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령산(鳥嶺山)
추석연휴를 보낸다.....,
스트레스때문인지 살은 자꾸만 찌고 몸이 무거워...
운동은 해야겠고,
운동후에는 부족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많이 먹으니 체중은 늘어만 간다.
체중이 느니 산길을 걷기는 더 힘들다.
조금만 걸어도 헥헥대고 뒤에서 잡아당기는것 만 같다.
뱃살을 빼야 된다.
2016. 9. 16. 추석다음날.
운동하러...
억새보러...
암릉타러...
영남알프스 영축산을 가려니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대구도 비가 내리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문경새재는
비가 아직은 내리지 않는다니 문경을 지나 괴산까지 간다.
조령산으로 간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로
백두대간 중간쯤... 조령산은 험한 구간을 이룬다.
산은 능선을 따라 다양한 코스로의 연결이 가능하고,
거대한 바위가 봉을 이루고
청정수가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촛대바의능선으로 조령산을 오른 후
시간이 허락되면(비가 안오면) 신선암봉까지 갈 생각이다.
절골(신풍리) 깊숙히 에바다기도원에 주차후
길을 따라 걷는다.
길은 곧장 조령산과 신선암봉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농가를 지난 후
길 옆의 무덤을 끼고 우측으로 올라가면 촛대바위 코스로 조령산까지 3.9km로
이화령에서 넘어오는 백두대간 길과 만나게 된다.
바위산이라 해도 근본은 흙이다.
흙길 오르막에서 근육을 풀어야하는데
성미 급한 오르막이 급작스럽게 다가온다.
조령산은 어느 한군데 만만하게 볼 코스가 없다.
정상능선으로 이어지는 산마루는 바위가 많고
산세가 험하다.
그나마 위험구간에는 밧줄설치 등의 정비로 안전하지만,
바위와 밧줄로 인해 체력소모가 많이 되고
시간도 거리에 비해 넉넉히 잡아야 한다.
헐떡이며 올라서니 하늘은 잿빛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을 맞으며 오르면 서서히 바위능선이 놓인다.
고도감의 바윗길이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바위에 몸을 비빈다.
거대하고 부드러운 통바위 슬랩으로 치장한 신선암봉을 병풍처럼 왼쪽에 놓고
고정로프를 잡고 살벌한 낭떠러지를 걷는다.
바위결이 살아 있어 어렵지 않게 지난다.
서늘하면서도 발끝으로 전해 오는 쏠쏠한 바위맛을 챙긴다.
암릉을 오르내릴 때마다 벽이 숙제처럼 쌓여 있다.
그래도 고정로프를 잡고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신나게 바위가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긴다.
결이 살아있는 까칠한 바위가 발에 착착 감겨온다.
바위는 점점 부풀어 오른다.
바위 따라 경치도 절정을 향해간다.
촛대바위 저편에서 사람소리가 들인다.
나무지팡이를 딛고, 로프를 잡고 내려서는 폼이
산책 겸해서 조령산을 오른분들 같은데,,,,
아슬해 보여 걱정이 된다.
촛대바위 아래에 추모비가 놓였고
산객들은 무심히 그 곁을 지난다.
촛대바위봉을 지나 이화령에서 올라온 대간길과 만나면
암릉에 달뜬 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잣나무숲을 지난다.
조령산 정상이다.
‘새도 쉬어 가는 조령산’이라고....
서원대 산악부에서 세운 여성산악인 지현옥 추모비가 있다.
에베레스트와 가셔브룸2봉을 오른 여성 산악인이며,
1999년 안나푸르나 등정 후 하산 도중 실종되었다.
산악부 시절 조령산에서 주로 훈련을 했고
유난히 조령산을 좋아했기에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능선을 따라 북진한다.
낭떠러지 전망터에서는 겹겹이 쌓인 산군들이 펼쳐진다.
황금비율의 바위산들이
발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부사거리를 지나 신선암봉으로 가다가 하늘을 보니
하늘이 점점 짙어진다.
조령산 바윗길에서 비 맞기 싫어 다시 안부사거리로 돌아와....
상암사터로 하산한다.
상암사터.
하산하며 촛대바위 능선을 올려다본다.
바위 틈에서 용처럼 몸을 꼬아 올린 소나무에 매혹 당한다.
나무 곁의 바위에 앉아 촛대바위 능선을 바라본다.
능선보다는 마른 계곡으로 하산했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맞이했다.
추석이 지났지만 9월의 조령은 아직 여름이다.
날씨예보를 통해 예상했지만 하산 완료 직후 한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함에
신선암봉을 남겨두고 내려왔다는 아쉬움이 사라진다.
신선암봉은 가을 단풍이 물들면
말용초폭포...수옥폭포 엮어
더 황홀한 풍경을 원하는 마음에 새로운 산으로 가자고 한다.
역시
쉬운 산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