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제주의산

한라산 ; 겨울을 만나는 즐거움

벽우™ 2019. 12. 17. 12:59



한라산(1950m, 제주)



겨울을 만나는 즐거움







대박? 쪽박? 두 번째... 한라산


지난 지리산 산행이

대박 산행이었는지, 쪽박 산행이었는지 확인해 볼 겸

일기예보에 제주도 한라산에 눈이 내린다고 해서

택시타고 한라산으로 갑니다.

겨울 한라산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사라오름 갈림길을 지나 해발 1300미터 지점,

파란 하늘에 상고대가 피었나고,

조금씩 고도를 높이자 상고대가 아닌 눈꽃이 환상의 겨울 세상을 만들어 보여 줍니다.

진달래대피소를 지나 정상 분화구 전까지는 분명 대박입니다.

그런데 해발 1800미터를 지나며 운무가 두꺼워지기 시작하더니 바람은 거칠고

숨가뿌게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은 점점 길어지고 짙은 운무에 시야는 짧아집니다.

백록담 동릉, 세찬 바람과 짙은 운무 속에서도 정상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길게 늘어선 줄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백록담.

관음사로 하산 길에 호랑이등 같은 장구목 능선이나 왕관봉, 삼각봉 조차도 보요주지 않았지만

짙은 운무와 쌓인 눈길로 급격히 좁아진 시야를 채워주는 겨울풍경이 있어 다행스러운 산행이었습니다.






























































































































































첫눈

     詩 황준


먼 길 오느라 고생했소

굴곡진 세월을 살아오며

우리가 한겨울 같이

보낼 수 있다는 현실이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지

당신은 모를 것이오

쌓였던 이야기들 오늘 밤

모두 내려놓으시오

먹구름 밀려올 무렵

나는 내 가난한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고 있겠오

천상 당신은 하늘이고

나는 땅인 운명인가 보오

문에 부딪히는 눈발을

두 손 내밀고

하얗게 받아 보아요.

당신은 첫눈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