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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충북의산

태풍속의 옥순봉, 구담봉



단양 옥순봉-구담봉




2019.  9.  21 


제17호 태풍 타파(TAPAH)지나던 날





구담봉龜潭峰(338.2m)과 옥순봉玉筍峰 (283.3m)이다.

오래전 퇴계 이황선생이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이 이보다 더 나을 수 없다”고 극찬하고,

 직접 8경으로 정했다고 전해진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1986년 충주호가 만수되면서 그 물 깊이가 60여 m에 이르고

그래서 수면에서부터 구담봉과 옥순봉 암벽 높이는 옛날 남한강시절에 비해 낮아져

퇴계 이황 선생이 옥순봉 아래 새겼다는

‘丹丘洞門단구동문’이라는 글씨는 수면 아래로 숨어버렸다고 한다.

구담봉 정상에 오르면 남동쪽 충주호 건너 장회나루와 제비봉이

 마치 거대한 수반 위에 담긴 수석처럼 마주 보이고

반대로 제비봉에서는 장회나루 건너 구담봉과 옥순봉이

아름다운 한 폭 그림을 뛰어넘는 경치를 자랑한다.





제천시 수산면 계란리와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경계인 계란재가 산행 들머리다.

 옥순봉은 계란재~북릉~367.8m봉 삼거리~367.8m봉 북서릉~정상석을 지나고,

 구담봉은 367.8m봉 삼거리에서 동릉~장군바위~안부~정상으로 이어진다.

5.7km, 2시간25분이 걸렸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경계하는 건 옳지 않다. 

한 길로 올라가 나눠짐만 없다면 같은 산이건만

단지 옥순봉(玉筍峰, 283m)은 제천땅이고, 구담봉(338m)은 단양의 산이다. 

36번 국도변 국립공원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면 작은 주차장이 있지만,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제법 한산하다.

이곳부터 농장터까지는 대부분 포장된 임도가 이어지고

차가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공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나무계단 길이 이어진다.

정상쯤이라고 생각되는 너른 공터가 나오면 옥순봉과 구담봉 갈림길로

왼쪽 옥순봉을 향한 길은 비가 내려 미끄러운 내리막 길이 한참 이어진다.





옥순봉이 눈 앞에 펼쳐지면 한 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

시선이 끝나는 지점마다 키 작은 소나무가 부채살처럼 펼쳐져 암릉과 어울린다. 

다시 바위 길을 올라서면 까마득히 절벽이고 너른 청풍호와

금수산, 가은산, 가늠산, 말목산 등 첩첩이 줄기가 포개져 정리돼 있다.  

옥순봉은 퇴계 이황 선생이 붙인 이름이다.

단양군수로 재임 때

‘천길 단애를 이룬 석벽이 비 온 뒤 솟아오르는 옥색 대나무 순과 같다’고 해서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정상석을 지나 산 뒤편으로 가면 마침 유람선 한척이 물살을 가르고

얼마간 비경에 취하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구담봉으로 향했다.

옥순봉 아래서 강가를 따라 가는 길은 여전히 비탐방로로 묶여있고

이 길은 태풍에 비,바람이 세찬 날은 적당하지 않아 왔던 길 따라 봉우리를 몇 개 오른다.












구담,옥순 갈림길이 놓인 367.8m봉을 지나면 

시야를 막던 숲이 어느 순간 확 트이면서 멀리 장회나루가 보이고

그 앞에 구담봉이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로프에 의지한 채 내려 서야했던 가파른 내리막길은 이젠 나무테크가 놓였다.

비오고 바람 드세니 안전한 길을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님 자연의 맛이 사라져서 싫다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비내려 아무도 없는 길 내리고 올라 구담봉을 향한다.





내려섰다가 타닥타닥 테크를 밟고 올라서니

청풍호를 따라 굽이굽이 단양으로 가는 36번 도로와 장회나루는 물론

 점점이 떠 있는 유람선도 아스라이 미끄러지고

청풍호의 끝과 끝이 파도치듯 솟아오른 산이 비구름에 파묻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니 신선이 따로 없다.








구담봉은 바위 봉 전체 형상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龜峰,

 충주호로 수몰되기 전 바위 아래 물속 바위에 거북 등짝 무늬가 어른거렸다는

구담龜潭에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진다.

구담도 ‘단구동문’처럼 수몰되었다고 한다.



    

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날로

대구등고선산악회의 창립11주년 기념산행.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짚와이어 및 전망대) 관람 후 구담,옥순봉 산행을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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