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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산 이야기

금백종주.




금정산-백양산 종주


만남이 반복되는 길.






금백종주 : 2019.   3.   30.  토요일


비...그리고 맑음(미세먼지 많음)


양산 계석마을-장군봉-금정산-원효봉-대륙봉-불태령-백양산-개림초등학교


25.7km,  9시간.




  


부산에서 금정산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마치 앞동산 마실 가듯 다녀오고 늘 붐비는 곳이다.


굳이 명산이니 진산이니 하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만큼 친숙한 공간으로


부산의 허파이기도 하다.


마치 대구의 팔공산처럼... 소중한 터다.





금물고기가 노닌 ‘금샘’의 산이라는 금정산(金井山)은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묘한 산세를 일궈 놓았다.


금정산을 남과 북으로 이어보면 금정산 기슭 계석마을에서 출발하여


장군봉으로 오른 후 주봉인 고당봉을 거쳐


남쪽의 만덕고개로 이어지고


다시 산줄기는 만덕고개를 넘으면 불태령을 힘겹게 올라


백양산과 유두봉 갓봉으로 이어진 후 개림초등학교로 내려설 수 있다.


금백종주라고 이름 붙은 26km의 산길이다.














따뜻한 지역이라 춥지 않고 비가 내린다.


우중산행 준비 한 후 대정그린파크아파트로 올라서니


빗물을 머금은 벚꽃이 반기도


다방봉까지는 꽃길따라 한걸음에 올라간다.







다방봉 오름길 오르기 전 질메쉼터엔 산벚꽃이 가득하고
















운무 가득한 산길에서 비에 젖은 진달래를 즐기다보면


문득 트랭글이 울리고,


정상표지 없는 다방봉에 올랐다




금백종주 첫 봉우리 다방봉에


진달래가 한가득 피었다.













이어지는 오름길


길은 약간의 암릉길이 나타나고


제법 거센 바람에 운무가 서서히 걷힌다.


철계단을 오르면 727봉.







고도를 높일수록 몸은 반응한다.


턱밑까지 밀어 올리는 거친 호흡과 목덜미와 등을 타고 내리는 땀이


비 개인 후의 맑은 대기와 만나 상쾌하다.


장군봉에서 쉬어 간다.


발아래로 억새가 자라나는 장군평전이 보이고


그 끝 갑오봉은 아직 운무에 흐릿하다.










가을이면 은빛 물결로 바람을 노래하는 억새는


꽃을 다 날려 보내고


세찬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서로를 의지하고


그 사이로 진달래가 피었다.


 갑오봉이다.




돌아보면 함께 이 길을 나선 이들이 여전히 장군봉에 머물러 있건만


내 눈은 고당봉을 향한다.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태백에서 백두대간과 갈라져 동해를 따라 천리를 달려온 낙동정맥 끝자락길이다.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과 남으로 동제봉을 거쳐


성지곡 뒷산인 백양산까지 길게 이어진 길에는


식수를 구할수 있는 곳이 여러군데가 있는데 그 첫 번째 장군샘을 지난다.













금정산(金井山·801m)이다. 


금정산에 숱하게 올랐지만


아무도 없는 고당봉은 처음이다.










자욱한 미세먼지에 희뿌연 금정산성을 따라 걸어갈 길이다.


고당봉 아래에는


고모제(姑母祭)를 지내는 산신각이 있다.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 할미는


의상봉 원효봉 미륵봉 파리봉 장군봉 대륙봉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관련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모든 봉우리를 그 아래에 두루 거느리고 있다.


처음에 고당봉이 있었고,


그것이 모든 것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북문으로 내려가


세심정(洗心井)에서 목을 축인다.


물맛은 좋다.




국내최대 산성인 금정산성이 있다


금정산성의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설이 있으며,


현존하는 산성은 1703년(숙종 29년)에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성은 총길이 1만 7337m에 성벽 높이는 평균 1.5~3m,


성내 총 면적은 8.2㎢이다.


1972년 부산시 사적 제215호로 지정됐으며,


4대 성문인 동문·서문·남문·북문과 망루도 복원되어 있다.


 북문을 지난다.




옛날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번을 섰을


성문은 제 역할을 버리고


이제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전망대 노릇을 자처하고


금정산을 향한 들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성벽 가까이 개발제한구역 표석이 자주 보인다.







고당봉에서 북문을 거쳐 남쪽으로


사기봉을 지나 원효봉이다.


군데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널찍한 신작로처럼 닦인 까닭에 호젓한 맛은 덜하다.







길따라 노란제비꽃이 한가득 피었다.







부산을 동서로 갈라놓으며 길게 이어지는 내내


시원스레 펼쳐지는 바다와 도시 경관이 좋고


동쪽 능선으로 뻗어나간 암릉과


 각양각색의 바위가 갓 피어난 진달래와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산성고개를 지나며 분위기가 조금 바꼈다.


산성고개부터 대륙봉까지는 고도를 제법 올려야 한다.












건너편 파리봉의 암릉이 훅 다가오는


평평한 바위 대륙봉에서 쉬어갈려니


뒤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갑장친구가 열심히 달려왔다고 엄청 반가워한다.







동제봉을 지나면


남문마을가는 길과


그 반대쪽 아기자기능선길이 나온다.


식수도 넉넉하고 빵도 있어 만덕고개로 진행한다.













북쪽 금정산과 남쪽 백양산을 이어주는 만덕고개.


조선시대 이 고갯길에 도적이 들끓었으며,


도적의 두목 이름이 만덕이라고 해서 만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하고...




만덕고개를 지나 백양산 오르는 길은 금정산보다 더하다.


하나의 능선길에 무수한 가지 길이 얽혀 있고


모든 길이 등산로다.







금정산과 달리


백양산은 식수구하기가 어려운 산이다.


만남의 숲 근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는데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몰라


불웅령으로 바로 올라간다.


식사하고 난 직후의 1.4km 오르막은 제법 빡빡하다.













611m 제법 높은 봉우리에 고갯마루라는 ~령이 붙었다.


불웅령


 이곳까지 올랐으니 이젠 백양산도 유두봉도 퍼뜩 갈수 있다.










백양산은 흰사시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백양사라는 절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백양산에서 급경사로 내려서면


임도를 만나고


애진봉 정상석이 서있다.


봉우리 하나 거저 얻었다.




유두봉에서 


뒤쪽에서 걷고 있는 친구에게 어디쯤이냐고 전화했더니


이제 불웅령 오르는 중이라고


느긋하게 걸으라고 말해주고 나니


나 또한 시간 여유가 있다 보니 마음마저 푸근하다.




암봉인 삼각봉에 닿는다.


바위 주변으로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곳이다.







걸어갈 갓봉과


가지 않을 엄광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몇해전 백양산에 올랐을때는 주지봉으로 올랐다가


이 지점에서 약수터로 하산한 갈림길을 지난다.


좌측 계림초등학교로 간다.







금백종주 마지막 봉우리 갓봉


정상석은 없고 진달래가 정상을 채웠다.










벚꽃 흐드러진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백양사 나들숲길 10코스 솔바람길도 함께 끝난다.




개림초등학교에서 걸음을 멈추고 나니


26km, 9시간...


비가 제법 내리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


빨리 걸어야겠다거나


얼마만큼의 속도를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 없이


산아래 펼쳐진 도시가 저기는 어디쯤인지 맞춰가며


봉우리가 나타나면 오르고,


활짝 핀 꽃에는 눈길 한번 더 주고


그렇게 걷다보니


걷는 만큼 난 행복했고


살아있다는 걸 느낄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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