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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산 이야기

끌림, 영남알프스 운문산-범봉








운문산(雲門山·1,188m, 밀양)

범봉(962m)

영남알프스 실크로드 환종주 7구간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으로 사라지고 다시 그 강 너머로 산줄기는 시작된다.

낙동강 유역, 밀양 산외면 남기리에서 시작되는 영남알프스 운문지맥 비학산을 거쳐 중산에서 오치령으로

떨어지고 다시 구만산을 돌아 억산, 운문산, 그리고 최고봉인 가지산에 오른다

가지산에서 낙동정맥길을 따라 능동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영축지맥을 따라

오룡산, 염수봉,뒷삐알산, 능걸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구간인 매봉과 금오산을 거쳐 구천산, 만어산, 그리고 마지막 봉인 산성산에서

그 끝을 다하는 대장정의 길



도상거리 93km, 실거리 110km, 체감거리 130km를 무박으로 40시간에 주파하였다는 블로그글을 가끔 보게 된다.

헐~~~

접속도로 포함해서 130km 이상의 물을 거치지 않는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 실크로드 트레킹길이다.

이길을 한번이나 두번만에 걷는건 생각도 안한다.

그저 여러 조각으로 쪼개고 쪼개서 천천히 환한 낮에 머리에 불 밝히는 일 없이 그렇게 걷는다.

10개 구간으로 나눠서...


전체10구간중 일곱 번째구간 운문산-범봉. 


 



전체10구간중 일곱번째구간 운문산.


○산행일시: 2017년 7월 8일 (토),

○산 행 지 : 위치: 경남 밀양시, 경북 청도군

삼양교~구룡소폭포~백운산3거리~아랫재~운문산~딱발재~범봉~팔풍재~석골사~원서리강변

○ 총산행시간 : 7시간00분   (08:26~15:26)
○ 산행난이도: 하(?),

○ 총산행거리 : 12km





삼복더위가 시작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이다.

아무리 산을 좋아해도 한여름 더위는 부담스럽다.

뙤약볕이 내리쬐거나 고온에 습도가 높은 계절에 산행을 하다 보면

쉽게 지칠 수 있는 만큼 체력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남알프스의 산군들 중 운문산은,

언제 어느때 오르더라도 높고, 깊고, 먼 산이다.

이 산을 장마철 습도 91%상황에서 오르면....,





삼양교에서 구룡소폭포로 이어진 산길로 들어선다.

장맛철이고, 가지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계곡이니 맑은 물을 쏟아지는 계곡이어야함에도 

계곡은 여전히 말라있다.

 














계곡을 따라 걷다가 산길이 갑자기 더 가팔라지더니

구룡소 폭포옆을 지난다.

하지만 폭포도, 계곡도 수량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경사가 가파르다.

참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산길이 산죽에 둘러쌓여있고,

가지산 반대쪽으로 산길을 잡는다.















백운산 갈림길을 지났고,

땀을 한바탕 다시 쏟은 후 가지산과 운문산 갈림길을 지난다.

운무가 산자락을 덮었다.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은 비를 품고 있는듯하지만 아직 비는 내리질 않는다.

잠깐의 휴식 후 아랫재로 내려간다.










아랫재로 내려가는 산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급한 경사에 젖은 노면으로 한번씩 미끄러진다.




















아랫재.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아랫재에 머무는 동안 제법 굵어졌다.

아랫재에서 운문산까지는 비도 오고 땀께나 흘려야 이를수 있으니

카메라는 배낭에 잘 재워두고 산길을 오른다.















데크 계단을 거쳐 올라선 운문산은

구름의 문이라 불린다.
장마가 심술을 부려 비구름의 문턱으로 변했다.





운문산(1188m).

기암괴석과 암봉, 울창한 숲이 많고, 목골과 배넘이골, 큰골, 학심이골 등 크고 작은 계곡 많은

영남알프스 중 자연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꼽히지만





비구름에 싸여 보여주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영남알프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랑을 받는 산의 클래식이자 영남의 지붕이다.

9개나 되는 영남알프스의 1000m급 산 가운데 구름 낀 날씨가 어울리며

청도와 밀양의 경계에 자리했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내달리던 구름도 넘어가지 못해 산의 양쪽 옆구리 고갯길로 겨우 길을 열어

흘러갔을 것만 같은 산.

그래서 이 산이 구름의 문이 되었다.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정상석 뒷편에서 점심을 빗물에 말아 먹은후 서둘러 딱발재로 간다.





딱발재에서 설왕설래한다.

비도 많이 내리고 그칠기미는 없고,

범봉을 거쳐 팔풍재에서 석골사로 하산하는것이 의미 없을수도 있으니,

딱발재에서 하산하자는......


설왕설래하는 말들은 뒤에 남겨두고 범봉으로 오른다.

걷다 돌아보니 다들 일렬로 늘어서 따라오고 있다.





962m의 범봉.

운문산 갈때도, 억산 갈때도,,, 지난달 호거산 걸을때도 이상하리만치 범봉으로 이어지진 않던 길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범봉에 오르기 위한 산행이었다.


아흔아홉 가파른 팔풍재로 이어진 첩첩지맥 펼친 운문산과 범봉은

한때 호랑이가 호령했던 이 일련의 산군을 호거산(虎居山)이라 한다.

지난달 올랐던 호거산 장군봉과도 한덩어리 산군이다.

가지산에서 운문산, 억산, 지룡산을 잇는 능선,

그리고 음기 흐르는 계곡은 맹호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고 한다.

대한제국이 망하기 전만 해도 삼심이(학심이·심심이·오심이)는 호랑이 골짜기였다.

일 년 내내 볕이 들지 않는 심심이골,

새가 울어도 무서운 오심이,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에도 뒤가 켕기는 학심이과 천문지골

호랑이 서식지였다고 하고 지금도 그 중심에 높이 서있는 산, 범봉이다.





운문산과 억산 사이의 당당한 봉우리

범봉분맥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산줄기까지 거느린 산봉우리지만

숲으로 막혀버린 봉우리다.


 오른쪽으로 꺾어 팔풍재로 내려선다.










억산 아래 팔풍재

영남알프스의 여름은 오묘했다.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웅장하다.

운문산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에 억눌려 숨 죽이던 하늘이

어느순간 구름이 벗겨 나가며 바위 벼랑 억산 오름길이 나타난다.




















석골사를 향한 산길은 다시 구름속으로들어간다.















뒷문으로 석골사로 들어간다.





석골사 경내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석골사 아래 석골폭포는

억산, 범봉, 운문산 산행을 하는 이들에게는 잘 알려진 명소다.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고 중간에 완충지점을 두어 마치 2단 폭포와 같은 모습이다.

최근 이어지던 가뭄에 수량이 많이 부족하다.





여름 풀꽃이 피어났다.

산은 여름에 자란다.

비에 자란다.

가뭄 끝 비 맞고 산이 조금 더 자랐다.

여름산이 더 힘든게 조금 더 자라 높아졌기 때문일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