에 모처럼 단비다.
제법 많은 비가 주말에내내 온다.
추월산 국민관광단지-(1코스)-보리암-추월산상봉(보리암정상)-추월산-상봉-2코스-추월산국민관광단지
원점회귀산행, 7.8km 4시간15분 소요.
담양가는길....여전히 비가 온다.
담양하면 죽녹원이 대표적인 관광지지만, 주말에는 사람들로 늘 붐비니 가볍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다.
1972년도에 정부방침의 가로수 조성사업으로
담양읍을 정점으로 12개 읍면을 연결하는 국도와 지방도, 국지도, 군도 등 거의 모든 노선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를 식재한것이
담양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다.
2002년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와 2006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에서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고...
40여년 밖에 되진 않았지만 끝없이 뻗은 거목 메타세쿼이아 길은 눈과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정상부가 달에 닿는 듯 높아 보인다하여 추월(秋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산 곁에 담양호가 있고,
담양호 둘레는 가을에 물든 단풍숲이 있다.
추월산.. 비구름에 갇혔다.
정상에 다다르면 구름이 걷힐려나?
추월산 상봉 언저리 절벽에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자리 잡고 있다.
절벽 위에 자리잡은 암자로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나무로 깎아 날려 보낸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그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곳이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고, 그 중 한 마리가 보리암 터에 내려앉았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역사 속의 추월산은 임진왜란 때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동학농민운동 때도 격렬한 전투가 있었다고 전한다.
추월산은 절벽사이위로 나무계단이 점점이 놓여 있다.
예전엔 절벽사이로 교묘하게 나 있는 등산로가 있었다는데,
이젠 나무계단이 상봉정상까지 버티고 있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구름이 더 짙어진다.
담양호가 환상적으로 발밑에 와 닿는 조망을 포기해야할듯하다.
상봉정상이다.
정상석엔 보리암정상 692m라고...
상봉에서 추월산으로 간다.
비는 날리고,
구름은 머문다.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길엔 풀이 높다.
빽빽한 산죽도 있고 숲도 짙다.
추월산 능선 바위가 전망대 역할을 한다는데,
남서쪽은 너른 평야가 예쁘장하게 선을 그리고서, 그 사이사이를 구릉성 산들이 떠 있을테고...
동쪽으로는 담양호가 열십자를 펼쳐놓고, 지척에 호남 3대 산성 중 하나인 금성산성이 성큼 다가설텐데.....
조금 아쉽긴 하다.
추월산 정상에서 다시 상봉으로 돌아 2코스로 하산한다.
보리암을 거쳐 상봉으로 오르는 1코스는 계단길이지만,
2코스는 산길이어서...
또 조용해서 좋다.
추월산은 수림(樹林)과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루고
산정(山頂)에서 내려다보이는 담양호와 그 주변의 경치는 장관이라고 한다.
(직접 못봤으니..아쉽긴 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야 오래 가고,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나.
그리고 멀리 보는 사람만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도....
비가 내리는 날,
잠시 멈춘비로 산길이 열렸으니..
비록 조망은 없었지만
갖가지 색깔의 물감으로 물들인 추월산과 담양호를 휘돌아 나올때...
아득한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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