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반도 (19km, 포항)
호미지맥, 매서운 바람과 동행.
7일째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월요일 설악산에서 체감온도 -40도로 떨어지며 등산객이 대청봉 아래 100m지점에서 동사했다.
그리고
최강의 한파라고 한다.
설악산 기온이 영하 29.7도까지 떨어졌고,
서울 영하 18도, 대전 영하 17도, 대구 영하 13도로 최강 한파가 이어졌다.
체감 온도는 중부지방이 영하 30도였으니
설악산등은 영하4,50도 정도.
북한산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국립공원은 입산이 통제되었고,
제주도는 3일째 바행기 이착륙이 금지되었다.
산도 얼었고, 하늘길도 바닷길도 모두 얼어버렸다
그래서......
따뜻한 지방, 낮은 산길을 걷는다.
2016. 1. 24. 일요일
흰날재-금오산-공개산-명월산-고금산-호미곶 광장
(호미지맥 6구간)
gps기준 19.14km.....4시간32분 소요.
호미반도는 한반도 지도에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포항 남구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을 가리킨다.
호미반도는 호랑이 꼬리를 뜻하는 ‘호미(虎尾)’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을 나타내는 ‘반도’가 합쳐진 말이다.
호미반도는 본래 말의 긴 갈기처럼 생겼다고 해 장기반도로 불렸으나
2000년 1월 1일 새천년 행사를 앞두고 한반도의 동쪽 끝 장기곶이 호미곶으로 바뀌면서 호미반도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
호미곶이 위치한 대보면의 이름도 호미곶면으로 변경됐다.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러시아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된다며
호미곶을 천하명당이라고 말했다.
호랑이는 꼬리의 힘으로 달리고,
꼬리로 무리를 지휘한다 해 호랑이 꼬리는 국운상승과 국태민안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일제가 호미곶에 쇠말뚝을 박고 한반도를 연약한 토끼에 비유해 호미곶을 토끼꼬리라고 비하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흰날재의 육교에서 7시 40분에 출발한 산행이 동산공원묘역을 지나
첫번째 봉우리인 금오산에 이르렀다.
(08:14)
바람이 거세다.
콧속으로 들어오는 얼어붙은 대기가 가슴속까지 휑궈버리고
낙엽진 길을 따라 걸어간다.
금오산을 내려와 다시 임도에 접속한다.
이길의 60%는 임도다.
새골봉(206m)
길은 산자락 굽이 굽이 휘돌아간다.
가다 문득, 임도길이 밋밋했던지 산길은 다시 작은 봉우리로 올려놓는다.
명월산(189m)다.
(9:37)
사나운 바람이 분다….
오랫만의 추위인데,
속절없는 바람이 서글프다.
임도에 고인 물은 얇은 플라스틱처럼 부숴진다.
소나무숲에 갖힌 우물재산을 지난다.
차가운 바람이 외부로 닿는 볼을 타고 피부속으로 스며든다.
콧등과 볼이 아리다.
살아있음이 확인되고. 그래서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
여전한 바람은 굉음을 내며 다시금 귓가를 스쳐간다.
군부대가 위치한 마지막 고금산 지나기전 호미곶이 내려다 보인다.
고금산에 가기위해서는 좌측으로 진행하여야 하는데,
우측으로 해서 호미곶으로 내려 버렸다.
아쉽지만 뭐....날씨가 추우니,
호미곶에는 바람이 산다.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청어떼를 토해놓는다는 바다가 있다.
옛부터 바람이 세어 쌀농사는 어림없었고,
하여 그 거센 바람 속은 보리밭 천지였다.
‘구만리 처녀는 시집갈 때까지 쌀 서 말을 못 먹는다’는 동네,
호미곶면사무소가 자리한 언덕 일대가 바람 많은 구만리(九萬里)다.
상생의 손.
육지에는 왼손,
바다에는 오른손이 있다
최초의 해를 밀어 올리는 바다다.
맑고 푸른 야생의 하늘이 펼쳐지고,
피안과 같은 수평선있으니
함께한 바람 휘몰아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그렇게 내려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