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정마을
"옛날 한장군이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던가.....
장군은 마을의 앞산에 올라가 건너편 산의 바위를 향해 활을 쏘고는
말에게 ‘화살보다 늦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말은 날듯이 달렸지만 화살을 앞지르지는 못한다.
결국 말은 죽임을 당했고,
이를 본 동네 사람들은 말을 불쌍히 여겨 ‘마비정(馬飛亭)’을 세우고 추모했다
......고 한다.
언제인지, 어느 장군인지도 모를 만큼 마을은 오래되었을 것이고,
그때의 장군보다는 말의 죽음이 더 기억되어졌나.
마비정,
독특한 이름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 ‘마비정’ 마을이 벽화로 이름이 나면서 ‘마비정 벽화마을’이 되었다.
일요일.....
별일 없지만 멀리 있는 산에는 못가고
가까이 있지만 올라보지 못한 봉우리 하나 올라보려구 나선 길이다.
산에 오르기전
산행 들머리와는 1.4km 거리인 마비정마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궁금해서
살짝^^;;
마비정 벽화마을는 달성2번 시내버스의 종점이다.
옛 주소로...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다.
높은 돌담 옆으로는 외양간이 이어지고,
낮은 담장 위에는 어린애들이 박처럼 웃고 있고,
처마 밑에는 메주가 매달려 있다.
그림은 전체적인 색감이 일관성이 있고 내용도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 이재도 선생님 작품이라고 안내 판이 있다.
마을 한복판 길가에 100여년 된 돌배나무와 느티나무 연리목(連理木)이 있다.
‘사랑나무’로 알려진 이 나무 앞에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마을을 거쳐 삼필봉 오르는 등산로 시작 지점에 우물이 있다.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많지만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 되어 주었던 우물이다.
마비정 우물 옆에 있는 암수 거북바위와 남근 갓바위.
정겨운 시골의 일상을 고스란히 한 곳에 모아두었다.
같은 색상, 같은 느낌으로,
담장은 그림이되었고,
길은 추억이 담겨 마비정의 전설은 판타지가 되었다.
마을입구에서 작가이신 이재도 선생님 안내판을 보았는데,
마을 중간쯤 새로지은 집에 새로이 벽화를 그리고 계신다.
집 주인은 달성군에 거주하시는데,
작품이 완성되면 이집은 오픈해서 마당안까지 들어올수 있도록 계획하신다고 담안쪽 벽까지....
이곳이 고향이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은
처음 작업을 하실때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왜 쓸데없는 일을 벌려 시끄럽게 만드냐고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부침개와 국수를 파는 식당이 여럿이다.
두부와 도토리묵을 파는 곳도 있고
작은 점빵도 있다.
착시효과를 이용한 벽화.....
'소 얼굴을 보면서 골목길을 걸으면 소가 따라온다는.....'
그래서 우선 골목 위쪽에서 찍어놓고....
골목 아래쪽에서도 한컷.
지난 시절의 스토리가 얼개처럼 엮이면서 따뜻함이 된다.
대구 도심에서 10분정도....
분명 도시인데
이곳은
공기가 달다.
매미가 아우성치고,
마을이 그림이되어버린
흙냄새 묻어나는 산 높고 골 깊은 마비정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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