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약산(1108m)-천황산(1189m, 밀양)
흐린 가을 하늘 아래 날리는 가을빛에 반하다.
전국에 천황산 또는 천황봉이 16개소나 된다고 한다.
그 중 산이름의 개명을 두고 갑론을박 논란이되고 있는 산이 있으니,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따라 산의 이름을 천황산(天皇山)으로 바꿨으니
이제라도 원래 이름을 찾자는 지명복원을 밀양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이
이곳 천황산이다.
그런데, 중앙지명위원회에서는 일제식 지명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보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근거로
"조선조 영조36년(1760)에 만들어진 여지도에 천왕산이란 이름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는데,
천왕이란 민간신앙에 기초한 으뜸신으로 천왕이 하늘에서 내려계시는 산이라고 풀이했고,
이후 1897년 대한제국이 시작되면서 연호를 광무, 왕을 황제로 하면서
나라 안의 독립기운이 퍼져 나갔을 때 천왕산을 천황산이라고 고쳐 불렀다고 한다......"
18세기 중반에 편집 제작된 군현지도집인 해동지도, 여지도, 경주도회(좌통지도), 지승 등
여러 고지도에 천왕산이라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2015. 11. 1.
11월의 첫날....
일주일내내 맑은하늘이 이어지더니 오늘 하루는 흐리다.
흐린하늘 아래 영남알프스;
표충사-금강폭포-한계암-천황산-천황재-재약산-사자평-고사리분교터-층층폭포-흑룡폭포-옥퓨동천
약 13km...6시간40분 소요
밀양 재약산 한국의 100대명산이다.
천황산 재약산을 걸을때면 대부분 능동산-천황산-재약산-코끼리봉-재약봉 위주로 걸었는데,
산행기점을 표충사로 잡은 것은 처음이다.
해서 밀양을 찾은김에
표충사 들어가기전 가을을 느껴보러 위양지에 먼저 들러본다....
사진 한장찍고 표충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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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단장면에 위치한 통도사의 말사 표충사.
표충사를 둘러싼 산세는 기골이 장대한 암봉들이 병풍처럼 웅장하게 서 있다.
재약산 표충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654년) 원효대사가 창건했고 이름은 죽림사였다고 한다.
그 뒤 조선시대 현종 때 표충서원이란 액자를 하사받은
사찰과 사당과 서원을 겸비한 특이한 형식의 절집이다.
김원일의 장편소설 ‘솔아솔아 푸른솔아’의 무대이기도....
표충사를 떠나와 금강동으로 천황산을 오른다.
길은 잘나 있지만 등산객을 드물다.
천황봉 올라가는 길이 케이블카가 놓였으니 아마 그곳으로해서 천황산에 많이 올라서는 모양이다.
그래서 더 즐겁다.
이 조용한 산골짜기 다 차지했다.
금강폭포를 지난후...지체 없이 올라간다.
한계암에서 천황산까지는 끊임없는 경사의 오르막이다.
그래도 저만치 올라서면 조망이 트일테니 천황산 사자바위 한번 쳐다보고서
치열하게 오른다.
가파른 산세를 헉헉거리며 오르면 이러저러한 잡생각이 없어진다.
나뭇가지와 바위틈 사이로 정상쪽 한번씩 바라보고 오를 뿐이다.
키 낮은 산죽밭을 지나며 조망이 좋아진다.
저 만치 천황산 사자봉이 우뚝하다.
능선 양쪽으로는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낮은 하늘과 맞닿아 부드럽게 이어진다.
운문산과 깨진바위가 있는 억산이 북쪽에 위치하고...
배내재에서 올라오면 맞이하는 능동산과 파란지붕의 샘물상회가 저아래에 있다.
능선을 따라 천황산 정상에 도착했다.
배내재에서 능동산을 거쳐 올라온이들과,
밀양얼음골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이들...
그리고 표충사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만나 천황산 정상은 늘 붐빈다.
천황산 억새들판능선 뒤로 가지산이 뾰족해지는 시기다.
이길을 따라 재약산으로 간다.
천황산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펼쳐진 사자평 고원은 드넓었다.
억새가 반겨주는 곳이다.
재약산 수미봉(1108m)정상에 서면 사자평 너머로 신불산과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해발 1000m 이상 산봉들이 눈에 들어온다.
재약산(1108m)의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이다.
신라 흥덕왕 4년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에 이르렀다고
왕자는 영정(靈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낫게 됐는데 그 뒤로 이 산을 재약(載藥)산이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재약(載藥) 은, ‘약을 지녔다’는 뜻이라고,
사자평....
재약산 7부 고지에서 만나는 평원이다.
가파른 길을 내려와 닿게되는 7부 고지에 광활한 평지가 펼쳐진다.
면적은 4.1㎢로 오래전부터 사자평 고원이라 불렸다.
이곳에는 난리나 박해를 피하려는 가련한 사람이 주로 머물렀다고 한다.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숨어들어 도자기를 구워 생계를 이었고,
한국동란 때도 피란민이 찾아들어 땅을 개간해 연명했다.
세파가 닿지 않고, 하늘에서는 가까워 훌륭한 피난처가 되었나보다.
지금은 잡목이 많이 우거져 있지만
그래도 사자평은 억새의 바다다.
가을 바람에 쓸리는 모습을 아름답고
해가 뜨고 질 때의 광경, 눈이 덮였을 때 광경 등 사계절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 가운데 저습한 곳을 ‘산들늪’이라 이름지어 보호지구로 지정하고 있다.
사자평의 '사'는 넓은 들판을 뜻하는 우리말이고, '자'는 산의 옛말이란다.
즉, 산들벌 혹은 하늘 널마루라고.....
재약산 아래 고사리분교터.
주민 이전과 함께 1996년 폐교됐다.
고사리분교에서 작전도로를 걸어 조금 내려오면 재약산 층층폭포가 쏟아진다.
재약산에서 표충사로 하산하는길은 4가닥이다.
3개는 계곡을 따라 열려 있고, 나머지 하나는 능선인데,
그중 옥류동천은 수량이 풍부한 계곡길로 1.5㎞가량 긴 숲과 폭포를 곁에 두고 내려서는 길이다.
도중에 홍룡폭포와 층층폭포가 있다.
'옥류동천'의 가을이다.
밀양에서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면한 곳인데,
올해 단풍은 말라있다.
흑룡폭포.
흐린 가을추억이다.
산아래는 가을 분위기가 절정이다.
골은 오색단풍으로 유혹하고,
산정은 하얀손 내밀어 푸르른 하늘에 닿으려한다.
영남알프스 산정 그 어디쯤에서
가을바람과 가을볕이 내려앉고,
바람에 휩쓸려 하얀 물보라 일으킨다.
하얀 포말로 손짓하고,
억새가 부르는 가을노래, 가슴으로 듣는다.
그래서 그렇게 가을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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