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경주, 685m)
찾았다, 봄
봄이오는 계절에 여성 성기를 닮은 여근곡을 거쳐, 오봉산정과 김유신 장군 쉼터 마당바위에 오른다.
신곡농장-유학사-옥문지-쉼터-585봉-오봉산정상-마당바위-512봉-신곡농장(원점회귀, 3시간20분)
산행은 짧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과 봄 야생화, 주사암옆 마당바위 그리고 간혹 만나는 멋진 전망대에서의 조망 등이 겹쳐져 3시간 20분 결렸다
일연이 쓴삼국유사 '기이(紀異)' 편에 신라 선덕여왕의 기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선덕여왕이 즉위한 지 5년이 되던 어느 날. 한겨울인데도 궁 서쪽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 떼가 사나흘 울었다.
신하들이 괴이하다며 여왕께 물었다. 여왕은 "정예병사 2천 명을 모아 빨리 서녘 교외로 달려가 여근곡(女根谷)을 찾아가라.
그곳에 반드시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습격해서 죽이라"고 명령했다. 각간 알천과 필탄이 군사를 데리고 여근곡을 찾아갔다.
과연 여왕의 말대로 백제 군사 500명이 매복하고 있었다. 백제 군사들은 그 자리에서 몰살당했다.
여왕의 예지에 탄복한 신하들이 물었다.
여왕은 "개구리가 겨울철에 시끄럽게 우는 것은 병란의 조짐이요, 옥문(玉門)은 여성의 음부이니 그 빛이 희고 흰색은 서방의 빛이므로 적병이 서쪽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답했다. 여왕의 지혜와 신묘함을 알려주는 이 삼국유사 기사는 선덕여왕을 말할 때면 자주 등장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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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군사의 무덤이 된 여근곡이 있는 산이 오봉산(五峰山·632m)이다.
경주의 서쪽 건천에 위치한 아담한 산이지만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고, 주능선에는 제법 암릉을 밟는 재미가 있다.
경주 남산의 유명세에 가려 아는 이만 찾는 산행지였다.
경부고속도로 경주 터널을 지나 건천 벌판에 병풍처럼 남북으로 길게 솟은 산줄기 한가운데 둥근 모양의 두둑과 골이 절묘하게 조합돼
마치 음문과 같이 생긴 골짜기가 있고, 그 음문을 둘러싸고 있는 지세까지 합쳐져 마치 '여성' 그 자체를 적나라하게 보고 있는 듯한 이곳이 여근곡이다.
이 여근곡 깊숙이 등산로가 열려 있어.... 그 길을 따라 봄을 찾아 나선다.
아침...전날 하루종일 내린던 비가 그쳤다.
그래도 산허리엔 무거운 비구름이 둘러 쌓여 있고, 그 아래에 사진에서 봤던 여근곡이 봄 색깔을 갖추고 있다
봄....꽃이 피었다 탱자나무꽃
복사꽃
사과꽃
유학사 대웅전 좌측에는 '여근곡 청정수' 샘터가 있다. 바로 산속 여근곡 샘에서 호스로 끌어온 물이다.
송림길이다
비에 젖은 솔숲을 걷는 기분은........힐링 그자체다...
현호색
흰제비꽃
제비꽃
개별꽃
노랑제비꽃
오봉산....주사암 옆에 마당바위가 있다
드라마 동이도 찍었고, 선덕여왕도 촬영한 곳.......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아 한참을 서있었다
산괴불주머니
붓꽃
구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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