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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경북의산

팔각산



팔각산(628m. 영덕)

내 몸을 감싸고 흐르는 것은 분명,






영덕 팔각산(八角山·628m)은 암봉 여덟 개가 한 줄기로 이어지는 바위산이다.

청송 얼음골을 거쳐 흘러내린 가천 물줄기와

내연산을 휘감으며 흘러내린 하옥(下玉)계곡 물줄기가 합쳐지면서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옥계계곡 옆에 솟아오른 팔각산은

 높이 600m를 조금 넘어선 규모지만

빼어난 아름다움에 조망까지 더해진 산이다.






2018.      8.      12.      일요일

팔각산장-1~8봉-팔각산장

무덥고 습한 날









이토록 덥고 습기가 충만한 날은 산길을 걷기보다는

물속을 텀벙거리며 계곡트레킹만 해야 하는데,

함께한 이가 산에 굶주려있다.






산길은 주차장에서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길은 정상인 제8봉으로 곧장 이어지고,

오른쪽 길은 철계단을 올라 제1봉을 거쳐 제8봉으로 이어진다.

산길이 한 폭의 동양화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묘한 느낌이 있다.









가파른 바윗골에 걸린 철계단을 밟으며 산을 오르며 산행이 시작된다.

여전히 날씨는 무덥고, 가랑비는 살랑거려 습도를 꽉 채웠다.

첫 걸음부터 숨 가쁘다.







철계단을 올라서도

여전히 가파른 된비알이 이어진다.

왼쪽 산허리를 도는 오솔길을 만나기 전까지, 길도 미끄럽다.









가파른 산길 오르면 팔각산 1.9km 표석을 만난다.

처음 계획은 팔각산장 말고 도전리에서 이 지점으로 바로 올라서려했지만

들머리를 못 찾아 팔각산장에서 오른 참이다.






전망바위에 올라서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산이 꿈틀거리며 힘차게 일렁이고,

산 아래 옥계계곡은 산과 산 사이를 파고들고 있다.








팔각산의 험난한 8봉으로 향한 길이 비에 젖어있다.

젖은 바위는 많이 미끄럽고

비에 젖은 날씨는 땀을 쏟게 만든다.

내 등산복은 비에 젖은게 아니건만, 벌써부터 물이 뚝뚝 떨어진다.









여전히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얼핏 모습을 드러내는 여덟 봉우리를 펼친

팔각산에 마음이 온전히 이어진다.









비에 젖고, 땀에 젖으며 오른 1봉.

1봉을 지나면 산길은 더 험해진다.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는 2봉에 올라서면

3봉부터 암봉이 연이어진 팔각산 전형이 눈앞에 펼쳐진다.















분명 툭 솟아오른 봉우리가 맞는데, 산길을 막아 놓았다.

아마도 위험해서 그런 것 같지만

호기심으로 선을 넘어 올라보니

바위를 둘러 길은 있는데, 빗길에 위험해 보인다.

바위 아래엔 작은 항아리와 추모비가 놓였다.












다시 내려와 3봉 아래 허릿길 따라 비스듬히 걷는다.

이어지며 ‘팔각산 0.9km’라고 새겨진 빗돌을 지나고,

로프를 붙잡고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서면 3봉과 4봉을 잇는 능선에 닿는다.

3봉 표지석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아마도 저 아래 넓은 허릿길 어드멘가 있는것 같다.






거친 암봉이 젖어있어 더 미끄럽다.






산릉을 넘나드는 운무 속에서 암릉은 성벽처럼 우뚝하다.

4봉에서 7봉까지는 뾰족한 암봉으로 이어지는 험로로,

산길은 암벽과 암릉을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며 이어지고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긴 철계단 끝이 바로 4봉이다.

고사목 한 그루가 파수꾼 역할을 하는 4봉 정상의 조망은 감탄스럽다.






4봉 오르는 계단에서 돌아 본 3봉,

저 위엔 정상표지가 없다.












이 산길은 줄곧 밧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곤란할 정도로

 사실상 암벽등반이다.

심한 경우엔 70도 정도의 암벽을 오르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못 오를 정도는 아니다.















봉우리를 올랐다가

다시 한참 내려선 후 다시 밧줄에 의지해 올라선다.

발 아래 옥계계곡과 산릉의 암벽이 마음을 즐겁게 하다보면

어느새 5봉이다.






6봉이 가깝다.












6봉은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안전시설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힘껏 오르다보면

오른쪽 바위위에 놓인 표지를 못 보고 지나치기 여사다.















돌아본 5봉과 6봉.

6봉 표지는 가장 높은 지점이 아니고 밧길 옆에 있다.









7봉에 닿았으나 7봉 표지는 저 아래에 있다.

7봉에서는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훤하다.

 4봉과 표지석을 못찾은 3봉.












운무가 짙어져

걸어온 산릉이 사라져 버렸다.

쉬면서 점심을 먹고 간다.






안부를 지나 철계단을 통과하면

8봉인 팔각산 정상이다.

터는 널찍하지만 숲과 짙은 구름이 둘러싸고 있다.









정상석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서면

안부 갈림목.

왼쪽은 팔각산장으로 원점회귀하는 길이고

곧장 능선길을 걸으면 호젓한 계곡산행을 즐길수 있는 산성골이다.

차량을 팔각산장에 주차해 두었고,

땀으로 범벅되어 팔각산장으로 내려선다.















팔각산장 주차장으로 산길은 곧장 떨어진다.

하산길이 밝아진다.









물 맑은 계곡만이 그립다.

비는 내리지 않았건만 완전히 젖어들어

 깜깜한 동굴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만난 한 줄기 빛 같은

그런 느낌으로

옥계계곡에 몸을 가두었더니

산길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금방 맑은 기분으로 바뀐다.

어찌나 시원했던지... 죽다가 살아난,

한 달 정도 빠싹 말랐다가 장맛비 맞은 들풀처럼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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