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산 이야기

비슬산 능선을 걷다보면...

벽우™ 2018. 2. 19. 18:54





비슬산(1084m,달성)

바람속 빛 좋은 햇살이 비추어 더 빛나던 날에,


관기봉(992m)_조화봉(1058m)





초속 20m 강풍을 마주보며 걸어갈 때 마침 빛 좋은 햇살이 비추어

능선 따라 철쭉 군락지가 파란하늘 아래 더 빛난다.

진보랏빛 봄날을 기다리며 겨울을 지나가고 있다.






2018.    2.    17.    토요일

날씨 : -9도, 초속 15m의 맞바람 부는 맑은 날.

비슬산자연휴양림-관기봉-구구봉-조화봉-천왕봉-용연사

17km, 6시간 23분 소요.






탁월한 조망이 있다.

관기봉, 조화봉, 천왕봉 등이 모두가 훌륭한 조망처다.






비슬산 자락의 관기봉으로 오르며 산길을 열어간다.

비슬산은 팔공산과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산세도 빼어나지만 몸집도 헤비급이다.

 최고봉인 천왕봉(1086m)을 비롯해 해발 1000m를 넘나드는 봉우리가 여럿이다.

천왕봉이 위치한 대구 달성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청도, 경상남도 창녕 등 3개 시·도에 산세를 뻗치고

관기봉도 비슬산 주요 봉우리 가운데 하나다.









설 연휴동안 제법 포근하더니

이날은 쾌청한 하늘을 드러낸채 다시 강풍이 몰아친다.

얼굴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이 매섭다.

올 겨울은 여전히 춥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오른다.

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다가 우측 계단을 이용해

능선으로 올라

관기봉을 밟고 구구봉, 조화봉을 거쳐 천왕봉을 오른 후

용연사로 내려 오는 길이다.






소나무 숲길 급경사의 된비알이다.

소나무 숲에 맑은 아침 빛이 스며든다.

모든 것은 절정에 이르기 전이 더 기대되고 멋있어 보여서일까.

아침 볕에 고와진 소나무 숲이 싱그럽게 느껴진다.









오르는 길을 찾기는 쉬운데,

길은 제법 힘들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시야도 확보된다.

문득 길을 막아선 바위 덩어리

해발 992m 높이의 관기봉 정상이다.






바위 사이에 절묘하게 난 길을 헤집고

관기봉 정상에 오르자

발아래 펼쳐진 주변의 풍광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매서운 바람이 바위 주위에 휘몰아쳐도

바위에 올라서니 볕이 따뜻하다.







첫 멧부리인 관기봉에서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현풍 시내와 낙동강, 가야산도 눈앞으로 스르륵 다가오고

독수리 부리처럼 암봉 한쪽이 뾰족한 천왕봉도 이곳에서 또렷이 보인다.












깎아지른 암릉을 내려와

능선상의 억새숲을 지나다 돌아보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관기봉이

푸른 하늘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구 달성과 경북 청도, 경남 창녕의

삼도 경계지점을 지나 암봉인 구구봉으로 간다.






자연휴양림에서 대견사까지는 포장도로가 놓여있어

산길 좌측으로 차들이 지나다닌다.






낙엽쌓인 숲길을 지나다 다시 까다로운 암릉길을 걸어간다.

관기봉에서 40분정도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암봉에 닿는다.

바위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가면 구구봉이다.









구구봉(999m)

아무런 표석이 없는 암봉(구단님 사진 감사합니다.)









조화봉(照華峰·1059.4m) 

정상부에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서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를 신속히 예보하고

홍수 피해를 줄일 목적으로 2009년 설치했다.

높이 32m의 타워와 축구공처럼 생긴 원형 돔 안에는

강우량 관측기와 안테나 시설, 탐방객을 위한 전망대가 있다.












대견사는 해발 1,000m에 있는 고산 사찰로,

신라 때부터 있었다고 전하는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폐사됐었다가

다시 복원되었다.















조화봉에서 대견사로 향한 능선에는

칼바위와 톱니바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견사 위 바위지대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다.

보물로 지정된 대견사 삼층석탑이 벼랑을 기단으로 하여 서있다.






한 굽이 오르면 시야가 트이면서 정면으로 근육질의 암봉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비슬산 정상 천왕봉.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 자를 써 비슬산이라 명명됐다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광활한 참꽃군락지도 조망할 수 있다.















월광봉을 지난 길은 뚝 떨어졌다가

다시 솔향 그윽한 오름길이지만 힘들지는 않다.

힘들면 쉬어가고

바람도 잦아든다.















마른 억새 무성한 완경사를 지나

마침내 정상.

커다란 바위 위에 비슬산 천왕봉이라 적힌 정상석이 우뚝 서 있다.

앞서 본 조망은 더 넓게 품에 안기고

저 멀리 북쪽으로 대구시가지의 일부와

그간 가뭇가뭇하던 낙동강 물줄기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청룡산 방향으로 간다.

다시 몇 개의 작은 봉우리와 솔향있는 숲을 지나고

햇살 따듯한 오름길을 지나다보면

용연사 약수터에 이를수 있다.






























약수터 갈림길.

직진은 청룡산을 거쳐 대구시내로 향한길

여기서 약수터로 내려선다.















계속되는 내리막.

30분 뒤 용연사에 닿는다.















겨울 숲은 벌거벗은 채 거센 바람 추위에 떨며

크게 볼 것이 없다고들 한다.

그래도 바람이 불어 상쾌하고,

탁 트인 시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보고 즐거우면,  이 길은 다시 또 적당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