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악산 (1,111m 김천)
따뜻해진날... 산 조각들 맞춰가는 길
일반 산악회 산행을 따라나서면 주변 경치 볼 겨를 없이 앞사람 뒷꿈치 쳐다보며 정신없이 오르게 되지만,
개인적으로 떠나는 산행은 산의 깊이를 느끼고 즐길수 있기에
길옆 바위덩어리에 올라도 보고, 길섶 피어난 꽃봉우리에 감탄하고, 산자락 주변에 살아가는 산사람들의 땀내나는 모습도....구경하면서,
봄날의 황악산....산의 높이 뿐 아니라 산의 깊이도 찾은 그곳,
황악산.....100대 명산에 들어가는 산이지만,
다녀온 사람들은 볼것없고 지루하기까지하다고들 하는 이산.
눈으로 보이는게 전부는 아닐것이고....그 가시성을 뛰어넘어 직시하게 된다면...,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루며 축적된 공간과 단단함을 뚫고 나오는 욕망의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본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여린 숲, 그 산의 표피가 가지는 겹들을 불러일으켜 보지 못하는 깊이를 느낀다.
2014. 5. 1. 날씨 ...엄청 맑고 시원한 바람 가득한 날
산행은 직지사에서 출발해 능여계곡~주능선~백운봉~전망대~헬기장(2개)~황악산 정상 비로봉~형제봉~신선봉~망봉~부도비~ 직지사
원점회귀 코스. 대략 6시간20분쯤 걸렸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정남향으로 기세 좋게 달리던 마루금은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간다'는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이후 해발 600~700m의 자잘한 산을 오르내리다가 경북 김천 땅에서 갑자기 1,000m급의 산을 만나면서 멈칫하는데 바로 황악산(黃岳山·1,111m)이다.
김천은 예로부터 교통 요충지였다. 이런 지세 덕에 신경준의 산경표에도 황악산은 남한 땅의 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산악인 이장호 씨도 '한국백명산기'에서 "이 산을 가운데 놓고 동서남북으로 손가락을 갖다 대어보면
동으로 동해 영덕, 서로 서해의 서천, 남으로 경남 남해, 그리고 북으로 강원도 홍천까지가 거의 서로 일치하는 것을 볼 것이니,
모두 약 130㎞씩의 직선거리가 되는 셈이다"라고 썼다.
황악의 '황(黃)'은 오방색(다섯 가지 방위 색깔로 동쪽은 청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적색, 북쪽은 흑색이다)의 가운데 색을 상징한다.
산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이 산의 지리적 의미를 얼추 인식했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는 황학산(黃鶴山)으로 표시했다.
학이 많이 몰려왔다고 붙은 이름이지만 대동여지도와 택리지 등 옛 문헌에는 '황악'으로 적혀 있다.
김천시와 직지사도 황악산으로 쓴다.
대개 덩치 큰 산에 붙는 '악(岳)' 자가 께름칙하지만, 그 흔한 날카로운 암봉조차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진득한 육산이다.
다만 주능선으로 붙는 동릉과 내려서는 남릉 길이 가파른 편이다.
산정은 이제야 봄으로 옮겨가는 중
황악산 하면 직지사가 연상될 만큼 불가분의 관계인 이곳은
강화도 마니산, 태백산 문수봉, 오대산 적멸보궁과 함께 ‘기를 폭포수처럼 뿜어낸다’는 생기처(生氣處)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황악산은 ‘다친 산짐승들이 생명력을 충전하는 곳’으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일까. 황악산은 유달리 새가 많다고 알려져있다.
새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산행 도중 숲은 물론 계곡 주변까지 그들의 천국인양 다양한 울림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황악산 정상에서 가야할 형제봉 능선을 살펴보고,
두리뭉실한 능선길을 걷는다.
산정엔 아직 진달래가 있다.
신선봉 정상
능선은 두리뭉실하지만...
신선봉에서 직지사로 하산하는 3.3km는 급경사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으잌
산세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마을 뒷산 오르고 내리듯 두루뭉술하지만
막상 걸어보면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워낙 유명한 산이라 등산안내도가 잘 돼 있어 길 찾기도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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