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산(烏井山, 804.9m문경)
산과 물과 길이 함께 휘돌아 나가고,
2018. 6. 9. 토요일
문경 오정산
오정산의 다른 이름은 선암산이다.
그래서 오정 지명은 조선 전기 선암산에 있었던
오정사라는 사찰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오정산은 대미산에서 뻗은 한 산줄기가
운달산을 지나 호계면 마성면과 경계를 하며 남으로 길게뻗어
경북 팔경중 제일인 진남교반을 만들고 힘차게 솟아 있는 산이다.
들머리는 문경대학교다.
학교 건물을 돌아 산길로 접어들면 길을 가파르게 놓여있다.
물탕골가 갈리지는 지점을 지나고
키 작은 잡목 숲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발아래에 겹겹이 포개진 문경의 산들이 박혀있다.
제법 넓은 헬기장 상무봉에 먼저 올랐다.
상무봉에서 오정산 정상까지는 500m 갔다 돌아나와야 한다.
오정산 정상은 지척으로 보이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바윗길을 지나야 한다.
조금 거칠다.
톱날처럼 뾰족뾰족 드러난 바윗길인 능선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문경 일대의 산들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오정산 정상에는 작은 정상석과 삼각점이 놓여 있고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다
완만한 경사의 능선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급경사 내리막
3번국도,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영강을 끼고 산허리를 휘돌아 나가고
중부내륙고속도로는 걷고 있는 산 아래에 터널을 내고
발아래로 지난다.
산과 물, 그리고 길이 만들어 낸 3개의 태극문양
3태극이 이 산을 휘돌아 나간다.
진남교반을 향해 경사진 길 내려서다 보면
토끼가 다닌 벼랑이란 뜻의 토끼비리 잔도마루에 선다.
고려를 세운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전투를 벌이다가
남하하는 도중에 길을 잃고 말았다.
수직의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절벽 앞에 이르러
군사들이 길을 찾아 헤매고 있을 때,
마침 토끼 한 마리가 벼랑을 따라 달아났다.
그 토끼를 쫓아가니 험하기는 했지만
길을 낼 만한 곳이 나타났다.
토끼가 지나간 벼랑을 잘라 길을 내고 왕건은 힘겹게 진군할 수 있었다고.
토끼비리다.
토끼비리가 끝나자
왼쪽으로 진남휴게소로 곧장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은 고모산성 성벽을 따라 올랐다가 진남휴게소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영강의 유유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구름 속에 점점이 떠 있는 산하의 모습이 아름답고
물줄기와 산줄기가 태극 형상으로 어우러지고
철교와 교량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화로운 곳에서 느끼는 한나절의 산길도 여전히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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