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여행 이야기

회룡포를 감싼 비룡산

벽우™ 2017. 7. 3. 18:56







비룡산(飛龍山·240m, 예천)


 산과 강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강은 산에 기댔고,

산은 강을 받쳤다.

산과 강은 그렇게 한 몸이 되고

굽이굽이 휘돌아 물길을 내면   

유장하고,

용틀임하는 듯한 물길이 되었다.







2017.  7.  1.

회룡포-비룡산.

회룡포주차장-장안사-회룡대-봉수대(비룡산)-용포대-사림재-사림봉-용포마을-회룡포(의성포)





오랜 가뭄이 끝나고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제법 많은 비가 올꺼라는 예보가 있다.

대구라면....워낙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이니 별 걱정이 없겠건만,

대구가 아니니 비에 대한 대비도 해야 겠고,

그러면서 산길도 조금은 걸어야 겠고,

어디로 갈까? 하는 고민

경북 예천 용궁면에 회룡포마을을 병풍처럼 휘감은 비룡산으로 간다.















활 축제.....아!!! 예천이구나.





용궁면 회룡포(回龍浦)다.

회룡포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비룡산(飛龍山·240m)을 태극 무늬 모양으로 굽이치며 만든

16만여 ㎡ 크기의 타원형 육지 속 섬이다.

실제 섬은 아니지만 육지와 이어진 길목이 좁고 낮아 폭우로 강물이 넘치면 섬으로 변했다고 한다.


살짜기 비가 내린다.





산길 초입, 조선 말기 학자 김영락(金榮洛·1831~1906)의 시 용주팔경(龍州八景)시비가 세워져 있다.

용주는 용궁면의 고려시대 지명이다.










부드럽게 시작된 산길은 금새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날씨가 매우 많이 쏘 머치 꿉꿉하고 습해...

고도를 높여가면 금새 등산복이 흠뻑 땀에 젖는다.

너댓 개의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내려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그래서 그런지 굵어지는 빗방울이 싫진 않다.




















산 초입에서 1.3㎞....아미타대불(장안사 쉼터)

빗줄기는 세찬 장대비로 바뀌었다.











장안사 쉼터에서 한참을 비가 그치길 기다려도 세차게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가 없다.

비가 계속 내리니 장안사 먼저 들리고...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며

부산 기장과 금강산 그리고 이곳 비룡산 세 곳에 세웠던 장안사(長安寺) 중 하나다.

비룡산 정상 아래 장안사(長安寺)는 고려 무신정권시절에

'동명왕편'을 지은 이규보가  머물며 불교에 심취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수레국화





다시 산길로 돌아간다.




 






회룡대(전망대)에 서면

용이 꿈틀대며 구름을 모아 날아오르는 듯한 장관이 들어온다.

'정감록'에서 '십승지지(十勝之地·난리를 피해 몸을 보전할 수 있고 거주 환경이 좋은 10곳)'의

하나로 꼽은 명승이다.





산과 들을 적시며 흐르는 내성천,

강물이 들어온 만큼 물러서서 흐름을 지켜보는 산과 들,

널따란 백사장 위에 살포시 앉은 마을......















봉수대

봉수대가 있는 곳이 비룡산 정상이자.

 














산길에 빗줄기는 멈출기미가 없다.

계획은 원산성을 돌아 의자봉, 적석봉을 지나 사림봉으로 진행하는 것이었으나

세찬비에 계획을 바꾼다.

용포대로 가서 점심을 먹으며 비가 그칠지를 본 후

산길을 잡아나가는 걸로...


여전히 비가 내리고 안개도 짙다.





회룡포 제2전망대로 불리는 용포대.

느긋하게 비가 약해지길 기다려봐도 그럴 기미는 없다.

























범등, 의자봉, 적석봉은 포기하고

사림재로 바로 내려가서 사림봉만 다녀오는 걸로 계획을 수정했다.

사림재를 지난다.






























사림봉을 오르기 위해 제법 급한 오르막을 오른다.

 














비룡산 주봉격인 사림봉에 닿는다.

사림봉에 다시 회룡포를 바라볼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사림봉에서는 회룡포를 감싸고 있는 비룡산과

비룡산 아래 회룡포를 휘감아 흐르는 물굽이 내성천을 더 잘 볼수 있다.





하산은 왔던 길로 사림재까지 돌아간 후 용포마을로 내려선다.



































 용포마을에 도달하면 양봉하는 첫집을 지나 내성천 뚝방으로 올라선다.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제2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로 들어간다.

제2뿅뿅다리는 기대와는 다르게 콘크리트로 틀을 찍어 놓았다. 






























회룡포의 원래 이름은 의성포였다고 한다.

구한 말 의성에 살던 경주 김 씨들이 이곳으로 이주, 논밭을 개간하면서 의성포라 불렸다.

하지만 이 의성포가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의성군에 가서 물돌이마을을 찾는 웃지 못할 일이 잦아지자

예천군이 회룡포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회룡마을로 진입하는 뿅뿅다리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 놀던 곳이다.





뿅뿅다리를 건넌다.

공사판 건설 가설제인 아시바(あしば, 足場, 비계)발판으로 만들어진 다리다.





노후된 외나무 다리 대신으로 1997년 공사판에서 쓰이던 철발판을 사용하여 다리를 놓았고

강에 물이 많을때 다리를 건너다보면 다리 발판구멍에 물이 퐁퐁솟는다 하여 퐁퐁다리로 불리다가

신문과 방송에 뿅뿅으로 잘못 보도되어 뿅뿅다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뿅뿅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돌아와 삼강주막으로 간다.










삼강리 삼강주막,

삼강은 안동에서 흘러오는 낙동강과 봉화군 선달산에서 발원하는 내성천,

충북 죽원산에서 시작하는 금천이 한데 몸을 섞는 곳을 말한다.

더불어 강을 따라 뻗어온 문경 주흘산과 안동 학가산, 대구 팔공산 자락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삼강(三江)·삼산(三山)'이라고 한다.









낙동강 하류에서 배로 실어온 각종 화물과 공물이

수레나 소와 말에 옮겨져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운송됐던 수륙교통의 요충지였다.

삼강나루는 그렇게 형성됐다.

나루 주변은 낙동강을 오르내리는 배들이 부려놓는 농산물의 집산지였고,

대구와 서울을 잇는 군사도로도 건설돼 있어 1960년대까지 늘 북적였다.









그 때문에 나루에는 자연스레 주막들이 들어섰다.

장꾼이나 길손들이 주막 평상에 앉으면 술과 밥이 나오고,

걸쭉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던 곳.





삼강주막도 좋기는 한데...

옛 주막의 정취보다는 관광지 느낌이 많아

용궁면

용궁시장으로 간다.

용궁순대와 오징어불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많다.

그중 주차하기 편한곳으로...

























섬이었다.

내륙의 섬,

내성천이 흘러 모래톱을 쌓아 만든 섬.

그 섬으로 넘어간다.

후덥지근한 여름날,

오랜 가뭄끝에 바싹해진 모래위로

살짝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더니 구름이 시야를 가린다.

시야에서 사라진 것은 단순히 풍경일까

강과 산의 만남,

산수와 사람의 만남,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까지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고 있는 것들이 왜이리 생각이 나는지...