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기산(585m, 영동)
'양산덜게기'지나, 산길 맑은 산.
갈기산(585m)은 깨끗한 느낌의 산이다.
능선에 소나무 예쁘게 자라고 조망 시원하고, 호쾌하다.
갈기산 소골주차장-헬기장-양산덜개기-갈기산정상-말갈기능선-차갑고개-소골계곡-소골주차장(원점회귀)
말이나 사자 따위의 목덜미에 난 깃털을 일컫는 '갈기'에서 유래된 갈기산
그리고 갈기산 정상에서 소골재(차갑재)까지 이어진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말갈기능선이라 부른다.
정상에서 서쪽 소골 방면 암릉과 남릉으로 이어지는 암릉 등을 측면에서 바라볼 때 바위 형상이 마치 말갈기 같다 해서 붙여진 암릉 산이다.
인근 천태산에 가려 찾는 이 뜸해 호젓하고, 짧지만 옹골찬 암릉을 품어 풍광이 수려하다.
금강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덕에 시종일관 금강의 유장한 흐름을 볼 수 있고,
멀리 내다보면 천태산, 운장산, 덕유산 등의 산그리메가 펼쳐져 마치 강원도 깊은 산에 들어온 느낌이다.
산행 중 예상하지 못한 빼어남에 수시로 놀라고, 산행 후 이곳 별미인 어죽을 맛볼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양산팔경이 있는 송호리 방향으로 흘러가는 금강의 곡선은 참으로 아름답다.
강물처럼 아름다운 곡선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금강 너머엔 천태산이 우뚝 서있다.
갈기산에서 금강으로 이어진 산비탈은 까마득한 벼랑인데, 이곳을 양산 사람들은 ‘양산 덜게기’라 부른다.
‘덜게기’는 바위나 절벽을 일컫는 이 지역 사투리다.
이곳에는 1593년 임진왜란 때에 있었던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갈기산 아래 금강 줄기는 영남과 호남을 잇는 중요한 길목으로, 왜군은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 했다.
따라서 왜군의 금산 진입을 막으려는 조헌의 의병들에게 이곳은 천혜의 요새였고, 왜군에게는 죽음의 길목이었다.
당시 조헌의 의병과 합류했던 승병대장 영규대사는 양산 덜게기 바위벼랑 위에 돌을 쌓아 놓고 기다리다
적이 이곳을 지날 때 돌을 허물어뜨리면 능히 적을 무찌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조헌은 당당하게 싸워야 한다며 영규대사의 계책을 쓰지 않고 이곳을 지나는 왜군을 막지 않았다고 한다.
왜군은 이곳을 무사하게 지나자 너무나 기뻐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갈기산 정상에 서면 주변 조망도 뛰어나며 간혹 노송이나 고사목들이 경관을 더한다.
짙푸른 금강의 물줄기가 시원스레 조망된다.
말갈기 능선이다.
갈기산을 지나 차갑재까지 이어진 암릉을 말갈기능선이라 부른다.
능선 타는 재미가 쏠쏠한 길이다.
주변 풍광도 빼어나고, 크게 위험하지도 않다.
작은 봉우리를 넘다 뒤를 돌아보니, 갈기산 정상에서 좌우로 뻗어내린 암릉이 이름처럼 말갈기를 연상시킨다.
이어 제법 큰 봉우리를 넘으면 차갑재에 이른다.
날씨 변덕이 심하다.
먹장구름 잔뜩 끼었다가 어느순간 햇살이 비치는 파란하늘이 펼쳐진다.
그리고 저멀리 있는 산은 먹구름에 숨어있기도 하고....
차갑재다. 갈기산과 월영산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하산.
비가 예보되어있던 터라, 차갑고개에 이르기전 비를 머금은 듯한 바람이 불어온다.
월영산 진행하고 싶은 맘은 있지만,
차갑고개에서 하산하는 길은 미끄럽고, 습기가 많은 골짜기다.
갈기산에서 보는 금강은...
때론 부드럽고, 때론 격하게 굽이치며 그려낸 자연이 빚은 최고의 풍경화다.
산행후에는 어죽과 도리뱅뱅으로....,
도리뱅뱅이
어죽......맛있어서 반쯤 흡입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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