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산 이야기

설악산 (feat. 공룡능선)

벽우™ 2017. 10. 24. 18:53

  

 


雪嶽山 공룡능선(속초)

 가을, 타는 산.









雪山, 雪峰山, 雪華山, 寒溪山,이라는 이름도 있었고,

살뫼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무수한 별들을 머리에 이고 걷는다.

별에게 마음을 빼앗겨도 되는 설악산 서북능선이니..

곧 쏟아지는 햇살을 만나

말갛게 씻은 공룡을 만나고...



2017.    10.    21.  토요일

날씨 정말 좋음.(새벽엔 찬바람)

한계령-서북능선-끝청-중청-소청-희운각-신선대-공룡능선-

마등령-비선대-소공원

21km, 13시간.




  새벽 3시, 설악산 한계령이다..

적어도 단풍철엔 이 땅의 정수리다.

그 수많은 늠름한 산 중에 가장 먼저 단풍이 오는 곳이다.

대청봉 머리는 오래 전에 붉어졌다

이젠 마른 잎만 날릴테지만

공룡의 들쭉날쭉한 등뼈에도 붉은 물이 빠질때면,

한번쯤 걸어줘야 할것만 같아 나선걸음이다.  














머리불에 의지하여

서북능선으로 올라

크레바스처럼 벌어진 너덜지대도 지난 후,

뿌옅게 밝아오는 끝청을 오르다 멈춰 뒤돌아본다.

지나온 산줄기와

붉고 아름답게 영역을 넓히는 일출에

미소를 그린다.


















 

 중청을 지나며, 대청한번 올려다보고 소청으로 바로간다. 




























하늘에 가까운 봉우리들엔 붉은 기운이 어렸다.

가파른 산길을 내려서면,

공룡이 마중 나왔다.





















 

신선대에 섰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

험준한 계곡,

날선 바람,

쉬운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산.

설악은 앙칼져서,

더 매력적인지도..... .





























































도열한 병사처럼 늘어선 봉우리사이로

 길은 이어진다.

한 봉우리를 오르면 또 다른 봉우리가 기다리는.... .



























 

쏟아지는 경사의 오르내림.

천상으로 가는 길 같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저 길이 평생 가야할 길일지니….




























오르고 내리고를 수없이 하면서

그때마다 새로이 펼쳐지는 경관과 마력에 빠져

힘든 줄을 모르고

1275봉, 나한봉, 큰새봉을 지나

말 등과 같다는 마등령에 오르면 공룡능선은 끝나고

이젠 가파른 돌계단 하산길이라

이 길 내려서며 이 코스도 더 이상은 오기가 힘들겠다

생각하며 내려간다.







































































비선대에 이를때쯤 정교하게 디자인한 색색의 모자이크다.

 불타는 새빨간 단풍은

전남 장성 백양사가 으뜸이지만,

퇴락한 듯 쓸쓸한 가을의 빛깔은 설악만한 곳이 없다.















위태위태하게 나무에 매달려 있던

울긋불긋한 잎들이 떨어지면

겨울이다.

그래서 단풍은 곧 사라질 것들이 남기고 가는 선물이라고들 한다..

한 해에 꼭 한번,

꼭 한 달.

산은 불타오르듯 붉어졌다 모든 걸 떠나보내고 쓸쓸해진다.

 모든 사라지는 것은 애잔하고,

저무는 것들은 아름답다.

올 가을 단풍은 여느 해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하니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가을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