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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산 이야기

명지산, 한껏 높은곳에서 굽어보는 우두머리 산



명지산(1267m, 가평)

 꺼칠한 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中 97번째.

(17-50mm)


  





포천 백운산이 96번째였으니, 97번째다.http://blog.daum.net/bong-eun/463

100대 명산,  밀린 숙제하러 먼길 떠난다.

명지산을 이제야 오르니 

 울릉도 성인봉, 홍도 깃대봉, 남양주 천마산이 남았다.





2017.   6.  24. 토요일

익근리-명지2봉-명지산-명지폭포-익근리

13.3km, 6시간 40분 소요.


다들 그렇듯이 산에가기 전 반드시 일기예보를 찾아본다,,,

날씨는 맑은지,

비는 안오는지,

미리미리 대비해야하니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를 체크하는데,

왜이리 안 맞는 경우가 많은지.





명지산의 높이는 1,267m로,

경기도 가평군 북부 산악지대의 광주산맥의 준봉들 가운데 하나이다.

산세가 웅장하며 산림이 울창하며

산의 형세가 일대 산들 중 우두머리와 같아 

‘맹주산(盟主山)’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가평군의 북서쪽에 자리하며 가평천을 사이에 두고

경기 제1봉인 화악산(1,468m)과 마주한다.

 




여름 명지산은 벌써 후끈 달아올라 있고

암반 깊숙이 패어든 바위 골 따라 콸콸 소리 내며 흘러내려야 할 계곡은 바짝 말랐다.





익근리에서 승천사를 거쳐 명지2봉과 1봉을 돌아 내려오는 원점회귀코스로 걷는다.

























승천사,

대형 미륵불이 반긴다.





비구니 스님이 거주한다는 승천사는 여느 절처럼 현세불을 모시지 않고,

다음 세상에 다시 온다는 내세의 부처, 미륵불을 모셔놓고 있다.





승천사를 떠난 길은 경사가 완만해 걷기 수월하다.

익근리계곡과 나란히 간다.

바짝 말라버린 다른 지역 계곡과 달리 이 계곡은 아직 물이 흐른다.















급할 것 없는 완경사의 오솔길이다.

길은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고

계곡의 굽이를 따라 자연스러운 선을 그리며 돌아 오르기도 한다.















산길과 나란히 걷는 계곡은 크고 넓은 바위가 이어지고 그 사이로 아직 맑은 계류가 흐른다.

하산길 씻을수 있는 장소를 미리미리 탐색해두고

습도 높은 산길에서 땀을 쏟아가며 정상으로 걷는다.










높은 습도로 등산복은 땀에 흥건하고,

땀 냄새를 맡은 날벌레는 귓가를 정신없게 만든다.





늦은 산행으로 배가 고프다.

산길에서는 배고프면 먹고 쉬어가야 함이 마땅하다.

산길 가장자리에 자리를 차고 앉아 느긋하게 점심을 먹는 도중,

하산하시는 산님이

“정상엔 안가시나 봐요....여기서 벌써 식사를 하시고...”

“ㅎㅎ 갑니다. 갈때 가더라도 곡기는 채우고 가야하지 않겠어요

높은 습도에 체력이 방전되어 그렇지 사실 지금껏 평탄한 길을 걸어온 후

이제 곧 곧추 선 산길을 만날테니

산 내려오는 산님들이 그런말을 할 만하긴 했다.





배꼽시계를 재우고나서야 발길을 잇는다.

배를 채워 체력은 충전이 되었건만

금세 몸이 무거워 숨을 헐떡거린다.










계곡 상류 옆길을 지난다...말라버린 계곡은 누워서 느리고,

길은 아직은 평탄하다.





명지2봉과 명지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말라버린 계곡을 건너 명지2봉으로 오르면

길은 허리를 세웠다.










경사가 가팔라지고 산길은 오르고, 또 오름길로 이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먹을 땐 좋았다, 먹을 땐 좋았다”중얼거리며

가파르게

더 가파르게 오른다.





점점 더 높이를 보여준다.

산길과 함께 이어지던 계곡 물흐르는 소리도 그치고

산색도 변한다.










 경사가 더 야박해지고

산길은 여전히 우람한 나무들이 하늘을 대신한다.

잠시 숨을 고르며 둘러보면 명지산이 가을 단풍산임에 틀림없음이 느껴진다.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많다.





흐리던 날씨...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명지산의 숲은 짙어,,,아직 떨어지는 빗방울이 바짝 마른 대지를 적시긴 이르지만

나뭇잎을 두들기는 소리에 마음은 바쁘다.










급하게 쏟아지는 산길 내려오던 산객이 농담 한마디 던진다.

“좋으시겠어요.....오르막을 원없이 올라가실 수 있어서...”

뭐, 산길이 다 그렇지요. 그냥 미소 한번 지어주고

내갈길로 오른다.





비에 젖은 바위도 미끄럽고

나뭇잎을 타고 흐른 빗물도 산길을 방해한다.

카메라는 둘둘 싸 배낭에 담고 정상까지 올라간다.





 명지산2봉(1250m)봉.

주변의 잡목 가운데 비에 젖은 바위덩이위에 부러진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정상 인증사진만 급하게 찍고 명지산으로 간다.





명지산2봉에서 명지산까지의 능선

1.2km 거리다.

자작나무와 구상나무들이 가득한 길에는 나무계단이 곳곳에 있어 계단에 서면

홀로 우뚝 솟은 명지산이 또렷하지만 빗물에 씻겨 카메라는 여전히 배낭속에 들어 앉아있다.

명지산 정상인 명지1봉에 닿았다.





명지산(明智山·1,267m)은 바위봉우리에다 능선이 거칠어 남성적이다.

봄에는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로,

여름에는 시원한 명지계곡으로,

가을에는 형형색색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 많은 설릉으로

1991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명지산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연인산부터 명지3봉을 지나 명지2봉까지 뻗어 있고

북서쪽 운악산의 모습도 살짝 보인다.

하지만 비구름이 흘러들어 온전히 그 모습을 눈에 담을 순 없어 아쉬움이 생긴다.





특별할 것도 없는,

깊은 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의 산자락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산줄기를 한참 따라가 보다가

떨어지는 빗방울에 하산을 서두른다.

명지1봉에서 날머리인 익근리 주차장까지는 6.1km로 만만치 않은 거리다.

계곡까지는 매우 가파른 급경사로 나무계단이 망가져 주의해야 하고

내리는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전에....

예정된시간을 지키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는 길고 힘든 하산길이다.





하산길에 물줄기 약해진 명지폭포.

산길에서 나무 계단으로 60m 내려 폭포와 마주한다.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을 정도로 깊다 해서 명지폭포라 불리며,

수량이 많을 때는 장관이었겠지만 가뭄의 끝자락의 명지폭포는 볼품이 없다. 

다시 하산길.

이 길의 끝,

익근리...시원한 맥주의 목넘김이 좋다.

첫 잔은 뜨겁게 녹은 발바닥을 위해,

두번째 잔은 높은 습도 속의 타는 목마름을 위해,

마지막 잔은 아직 남겨져 언제 갈런지 기약없는 100대 명산을 위하여~!

익근리 금자네에서 잠시 쉬었다 버스는 먼길 달려 대구로 내려온다.





명지산은 확실히 여름산은 아니다.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산의 곳곳을 채워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아름워질 산이다.

그렇다면 단풍이 예쁘게 물들때...다시,

에휴.....그러기엔 이 산은 너무 멀지만

단풍 들면 분명히 이 산이 생각 날꺼다.





장딴지가 뻐근할 만큼 가파른 산길에 허리와 고개를 절로 숙이게 하고,

땀방울이 뚝뚝 떨어질 즈음

불어오는 시원한 비바람에 허리가 펴지게 만들던...

명지산이

넓은 하늘 아래 만산홍엽으로 채워 놓고 그렇게 반겨줄테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