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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산 이야기

소백은 바람따라 머물다 가는...







小白山(1439m, 영주)


 바람부는 초원..철쭉 피어나는 길 







봄, 드넓은 초원에 색을 입혀 가는 하늘끝 정원.

초록으로 물드는 소백산에 연분홍빛 고운 치마를 두른 자태는 화려할테지만

조금 이르다.





2017.  5.  20. 토요일

삼가리-비로사-비로봉-제1연화봉-제2연화봉-희방사

약 14km, 6시간 50분 소요


겨울 소백 (2016-1-1) : http://blog.daum.net/bong-eun/453

 




18호 국립공원 소백산(1439.5m)은 바람의 산이다.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그리고 강원도 일부를 울타리로 삼아

산하의 중심부에 우뚝 솟아 있지만

그곳에서의 바람은 많이 매섭다.

그래서 바람으로 일구는 상고대 설화가 아름운곳이고....  ,
소백은 또 철쭉의 산이다.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키낮은 연분홍 철쭉이 늦은봄에 피어난다.










벌써 한낮온도 30도...한껏 따가워진 햇살 따라 피어날

철쭉이 보고 싶다.

곱디고운 소백에 든다.

 









봄 바람 걸어

바람이 불어다 주는 곳으로 간다.

가다가 쉬어간다.

예전같지 않은 걸음....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등에 진 배낭의 무게에 허우적 대면서도 저 높은 곳 만디를 향해 나있는 길 따라 걷는다.





길은 비로사를 거쳐 달밭골로 이어진다.

초암사와 비로사 사이의 골짜기가 달밭골로

달뙈기만한 밭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달밭골이라하기도 하고,

또 다르게는 국망봉과 초암사 바깥골짜기라고 해서 달밭골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달밭골을 지나면 초암사 자락길과 갈림길을 지난다.








































비로봉 오르는 길...7부능선부터 철쭉이 피고진다.

아!!벌써 철쭉을 만난다면 바람몰아치던 능선에서는

아직 덜 여문 꽃봉우리만 있을수도 있을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생기지만...

그래도 연분홍 철쭉 피어난 이길 또한 예쁘니 위안이 되기도 한다.













































숲을 빠져 나왔더니 연화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상은 철쭉이 아직이다.





비로봉이다.

진리의 빛을 세상에 퍼지게 하는 비로자나불의 기운이 깃든 소백의 주봉으로

같은 이름의 봉우리...금강산에도 있고

오대산이나 치악산, 속리산에도 있으며 팔공산에도 있건만 이 계절엔 소백의 비로봉이다.





조망이 없는 삼가리 방면에서 비로봉을 올라 바라보는 소백의 등줄기는

아름답기보다 장엄함이 묻어난다.










봄엔 황사나 미세먼지도 많지만 날벌레도 많다.

비로봉 또한 날벌레가 점령했다.





오월의 산정은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며 하늘을 사를 듯 치솟아 오른 연분홍 불길이 이쁘긴 한데...

아직은 광활한 초원이다.

그래도 야생화는 지천으로 널렸다.

바람도 분다.















돌아다 본 비로봉은 맑은 하늘 아래 반짝이지만

아직 피지 않은 철쭉 덕분인지 칼바람이 그립다.

























주목감시초소에서 쉬어간다...

이마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고 

동화처럼 펼쳐진 산정 초원이

설릉과 철쭉 못지 않게 마음을 가져간다.




















노랑무늬붓꽃.

비옥한 토지에서 자란다더니 거친곳에서 보게 되네.





철쭉은 일주일뒤에 다시 와야할까보다.

자꾸 아쉬움이 남는다.





완만한 능선을 이어 소백의 남서쪽 연화봉으로 간다.

























품이 넓은 소백은 소잔등처럼 그렇게 부드러운 능선을 가지고

푸근함을 간직하고 있다.










가끔 제법 피어나기 시작한 한두그루의 철쭉을 만난다.

일주일만 더 묵히면 때를 만난 철쭉을 볼수 있으을것 같다.










연화봉 가는길

겨울이면 산아래에서 눈보라를 동반한 칼바람이 휘몰아쳐 오르는 길목인데...

오월의 능선은 푸르기만 하다.



































제1연화봉을 지나니 철쭉이 제법 피어났다...



































제2연화봉으로 가는 능선은 숲길이다.

2016년 첫날의 숲길은 상고대가 감탄을 불렀었는데,,,,

웅장하면서 완만한 산등성이와 울창한 이 녹색의 숲도 감탄을 일으킨다.

























그늘진 숲에서 홀아비바람꽃이...





꿀풀과에 속하는 골무꽃도 피었다.




















연화봉 정상위로 소방헬기가 선회한다.

산불? 아님 훈련인지.....

소중한 산림 아끼고 소중히.

봄철 강한 바람에 산불 뉴스가 심상치 않아 걱정이 된다.










소백산 비로봉이 저 멀리 있고,





제1연화봉도 저만치 제법 물러서 있다.

희방사로 날머리를 잡아 내려간다.










희방사로 하산.

희방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지금의 가람은 6.25 때 소실된 것을 새롭게 불사한 건물로

고색창연한 맛은 떨어지지만 예사롭지 않은 주변 풍광이 볼 만하다.















우렁찬 소리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희방폭포를 만난다.

희방폭포에서 희방사 입구 매표소는 가깝지만

대형버스 주차장까지는 포장길을 한참 걸어내려가야 닿을수 있다.





오월의 햇살 좋은 날

소백은 향이 가득해

 눈부신 햇살과

쪽빛 하늘,

터질것 같은 신록의 푸르름이 조화롭고

 태양 가득한 길을 걷게 됩니다.


부드러운 곡선이 매력있고

바람소리 생생한 옅은 녹색의 산정 초원이

주능선이 갈아입은 이 계절의 새 옷을 입고서,  
광활한 풀밭 사이 게으르게 흘러가는 목책 계단을 따라

바람보다 먼저 드러누운 들풀들이 시원하고

고개 내민 이름 없는 야생화들도 앙증맞기만 합니다.


여기저기서 산객들의 해맑은 웃음들이

터져 나옵니다.

오월을 만끽하러 나온 이들의 끝없는 행렬이 눈부십니다.

그들을 보면서 또 숲의 향연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직 피우지 못한 철쭉능선을 거닐어 연화봉으로 향했습니다.

여긴 정말...

여전 합니다.


오월이

 바람처럼 흘러갑니다.

봄이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